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재해 선제 대응 나선 함평, 농업현장 안전관리 강화로 사고 예방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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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하우스 농가 찾아 작업환경·기계운영 점검…중대재해 예방과 온열질환 대응까지 현장 중심 지원 확대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전남 함평군이 농업인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현장 중심 안전관리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함평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들이 지난 21일 함평군 엄다면 소재 시설하우스 농가를 방문해 라남도농업기술원과 함께 농작업 안전재해예방 현장지원을 실시했다. / 함평군
함평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들이 지난 21일 함평군 엄다면 소재 시설하우스 농가를 방문해 라남도농업기술원과 함께 농작업 안전재해예방 현장지원을 실시했다. / 함평군

특히 여름철 폭염이 본격화하는 시기를 앞두고 농작업 현장의 위험 요소를 직접 점검하고,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까지 함께 지원하면서 농촌 안전망 강화에 나섰다. 기계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농업 현장과 고령 농업인이 많은 농촌 현실을 고려할 때, 이번 조치는 단순한 점검을 넘어 실질적인 사고 예방 활동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함평군은 22일 함평군농업기술센터 관계자들이 지난 21일 함평군 엄다면의 한 시설하우스 농가를 찾아 전라남도농업기술원과 함께 농작업 안전재해예방 현장지원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현장 지원은 농촌진흥청, 전라남도농업기술원, 함평군농업기술센터가 함께 추진 중인 ‘농작업 안전재해예방 지원체계 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전라남도농업기술원과 함평군농업기술센터 관계자, 농작업 안전관리자 등 10명이 참여해 농가의 작업환경과 농업기계 운용 실태를 살피고, 위험 요인에 대한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이번 점검은 형식적인 현장 방문에 그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농업 현장에서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안전사고 요소를 실제 작업 여건 속에서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농가 맞춤형 컨설팅을 진행한 것이다. 특히 농업은 작업 특성상 야외 노동과 기계 사용이 많고, 계절에 따라 고온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는 경우가 많아 일반 산업현장과는 또 다른 안전관리 접근이 필요하다. 함평군은 이런 특성을 고려해 농가가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현장형 안전대책을 제시하는 데 집중했다.

◆시설하우스 농가 직접 찾아 위험요인 점검

이번 현장지원 대상지는 함평군 엄다면에 있는 시설하우스 농가였다. 시설하우스는 밀폐된 구조상 여름철 고온 환경에 쉽게 노출될 수 있고, 작업 강도가 높은 편이어서 농업인 안전 측면에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공간이다. 더구나 내부에서 각종 농업기계와 설비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작은 부주의도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함평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들이 지난 21일 함평군 엄다면 소재 시설하우스 농가를 방문해 라남도농업기술원과 함께 농작업 안전재해예방 현장지원을 실시했다. / 함평군
함평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들이 지난 21일 함평군 엄다면 소재 시설하우스 농가를 방문해 라남도농업기술원과 함께 농작업 안전재해예방 현장지원을 실시했다. / 함평군

현장에 참여한 관계자들은 농가 내 작업 동선과 기계 배치 상태, 작업 중 발생할 수 있는 안전 사각지대를 세밀하게 점검했다. 아울러 농업기계 운용 실태를 살피며 기계 사용 과정에서의 위험 요소와 보호장비 착용 여부, 작업 전후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도 함께 확인했다. 농업 현장은 제조업이나 건설업과 달리 가족 단위 또는 소규모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체계적인 안전 점검이 상대적으로 미흡할 수 있는데, 이번 지원은 이러한 취약 지점을 현장에서 직접 보완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특히 관계자들은 사고 위험이 높은 작업환경을 사전에 진단하고 개선점을 안내하는 데 중점을 뒀다. 안전사고는 한 번 발생하면 인적·경제적 피해가 크기 때문에 사후 대응보다 사전 예방이 훨씬 중요하다. 함평군이 현장을 직접 방문해 실태를 확인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한 것도 바로 이런 예방 중심 접근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농가 맞춤형 컨설팅 진행

이번 점검 대상 농가는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날 현장에서는 단순한 안전 점검을 넘어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컨설팅이 중점적으로 이뤄졌다. 이는 최근 산업현장 전반에서 중대재해 예방 책임이 더욱 강화되는 흐름 속에서 농업 분야 역시 예외일 수 없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중대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에게 안전 및 보건 확보 의무를 부여한 법률이다. 이에 따라 사업장은 유해·위험요인을 미리 파악하고,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안전보건관리체계를 마련해 이행해야 한다. 하지만 농업 현장에서는 이러한 제도적 요구가 아직 충분히 자리 잡지 못한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농가 단위 사업장은 일반 기업보다 법 적용과 행정 대응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실질적인 안내와 현장 맞춤형 지원이 절실하다.

