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24시간 무료 개방 '야외 식물원'?…남산의 힐링 명소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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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철거지에서 도심 속 생태 정원이 된 곳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도 사계절의 변화를 가까이 만날 수 있는 녹지 공간이 있다. 과거 건축물이 들어섰던 자리를 자연 친화적인 정원으로 되돌린 곳이다. 남산 자락과 맞닿은 남산 야외식물원은 시민들이 산책하며 다양한 식물을 살필 수 있는 도심 속 쉼터로 자리 잡았다.

남산 야외식물원 / ⓒ한국관광콘텐츠랩
남산 야외식물원 / ⓒ한국관광콘텐츠랩

아파트가 있던 남산 자락의 변화

현재 울창한 수목이 자리한 남산 야외식물원의 역사는 1990년대 초반 서울시가 추진한 도시 생태 환경 정비 사업과 맞닿아 있다. 서울을 상징하는 남산의 경관과 녹지 환경을 회복하고, 개발 과정에서 훼손된 생태 환경을 되살리기 위한 대규모 계획이 마련됐다. 그 출발점이 1991년부터 8년 동안 추진된 ‘남산 제모습 가꾸기’ 사업이다.

이 사업의 핵심은 남산 자락의 경관을 가로막던 인공 건축물을 철거하고, 그 자리를 녹지로 조성해 시민에게 돌려주는 데 있었다. 대상지 가운데 하나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대였다. 이곳에는 과거 외국인 거주 공간으로 쓰이던 외인 아파트와 일부 주택이 있었고, 해당 부지는 이후 남산 야외식물원 조성의 바탕이 됐다.

남산 야외식물원 / ⓒ한국관광콘텐츠랩
남산 야외식물원 / ⓒ한국관광콘텐츠랩

당시 외인 아파트와 주변 주택 일대는 남산 자락의 경관을 회복하기 위한 정비 대상에 포함됐다. 남산의 녹지 흐름을 살리기 위해서는 기존 건축물을 정비하고, 훼손된 공간을 다시 자연에 가까운 형태로 바꾸는 과정이 필요했다. 이에 따라 정비 계획이 세워졌고, 기존 건물을 철거하는 작업이 추진됐다.

1994년 용산구 한남동 외인 아파트와 일부 주택이 철거되면서 남산 자락의 공간은 새롭게 정비되기 시작했다. 주거 시설이 사라진 자리는 야외 식물 정원으로 조성됐다. 훼손된 토양을 다듬고, 남산의 기후와 지형에 맞는 생육 환경을 마련하기 위한 토목·조경 작업도 이어졌다.

남산 야외식물원 / ⓒ한국관광콘텐츠랩
남산 야외식물원 / ⓒ한국관광콘텐츠랩

철거가 끝난 뒤에는 식물이 뿌리내릴 기반을 다지고, 다양한 식물종을 구획별로 심는 과정이 진행됐다. 건물을 없앤 자리를 곧바로 공원처럼 꾸미는 데 그치지 않고, 식물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단계가 뒤따른 것이다. 남산 자락이라는 지형적 특성을 고려해 수목과 화초가 배치됐고, 산책로와 관람 동선도 함께 갖춰졌다.

그 결과 1997년 이 자리에 야외식물원이 조성돼 시민에게 공개됐다. 회색빛 주거 시설이 있던 공간은 나무와 꽃이 자라는 도심 속 생태 정원으로 바뀌었다. 남산 야외식물원은 남산공원의 한 축을 이루며, 도시 한복판에서 자연 회복의 과정을 보여주는 장소가 됐다. 과거 개발의 흔적이 남아 있던 자리를 녹지로 되돌렸다는 점에서 이곳의 의미는 남산의 경관 회복과도 연결된다.

13개 주제로 나뉜 식물 공간

남산 야외식물원의 특징은 식물 자원을 주제별로 나누어 관리한다는 점이다. 내부 식물은 모두 13개의 주제 공간에 맞춰 구획돼 있다. 각 공간에는 서로 다른 성격의 식물이 배치돼 있어,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구역마다 달라지는 분위기를 살필 수 있다.

식물원의 수목은 종류가 다양하다. 목본류는 소나무를 비롯해 모두 129종에 이르며, 식물원 곳곳의 비탈과 평지에 분포한다. 여러 나무가 만든 그늘과 녹음은 도심 안에서도 숲에 들어선 듯한 분위기를 만든다.

남산 야외식물원 / ⓒ한국관광콘텐츠랩
남산 야외식물원 / ⓒ한국관광콘텐츠랩

초본류도 풍부하다. 할미꽃을 포함해 140종의 화초가 식물원 곳곳에 심겨 있다. 산책로 주변과 정원 안쪽을 따라 계절마다 다른 잎과 꽃이 나타난다. 나무가 만든 그늘 아래로 낮은 화초가 이어지면서 걷는 길마다 다른 풍경을 만난다.

13개 주제 공간은 산책로를 따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길을 걷다 보면 구획마다 다른 나무와 화초를 차례로 볼 수 있다. 봄과 여름에는 잎과 꽃이 풍성해지고, 가을과 겨울에는 나무의 형태와 남산 자락의 지형이 더 또렷하게 드러난다. 같은 길에서도 계절에 따라 다른 장면을 마주하게 된다.

