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편지 40만 통! 신천지 5317건의 대화 성사로 교단 벽 허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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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갈등‘심각’ 51.8%… 교단 간 제도적 협력의 교두보 마련
“서랍에 두 달, 결국 답장 썼다”… 손 글씨가 만든 첫 다리

한국 사회에서 종교 간 갈등에 대한 인식이 한층 짙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종교 간 갈등이 심각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2023년 42.3%에서 2024년 51.8%로 1년 새 9.5% 포인트 상승했다.

이처럼 상호 배타성과 경계심이 깊어지는 구조 속에서 교단 간 실질적인 대화는 여전히 난제로 꼽히고 있다. 그동안 교단 간 공식 대화 채널은 주로 교단 대표자 간 회의나 공동성명 발표 형식에 머물러 왔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실무 목회자까지 파급되기 어렵고, 교리적 이견이 전제될 경우 대화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이러한 갈등 국면의 해소 방안으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도마지파(지파장 이용우, 이하 신천지 도마지파)는 "2019년부터 전국 교계를 대상으로 ‘수기 서신 교류’를 전개해 왔다"고 밝히면서 "성경 본문 필사와 묵상을 담은 약 40만 통의 편지는 현재까지 기성 목회자와 5317건이 넘는 실질적인 대화로 이어졌다"라고 밝혔다.

성도들이 쓴 손 편지로 성경 세미나에 참석한 목회자들 / 신천지 도마지파
성도들이 쓴 손 편지로 성경 세미나에 참석한 목회자들 / 신천지 도마지파

신천지 도마지파 관계자는 "소모적인 교리 논쟁이나 형식적인 공문 교환을 탈피해, 오직 ‘말씀 필사’를 매개로 상대의 자발적 대화를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40만 통이라는 숫자는 단기적 응답을 노린 기계적 발송이 아니라 5317건의 깊이 있는 말씀 대화를 끌어내기 위해 지난 7년간 묵묵히 투입한 시간과 진정성의 기록"이라고 말했다.

도마지파 국내 선교부는 "손 편지 교류가 자발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성도들이 직접 성경 필사와 편지 작성에 동참하고 있고, 이후에도 대화가 이어지는 교회들과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성경 필사에서 강단 교류까지… 공동 활동 66건의 기록

전주 지역 A 교단 소속으로 15년째 목회 중인 정 모 목사는 처음 받은 편지를 두 달 동안 서랍에 넣어뒀다고 회상했다. 그는 “인쇄물이었다면 지나쳤을 수도 있었을 텐데 손으로 적은 성경 말씀과 묵상을 보면서 끝까지 읽게 됐다”며 “성경 구절 하나를 두고 진지하게 생각을 나누는 과정 자체가 인상 깊었다”라고 말했다.

손 편지가 연 소통의 문은 일방적인 호감에 그치지 않고, 이견을 좁히는 실질적인 대화로 발전했다. 군산 지역에서 20년 이상 목회 활동을 이어온 권 모 목사는 “처음에는 다른 차원에서 답장을 보냈지만, 성경 전체 흐름과 맥락을 다시 살펴보게 됐다”며 “성경 본문을 중심에 두고 대화해보니 서로 공감하고 이해되는 부분도 발견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도마지파는 "공동 성경 연구 모임, 세미나, 강단 교류, 지역 현안 논의 등으로도 이어져 현재까지 전북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된 공동 활동 사례는 총 66건이다. 또한 연 2회 열리는 목회자 평화 포럼에서는 공동 성경 연구와 해석 사례 발표, 교단 간 대화 방식 공유 등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용우 도마 지파장은 “편지 한 통은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성경 안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교감을 나누는 것이 이 서신 교류의 핵심”이라며 “교단과 교파를 넘어 함께 배우고 소통하는 문화가 넓어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어 “수년간 이어온 편지 교류는 성과보다 상호 이해를 위한 과정이었던 만큼, 앞으로도 말씀 중심의 소통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실무 목회자 간의 긍정적 교류가 향후 교단 차원의 제도적 화합을 이끄는 견고한 마중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