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죽을 것 같았는데…” 59세 박미선이 암 투병 내내 붙잡은 딱 '1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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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투병 10개월, 박미선이 발견한 '오늘을 사는 법'
완쾌 아닌 '일상 복귀', 박미선이 깨달은 진정한 치유

데뷔 38년 차, 올해 59세가 된 개그우먼 박미선이 암 투병을 통해 완전히 달라진 인생관을 털어놨다. 웃음으로 대중을 사로잡아 온 그가 전혀 웃을 수 없는 상황을 정면으로 맞닥뜨린 뒤 깨달은 단 하나의 진리, 40~50대라면 특히 귀 기울여야 할 이야기다.

유방암 항암 치료 당시 삭발 사진을 공개한 박미선 /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유방암 항암 치료 당시 삭발 사진을 공개한 박미선 /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청천벽력 같았던 유방암 진단…크리스마스이브에 수술대 위에 오르다

박미선은 2024년 12월 유방암 진단을 받은 뒤 2025년 1월부터 항암 치료를 시작했다. 진단 소식이 전해지자 팬들은 충격에 빠졌다. 방송에서 늘 거침없는 입담과 에너지를 뿜어내던 사람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박미선은 "지난해 종합건강검진에서 유방암이 발견됐다.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에 수술했는데 열어보니 임파선(림프절)에 전이가 됐더라"며 "전이가 되면 무조건 항암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말 가족들과 함께할 크리스마스이브에 수술대 위에 누운 것이다.

더 힘든 소식도 있었다. 박미선은 폐렴까지 겹쳐 위급했던 당시 상황을 최초로 고백하며 "난 몰랐는데, 의사와 보호자들은 분주했었나 보다"라고 말했다. 정작 본인은 상황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만큼 건강이 악화됐던 것으로 보인다.

유방암 투병 당시 삭발을 한 상태로 프로필 사진을 촬영한 박미선 /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유방암 투병 당시 삭발을 한 상태로 프로필 사진을 촬영한 박미선 /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살려고 받는 치료인데 죽을 것 같더라"

항암 치료 과정은 혹독했다. 그는 "살려고 하는 치료인데 정말 죽을 것 같더라"며 "항암을 하니 목소리가 안 나오고, 말초 신경이 마비되면서 손발 끝의 감각이 사라졌다"고 털어놨다.

고통스러웠던 항암 치료 과정을 떠올린 박미선 / MBN
고통스러웠던 항암 치료 과정을 떠올린 박미선 / MBN

유튜브 채널 '나는 박미선'을 통해 공개한 투병 일지에는 그 과정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었다. 박미선은 항암 치료를 위해 삽입한 혈관 보호 장치 '케모포트'를 보여주며 "항암 주사를 맞으면 혈관이 녹는다"고 설명했다. 박미선은 1차 항암 직후 극심한 부작용은 없었다고 했지만, 며칠간 피로와 저혈압 증상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후 6일 차에는 복통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고, 9일 차에는 일상 활동을 대부분 소화할 만큼 회복됐다고 말했다.

어느 정도 회복됐다 싶으면 다음 항암이 기다리고 있었다. 박미선은 "살만하면 이제 또 (항암 치료에) 들어가서 죽어간다. 목소리도 이제 돌아왔다"라며 웃음을 보였다. 그 고통 앞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이 더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박미선은 “16번의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마쳤고 현재는 약을 복용하며 정기 검사를 받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16번의 항암치료를 견딘 박미선 / MBN
16번의 항암치료를 견딘 박미선 / MBN

가족이라는 이름의 버팀목

투병 10개월 동안 그를 지탱해 준 힘은 다름 아닌 가족이었다. 방송에서 늘 이봉원과 티격태격하며 '비즈니스 부부'라는 농담을 주고받던 두 사람이었지만, 위기 앞에서 진짜 모습이 드러났다.

딸은 병원과 집을 오가며 박미선을 세심하게 돌봤고, 남편 이봉원은 요리를 하고 사진을 찍으며 아내의 곁을 지켰다. 10개월간 하루도 빠짐없이 직접 딸이 기록한 '엄마 투병 일지'도 공개되며 감동을 더했다.

박미선의 딸 이유리 씨가 깜짝 영상 편지로 진심을 전하며 뭉클함을 안기기도 했다. 평소 독립적인 이미지와 달리, 암 투병이라는 생의 가장 무거운 시간을 온 가족이 함께 버텼다.

