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식 “이 대통령, 선관위 직원 손가락으로 까딱 불러... 권위의식에 쩐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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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여부 떠나 몸에 밴 권위의식이 더 충격”

이재명 대통령의 사전투표 투표지 노출을 두고 논란이 이는 것과 관련해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불법 여부를 떠나 몸에 밴 권위의식이 더 충격"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주민센터에서 사전 투표 중 기표 도장 관련 문의를 하고 있다. /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주민센터에서 사전 투표 중 기표 도장 관련 문의를 하고 있다. / 뉴스1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교수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투표용지를 기표소 밖으로 갖고 나오고 타인에게 투표지를 보인 것만으로도 선거법 위반이자 헌법상 비밀투표 위반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돌발적으로 기표 관련 질문을 함으로써 여당 지지자들에게 꼭 잘 투표하라고 전국적으로 홍보한 셈이 됐다는 점에서 대통령의 선거개입 논란도 피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 대통령의 태도를 특히 문제 삼았다. 그는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을 손가락으로 까딱 부르는 모습은 요즘 민간기업에서도 부하직원에게 할 수 없는 권위의식에 쩐 갑질"이라며 "'보여주면 안 된다'라는 선관위 직원에게 '난 상관없다'고 한 발언 역시 법을 무시해도 된다는 우월의식의 발로"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공무원을 손가락으로 부르는 행태, 나는 상관없다는 인식이 과연 민주주의 정치인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놀랍다"며 "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고 대통령이 돼 재판 중단도 모자라 공소 취소까지 시도하려는 이 대통령의 반(反)법치주의가 이번 돌발 상황에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몸에 밴 무의식이야말로 그 사람의 민낯"이라고 했다.

아울러 "투표용지에 동그라미가 반만 찍혀도 유효표임은 세상이 다 아는 상식"이라며 "선거를 한두 번 한 것도 아니고 투표를 한두 번 한 것도 아닌데 절반 찍혔다고 질문하는 대통령이라니 외계에서 온 사람 같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6·3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주민센터 사전투표소에서 기표를 마친 뒤 투표지를 손에 든 채 기표소 밖으로 나와 선거사무원에게 "동그라미 표가 반만 찍히면 무효가 되지 않느냐"고 물었다. 선관위 직원은 "보여주시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무효표가 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들은 뒤 다시 기표소로 들어가 투표를 마쳤다. 수십 대의 방송 카메라가 켜진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섰다. 보수 성향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도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과 류연중 서울시종로구선거관리위원장을 직권남용·직무유기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정희용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기표소에서 나오는 것만으로는 선거법 위반이 아니다'는 선관위 입장은 엄중한 사태를 안이하게 해석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선관위는 논란이 확산하자 "기표소에서 나온 뒤 투표관리관에게 절차를 문의하는 것은 문제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선관위는 관리관이 투표 내용을 실제로 확인하지 못했고 고의성도 없어 정상적인 유효투표로 보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판례와 선관위 매뉴얼상 공개투표는 자신의 기표 내용을 의도적으로 타인에게 보여주는 행위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주장을 일축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은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실무적인 과정에서의 해프닝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억지로 공격하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