역사 왜곡 '21세기 대군부인', 시청자들 “기록 삭제하라” 항의에 결국

작성일

역사 왜곡 드라마, 즉위식 장면 전면 삭제 조치
아이유·변우석 출연 '대군부인' 번진 파장

역사 왜곡 논란으로 거센 비판을 받아온 MBC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의 문제 장면이 결국 전면 삭제된다.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 현장사진 / MBC 드라마 홈페이지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 현장사진 / MBC 드라마 홈페이지

MBC 측은 22일 드라마 11회에 담겼던 이안대군(변우석)의 즉위식 장면을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재방송과 VOD, OTT 등 여러 플랫폼에 반영해야 하는 만큼 완료까지는 수일이 걸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제작진은 논란 직후 해당 장면의 오디오를 묵음 처리하고 자막을 수정하는 임시 조치에 나섰으나,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장면 자체를 들어내는 쪽으로 방침을 바꿨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15일 방영된 11회 엔딩이었다. 극 중 이안대군이 즉위하는 장면에서 그가 자주국 황제를 상징하는 십이면류관 대신 제후국에서 쓰는 구류면류관을 착용하고, 신하들이 '만세' 대신 '천세'를 외치는 연출이 담겼다. 구류면류관과 '천세'는 중국 황제 아래 제후국 체계를 상징한다.

이에 동북공정에 빌미를 줬다는 비판이 쏟아졌고 "기록 삭제하라", "중국 밑에 한국이라는 뜻이냐", "역사 고증 똑바로 하라" 등 거센 목소리가 나왔다. 대비 윤이랑(공승연)이 성희주와 대면하는 장면에서 중국식 다도법이 쓰인 점도 도마에 올랐다.

파장은 제작진 전체로 번졌다. 배우 아이유는 "역사적 맥락과 의미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지 못한 점을 반성한다"고 사과했고, 변우석도 "작품이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박준화 감독은 인터뷰에서 눈물을 흘리며 "죄송스러운 상황을 만든 것에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유지원 작가 역시 "고증 논란으로 시청자 여러분께 실망과 심려를 끼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즉위식에서 지적받은 구류면류관과 천세라고 산호하는 장면은 조선 의례를 현대에 적용하면서 고려했어야 할 역사적 맥락을 세심히 살피지 못한 저의 불찰"이라고 밝혔다.

‘21세기 대군부인’ 한 장면 / MBC
‘21세기 대군부인’ 한 장면 / MBC
유튜브, Disney Plus Korea 디즈니 플러스 코리아

그러나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제작진 전원이 사과한 뒤에도 MBC는 공식 입장 없이 MBC ON 채널에 드라마 전편 몰아보기를 편성해 비난을 자초했다.

시청자들 사이에서 "기싸움을 하냐"는 반발이 나왔다. 논란은 방송사 안팎을 넘어 제도권으로까지 번졌다.

게다가 '21세기 대군부인'이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5년 OTT 특화 콘텐츠 제작지원 최종 선정작으로 두 차례에 걸쳐 지원금 전액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원금 회수 요구가 제기됐다.

콘진원 관계자는 "'21세기 대군부인' 방영분이 초래한 현재의 논란과 우려 사항에 대해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해당 작품의 지원사업 수행 과정상 규정 위반 여부, 추가 조치 사항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콘텐츠지원사업관리규칙 55조에 따르면 결과평가 불합격 시 30일 이내에 지원금 전액과 이자를 반환해야 한다.

유튜브, 드파밍

'21세기 대군부인'은 조선 왕실이 현대까지 이어졌다는 가상의 입헌군주제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재벌가 출신 평민 성희주(아이유)와 이안대군의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아이유와 변우석의 조합으로 올해 최고 기대작 중 하나로 꼽혔으나, 종영 이후에도 논란이 이어지며 후폭풍을 감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