남편 이봉원은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지금은 치료를 모두 마친 상태고 약을 복용하며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고 근황을 대신 알리기도 했다.

박미선 남편 이봉원 / MBN
박미선 남편 이봉원 / MBN

10개월 만에 카메라 앞에 선 박미선이 남긴 말

박미선은 지난해 11월 '유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주변 지인들의 한두 마디 말이 기사화되고, 유튜브에서는 장례식까지 치렀더라"며 많은 가짜 뉴스를 바로잡고 생존 신고를 위해 방송에 출연했다고 밝혔다.

항암치료로 머리를 밀었던 터라 짧은 머리로 나온 박미선은 여전히 유쾌한 모습으로 "파격적인 모습이라 사람들이 놀랄까 했지만 용감하게 나왔다", "이탈리아에 유학 다녀온 디자이너 느낌이지 않느냐"고 농담부터 던졌다.

그리고 그가 10개월의 투병 끝에 꺼낸 말은 짧지만 강렬했다.

"완쾌라는 표현을 쓸 수 없는 유방암이지만, 다시 생기면 또 치료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

이 한 마디가 많은 이들의 가슴을 건드렸다. 완쾌를 목표로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그냥 오늘을 사는 것. 그것이 박미선이 암과 싸우며 찾아낸 답이었다.

유방암 투병 과정을 전한 박미선 /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유방암 투병 과정을 전한 박미선 /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열심히 살아서 억울하지 않다"…암 맞닥뜨린 박미선이 깨달은 진리

암 진단이 내려지면 많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왜 나야?"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런데 박미선의 반응은 달랐다.

그는 "요즘 안 하던 걸 해본다. 그런 행복이 나에게 치료제가 된 것 같다. 암 진단받으면 인생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더라. 열심히 살아서 억울하고 분하다는 생각이 안 든다. 치료받으면서도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긍정적인 마음이 더 많이 든다"고 털어놨다.

그리고 이어진 결정적 한마디. "계획하지 않고 살려고 한다. 이제는 물 흐르듯이 쉬기도 하는 삶을 살아보려 한다."

살면서 늘 계획하고, 목표를 세우고, 바쁘게 달려온 사람들에게 이 말은 다르게 들린다. 멈추는 것도, 쉬는 것도 삶의 일부라는 것. 억지로 흐름을 만들지 않아도 된다는 것. 암이라는 극한의 상황이 그에게 가르쳐 준 인생 진리였다.

개그우먼 박미선 / 뉴스1
개그우먼 박미선 / 뉴스1

"평생 걸려 싸워야 한다"…그래서 더 의미 있는 복귀

박미선은 올해 3월 SNS를 통해 "오랜만의 현장. 아직 일하지 말라고들 하시고 걱정들 많이 하셔서 살살 조금씩 현장으로 복귀하려고 해요"라고 알렸다. 그러면서 "평생 걸려 싸워야 하니까 일상을 살아가는 게 중요하겠죠?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걸어가려고요"라고 덧붙였다.

단발머리 가발을 쓰고 촬영 현장으로 돌아온 그 사진 한 장에 팬들의 응원이 쏟아졌다. 건강의 완전한 회복이 아니더라도, 일상으로 한 걸음씩 돌아가는 것 자체가 치료의 일부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다.

그 뒤로도 남편 이봉원, 자녀들과 일본 오사카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방문하며 "정말 오랜만의 가족여행. 많이 웃고 먹고 걷고, 다 같이 놀이공원 가본 게 얼마 만인지"라는 글을 올렸다. 환하게 웃고 있는 그 사진은 말 그대로 살아있다는 것의 증거였다.

박미선은 유방암 투병 약 1년 6개월 만에 오는 6월 방송 예정인 MBN 새 예능 프로그램 '남의 집 귀한 가족'을 통해 복귀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은 연예인 가족 이야기를 다루는 리얼리티 예능으로, 박미선과 이봉원 부부가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일상과 근황을 처음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암을 이겨낸 사람들이 공통으로 하는 말이 있다. "그전에는 미래만 보며 달렸는데, 이제는 오늘이 보인다"는 것. 박미선의 이야기는 그 말을 가장 진하게 보여준다. 완쾌가 아니어도 괜찮다. 계획대로 안 풀려도 괜찮다. 물처럼, 그냥 흐르면 된다. 그것이 59세 박미선이 1년 6개월의 암 투병 끝에 우리에게 건네는 인생 조언이다.

유튜브, MBN Entertain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