함평군과 전라남도농업기술원은 이번 현장지원을 통해 농가가 법적 의무를 보다 명확히 이해하고, 실제 농업 현장에 맞는 방식으로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는 단순한 법률 안내를 넘어서 농업인이 실제로 무엇을 준비하고 어떤 절차를 갖춰야 하는지를 현장 언어로 설명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결국 이번 지원은 규제 대응 차원을 넘어 농업 현장의 안전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실질적 첫걸음으로 볼 수 있다.

◆안전보건방침부터 비상연락망까지 현장형 대책 제시

이날 현장에서는 농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안전관리 방안도 함께 점검됐다. 대표적으로 안전보건경영방침을 수립해 게시하는 방안, 비상연락망 체계를 정비하는 방안, 작업 전 TBM(안전점검회의)을 운영하는 방안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이는 사고 발생 이후 대처하는 방식이 아니라, 평소 작업 전부터 위험 요인을 공유하고 대응체계를 마련하는 예방 중심 관리 방식이다.

안전보건경영방침은 사업장의 안전관리 방향과 원칙을 구성원 모두가 공유할 수 있게 하는 기본 장치다. 비상연락망 체계 역시 사고나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로 꼽힌다. 또 작업 전 TBM 운영은 당일 작업 내용을 미리 공유하고, 위험요인을 점검하며, 안전수칙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절차로, 산업현장에서 사고를 줄이는 데 효과적인 방식으로 평가받는다. 이런 제도들을 농업 현장에 맞게 적용하는 것은 곧 농업을 더 이상 경험과 감각에만 의존하는 노동이 아니라 체계적 안전관리가 필요한 산업으로 바라보는 인식 전환과도 맞닿아 있다.

이번 현장 컨설팅은 바로 이러한 인식 변화의 필요성을 보여줬다. 농업 현장은 상대적으로 안전관리 시스템이 느슨하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기계화와 외부 근로자 활용이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기존 방식만으로는 사고를 예방하기 어렵다. 따라서 작업 전 점검, 안전수칙 공유, 비상 대응체계 확립 같은 기본 원칙을 농업 현장에도 뿌리내리게 하는 일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폭염 속 온열질환 예방도 핵심 과제로 부상

이번 현장지원에서는 여름철 폭염 대응도 주요 과제로 다뤄졌다. 최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폭염일수가 늘어나면서 농작업 중 온열질환 발생 위험 역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설하우스는 외부 기온 상승과 맞물려 내부 온도가 급격히 오를 수 있어, 작업자 건강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는 환경이다. 이에 따라 함평군은 농업인들에게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온열질환은 단순한 더위 먹는 수준으로 여겨지기 쉽지만, 심한 경우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이다. 장시간 고온 환경에서 일할 경우 탈수와 어지럼증, 피로, 집중력 저하가 동반되며 이는 다시 각종 안전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인다. 결국 폭염 대응은 건강관리 차원을 넘어 농작업 전반의 안전관리 문제와 직결된다. 충분한 수분 섭취, 무더운 시간대 작업 자제, 휴식시간 확보, 작업자 상태 수시 확인 같은 기본 수칙이 특히 중요해지는 이유다.

함평군이 이번 점검에서 폭염 대비 건강관리까지 함께 강조한 것은 매우 현실적인 접근으로 평가된다. 농업 현장에서는 기계 사고나 낙상, 협착 사고 같은 직접적 재해뿐 아니라 기후환경 변화에 따른 건강 위험도 동시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농촌 안전정책 역시 산업재해 예방과 건강보호를 함께 묶어 접근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현장지원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지속 교육과 실천이 사고 예방의 핵심”

문정모 함평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은 “농업 현장의 기계화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농작업 안전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하지만 여전히 일부 농가에서는 농작업 안전교육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만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교육과 현장 중심의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현재 농촌 안전관리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농업인의 고령화가 심화되고, 시설 현대화와 기계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현장의 안전의식과 교육 수준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결국 아무리 좋은 제도와 장비가 있어도 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일상 속에서 실천하지 않으면 사고를 막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이번 현장지원은 단순한 하루 점검이 아니라 농업인 안전의식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함평군은 앞으로도 관계기관과 협력해 농작업 재해예방을 위한 현장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농업은 지역의 생계이자 산업의 근간이지만, 동시에 사고 위험이 상존하는 노동 현장이기도 하다. 특히 기후위기와 고령화, 농업기계 사용 증가라는 변화 속에서 농촌 안전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가 되고 있다. 이번 함평군의 현장지원은 바로 그 현실에 대응하는 선제적 조치로 평가된다. 농업인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일이 곧 지속가능한 농촌을 만드는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현장 중심 안전관리가 앞으로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