남산 야외식물원 / ⓒ한국관광콘텐츠랩
남산 야외식물원 / ⓒ한국관광콘텐츠랩

남산 자락에서 이어지는 산책과 자연 관찰

남산 자락에 자리한 이 공간은 자연 친화적인 관리에 초점을 맞춘다. 인위적인 조형물이나 장식보다 수목과 화초가 어우러지는 흐름을 살리고, 남산의 지형과 맞닿은 풍경을 정원 안으로 자연스럽게 끌어들인다.

이곳의 변화는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걸을 때 더 잘 느껴진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식물의 색과 형태가 길의 분위기를 바꾸고, 완만하게 이어지는 지형은 산책에 여유를 더한다. 멀리 나가지 않아도 도심 안에서 자연의 변화를 가까이 접할 수 있다는 점이 이 공간의 장점이다.

남산 야외식물원 / ⓒ한국관광콘텐츠랩
남산 야외식물원 / ⓒ한국관광콘텐츠랩

남산 야외식물원은 휴식과 자연 관찰이 함께 이뤄지는 장소이기도 하다. 도시 생활 속에서 잠시 걸음을 늦추고 쉴 수 있으며, 다양한 식물종을 가까이에서 살필 수 있다. 도심에서 쉽게 만나기 어려운 나무와 화초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어 어린이와 함께 찾는 가족에게도 의미 있는 공간이다.

정원 내부의 산책로는 특정한 목적지를 향해 빠르게 이동하는 길이라기보다, 주변을 둘러보며 걷는 길에 가깝다. 구획별로 심어진 수목과 화초가 길을 따라 이어져 있어 산책 자체가 자연스럽게 관찰의 시간이 된다.

남산 야외식물원 / ⓒ한국관광콘텐츠랩
남산 야외식물원 / ⓒ한국관광콘텐츠랩

주말과 휴일에는 자녀와 함께 자연을 보려는 가족 단위 방문객이 찾는다. 식물 생태와 전통적인 조경에 관심을 둔 이들도 이곳을 찾는다. 남산 자락의 숲과 정원이 이어지는 구조 덕분에, 오래 머물지 않더라도 나무 그늘과 화초, 계절마다 달라지는 풍경을 차분히 만날 수 있다.

입장료 없는 24시간 개방 정원

이 정원의 또 다른 특징은 개방성이다. 별도의 입장료를 받지 않고 연중 24시간 문을 열어, 누구나 시간과 비용의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다. 정해진 관람 시간이나 정기 휴무일이 있는 일반 관람 시설과 달리,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산책이 가능하다.

낮에는 식물의 색과 형태를 또렷하게 살필 수 있고, 밤에는 한결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길을 걸을 수 있다. 남산을 오가는 길에 들르거나, 생활권 안에서 잠시 걸음을 쉬어 가기에도 알맞다. 도심 한복판에 있으면서도 입장 절차나 관람 시간에 크게 얽매이지 않는다는 점은 일상 속 녹지로서의 장점을 더한다.

남산 야외식물원 / ⓒ한국관광콘텐츠랩
남산 야외식물원 / ⓒ한국관광콘텐츠랩

남산 야외식물원은 남산공원의 다른 공간과 함께 둘러보기에도 좋다. 공원 안에는 N서울타워와 남산케이블카처럼 서울을 대표하는 시설이 있고, 남산 자락을 따라 걷는 산책로와 둘레길도 이어진다. 식물원에서 나무와 화초를 살핀 뒤 남산공원 안쪽으로 동선을 넓히거나, 남산을 둘러본 뒤 한남동 방향으로 내려오며 식물원에 들를 수 있다. 녹지와 전망, 산책을 한 흐름으로 엮을 수 있다는 점에서 남산 자락의 위치가 돋보인다.

남산 자락의 식물원은 과거 외인 아파트와 일부 주택이 있던 자리를 녹지로 회복한 장소다. 식물과 산책로가 그 자리를 채우면서 공간의 쓰임도 달라졌다. 주거 시설이 있던 땅은 시민이 걸으며 쉬고, 식물을 관찰하는 공공 정원으로 바뀌었다.

이곳은 규모가 큰 관광시설처럼 별도의 관람 순서를 따라야 하는 공간은 아니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가 마음이 가는 구획에서 잠시 멈추고, 다시 남산 자락의 길로 이어 가면 된다. 식물의 이름이나 종류를 모두 알지 못해도 계절마다 달라지는 잎과 꽃, 나무 그늘을 가까이 보는 것만으로 도심 속 산책의 밀도가 달라진다.

13개 주제 공간에 자리한 129종의 나무와 140종의 화초류는 이곳의 식물 자원이 얼마나 다양한지 보여준다. 과거 개발된 자리를 시민에게 열린 정원으로 되돌렸다는 점에서, 남산 야외식물원은 남산공원 안에서도 도심과 자연을 잇는 장소로 자리하고 있다. 서울의 중심부에서 계절의 변화를 가까이 만날 수 있다는 점은 이 공간이 오래 유지해 온 가장 분명한 가치다.

남산 야외식물원 / 구글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