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반도체 빼면 코스피 고작 4100? 그렇게 말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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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빼고도 한국 증시가 무려 4100이라고 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반도체 착시론'에 직접 반박하고 나섰다.

이 대통령은 1일 X(옛 트위터)에서 "반도체가 우리 산업의 핵심 중 하나인데, 왜 반도체를 빼고 종합주가지수를 계산해야 하는지 이해가 잘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반도체 업종을 빼면 실질적인 코스피 지수는 4100~4200선에 불과하다'는 증권사 연구원 분석이 담긴 이날자 조선일보 기사를 공유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축구 실력 빼면 손흥민도 보통 사람이라고 하는 사람은 없다"며 "오히려 반도체를 빼고도 한국 증시가 무려 4100이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반도체가 증시를 견인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며, 이를 제외한 주가지수도 1년 전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상기시킨 것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반도체 거인의 그림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6월 25% 수준에서 54.6%까지 급증했다. 이익 쏠림은 더 심각하다. 올해 코스피 전체 영업이익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60%대 후반에서 70%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시가총액 비중이 늘어난 산업은 IT 하드웨어가 유일하며, 반도체를 제외한 다른 업종들의 이익 비중은 대부분 축소될 전망이다.

허 연구원은 이 같은 쏠림이 주가 정점이나 악재는 아니지만 건강하진 않다고 봤다. 그는 "더 큰 문제는 이런 쏠림이 해소될 조짐이 별로 없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주가 상승 폭이 닷컴 버블 수준으로 가파르지만 이익 기준으로 추가 비중 확대가 충분히 정당화되기 때문에 멈출 요인을 찾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수치상의 착시도 지목됐다. 현재 코스피 전체의 12개월 선행 PER(1년 뒤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은 8.1배로 낮아 보이지만, 이는 반도체 기업들이 만들어낸 착시에 불과하다는 게 허 연구원의 설명이다. PER이란 기업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낮을수록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다.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만 떼어놓고 보면 PER은 11배로 오히려 높아진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평균치인 10.4배보다도 높은 수준으로, 반도체를 뺀 나머지 주식들은 오히려 고평가 상태라는 얘기다. 이 때문에 증시에 들어온 자금이 반도체 외 업종으로 흘러갈 이유가 없다고 허 연구원은 진단했다.

실제로 지수와 거래대금은 급등했지만 상승세가 시장 전반으로 퍼졌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시가총액 비중이 늘어난 산업은 IT 하드웨어가 유일하고, 올해 코스피 상승률을 따라간 업종은 찾기 어렵다. 올해 고점을 경신하고 있는 섹터는 전체 시장의 3분의 1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소외 장세의 타격은 코스닥과 제약·바이오 업종에 집중됐다. 허 연구원은 "반도체 이외 수출이 좋아질 때 코스닥 시장은 상대적으로 강했다"며 "반도체 업종의 주도력이 주춤해져야 바이오와 코스닥 시장이 개선될 가능성이 생긴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시가총액이 1조 달러를 넘어섰다. 삼성전자는 이날 7세대 HBM4E 샘플을 업계 최초로 공급한다는 소식과 차량용 반도체에서 마이크론을 앞질렀다는 소식이 겹치며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오는 5일로 예상되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방한을 앞두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혜주로 부각된 것도 강세 요인으로 꼽힌다. 이날 코스피는 이들 반도체주 강세에 힘입어 장중 사상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고,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5% 이상 오르며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구체적인 지수와 종목별 확정 수치는 장 마감 후 확인된다.

허 연구원은 이들 반도체주에 대해 "주가가 4월 이후 급등했음에도 12개월 예상 이익 대비 PER은 여전히 6~10배 수준으로 투자 매력이 높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