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갈 땐 여권 대신 숟갈 챙겨라잉”…스벅 이어 이번엔 홈쇼핑 지역 비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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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 권장하려다 '일베 용어' 덜컥…홈쇼핑 “담당자 인지 못해”

스타벅스코리아가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계엄군의 탱크 투입을 연상시키는 이벤트를 진행해 비판 여론이 거세진 가운데, 이번에는 국내 유명 홈쇼핑이 전라도 여행 콘텐츠에 지역 혐오 표현을 동원해 또 다른 논란이 불거졌다.

26일 JTBC '사건반장'은 H홈쇼핑이 공식 유튜브 채널과 인스타그램 등 SNS(소셜미디어)에 올린 문구가 지역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최근 H홈쇼핑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충청·전라·경상·강원 지역 여행 명소를 소개하는 콘텐츠가 공개됐다.

이하 H홈쇼핑의 전라도 여행 소개 콘텐츠 모습. / JTBC '사건반장'
이하 H홈쇼핑의 전라도 여행 소개 콘텐츠 모습. / JTBC '사건반장'
JTBC '사건반장'
JTBC '사건반장'

해당 콘텐츠 제작자는 광주·담양권 여행지를 소개하는 화면에 '여권 챙기지 말고 숟갈 챙겨라잉'이라는 문구를 넣었다.

인스타그램 게시물 설명에서도 '전라도 4끼 여행 나만 믿고 따라와'라는 소개와 함께 '전라도 여행 갈 땐 여권 대신 수저 챙기세요'라는 표현을 반복해서 적었다.

해당 표현은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등 일부 극우 커뮤니티에서 전라도를 대한민국과 별개의 국가처럼 빗대 조롱하는 지역 비하 표현으로 통용돼 왔다.

비슷한 사례로 앞서 2020년 안경현 SBS스포츠 야구해설위원이 "가방에 항상 여권이 있다. 광주 가려고"라는 발언해 지탄받은 바 있다.

당시 안 해설위원은 "여권이라는 단어가 지역 비하 의미를 내포하고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어울리지 않는 웃음으로 불편함을 드렸다"며 공개 사과했다.

H홈쇼핑 측은 "전남도청 공식 블로그의 홍보 문구를 차용한 것으로, 유류할증료 상승으로 해외 대신 국내 여행을 추천하는 취지에서 자연스럽게 '여권'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담당자들은 해당 문구가 지역 비하 표현으로 쓰인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다. 현재 해당 게시물은 모두 삭제된 상태다.

스타벅스코리아에 이어 유명 홈쇼핑도 특정 지역을 비하한 마케팅 논란에 휩싸이면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는 분위기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18일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온라인 텀블러 판매 이벤트를 진행하며 '탱크데이', '책상에 탁' 등의 표현을 사용해 물의를 빚었다. 5·18 당시 계엄군 탱크의 광주 투입과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스타벅스코리아는 행사를 중단했다.

모기업 신세계그룹의 정용진 회장은 "국민 여러분 마음에 상처를 드린 것에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겠다.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신세계그룹은 사건 발생 직후인 19일부터 일주일간 스타벅스코리아 임직원을 대상으로 포렌식과 사내 메신저 기록 검증 등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으나 고의성을 입증할 근거는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 스타벅스 매장 수 3위(지난해 기준)를 기록 중인 스타벅스코리아는 이번 논란으로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카페 업계 1위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이 3조2380억원, 영업이익은 1730억원이다. 불매운동이 장기화할 경우 현금 유동성 약화 등으로 그룹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스타벅스코리아 사태는 단순한 '마케팅 실수'를 넘어 글로벌 프랜차이즈 산업에서 가장 민감한 영역인 '역사·사회 리스크 관리' 실패 사례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국처럼 민주화 역사와 지역 정체성에 대한 사회적 감수성이 높은 시장에서는 기업의 상징·문구·이벤트 명칭 하나가 브랜드 전체 신뢰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