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만 해도 영화 같다… 5m 초록 장벽 펼쳐진 단양의 '이색 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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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중앙선 철로가 놓여 있던 자리
거대한 초록빛 장벽이 눈길을 끄는 '이곳'

지방도로를 따라 이어지는 거대한 초록빛 장벽이 지나가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콘크리트 벽면을 빈틈없이 채운 이끼와 머리 위를 가득 덮은 나뭇가지가 어우러져 거대한 천연 예술품이 됐다 사계절 내내 전국에서 몰려드는 여행객들로 붐비는 국내 여행지를 만나보자.

단양 이끼터널.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단양 이끼터널.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충북 단양에 자리한 이끼터널이 주인공이다. 과거 철도 역사와 깊은 연관이 있는 이곳은 본래 일제강점기였던 1942년 개통돼 수십 년간 승객과 화물을 실어 나르던 옛 중앙선 철로가 놓여 있던 자리였다. 국가 기간산업의 중심축 역할을 담당했지만, 1980년대 중앙선 복선화 사업과 함께 철로가 이전하면서 열차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열차가 멈춰선 이후 단양군은 철로를 걷어내고 관광객들이 이동할 수 있는 왕복 2차선의 포장도로를 개설했다. 이 과정에서 도로 양옆으로 깎아지른 듯한 형태의 옹벽이 인위적으로 조성됐는데, 이것이 오늘날 이끼터널의 뼈대가 됐다. 인근 남한강에서 피어오르는 풍부한 습기와 주변 산세가 만들어낸 그늘진 환경은 습한 기후를 좋아하는 이끼들이 번식하기에 완벽한 생태적 조건을 제공했다.

이끼터널은 인간이 만든 콘크리트 구조물 위에 자연이 스스로 초록색 물감을 덧칠해 나가면서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독특한 공간이 됐다. 과거에는 방문객들이 이끼벽에 이름을 새기는 등 훼손 행위가 잦았으나, 지자체와 방문객들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이끼 보호 문화가 정착돼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온전히 보존하고 있다.

웨딩 촬영의 성지

단양 이끼터널.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단양 이끼터널.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이끼터널의 매력은 인공과 자연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자아내는 시각적 미감에 있다. 도로 좌우로 길게 늘어선 약 5미터 높이의 옹벽은 거대한 초록색 카펫을 세워둔 것처럼 짙은 이끼로 완전히 뒤덮여 있다. 특히 늦은 봄부터 여름철에는 이끼의 생명력이 절정에 달해 눈이 시릴 정도로 선명한 초록빛 향연을 관찰할 수 있다.

머리 위로도 이색적인 풍경이 이어진다. 도로변을 따라 길게 자라난 우거진 나무들이 하늘을 완전히 가릴 정도로 가지를 뻗어 자연스러운 지붕을 형성하고 있다. 한낮에도 터널 내부로는 햇빛이 나뭇잎 사이로 쏟아져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습도가 높은 날이나 이른 아침에 방문하면 남한강의 물안개와 이끼의 향이 한데 어우러져 동화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끼터널을 연인과 손을 잡고 끝까지 걸어가면 사랑이 결실을 맺는다는 낭만적인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러한 스토리텔링 덕분에 이곳은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이자 웨딩 촬영의 성지로 인기가 높다.

터널을 빠져나오면 단양의 다채로운 관광지를 즐길 수 있다. 터널 바로 옆에는 구석기시대 유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이 있다.

수양개 유적지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 / 단양군 공식 블로그, AI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 / 단양군 공식 블로그, AI

적성면 애곡리에 위치한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은 1980년대 충주댐 건설로 인해 지역이 수몰될 위기에 처하자 총 8차례에 걸친 정밀 발굴조사가 진행됐는데, 이 과정에서 중기 구석기시대부터 마한 시대에 이르는 유물 10만여 점이 쏟아져 나오며 화제를 모았다. 이후 해당 발견을 기념하고 연구하기 위해 2006년 전시관이 문을 열었다.

전시관의 백미는 수양개 유적이다. 구석기시대의 석기 제작 기술을 완벽하게 보여주는 유적지로, 이곳에서 발견된 석기 제작장은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특히 돌을 정교하게 깨뜨려 만든 '좀돌날몸돌'과 돌날들은 당시 구석기인들이 고도의 기술을 가지고 도구를 제작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곳에서 출토된 유물들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시베리아 등 동북아시아 후기 구석기 문화의 이동 경로를 밝히는 결정적인 열쇠가 됐다.

전시관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일이다. 입장료는 성인 20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800원이다.

이끼터널 가는 길

단양 이끼터널은 산간 지역과 남한강 줄기를 끼고 있어 방문 전 이동 경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차로 방문할 경우, 중앙고속도로 단양IC에서 나와 상진대교를 건넌 뒤 수양개유적로를 따라 진입하면 된다. 터널 바로 인근에 위치한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 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주차가 편리하다.

대중교통 이용객이라면 KTX-이음 열차가 정차하는 단양역이나 단양시외버스터미널을 기점으로 삼는 것이 좋다. 역이나 터널에서 이끼터널이 위치한 애곡리 방면으로 향하는 시내버스가 정기적으로 운행되지만, 배차 간격이 다소 긴 편이라 미리 시간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구글지도, 단양 이끼터널

천연기념물, 고수동굴

고수동굴.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고수동굴.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이끼터널 인근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존 중인 고수동굴이 자리해 있다. 고수동굴은 약 5억 년 전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거대한 석회암 동굴로,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태고의 신비를 고스란히 간직한 천연 지하 궁전이다.

동굴의 총 길이는 약 1395미터에 달하며, 이 중 일반인에게 개방되어 직접 관람할 수 있는 구간은 약 940미터에 이른다. 동굴 내부는 연중 15도 내외의 쾌적한 기온이 유지돼 사계절 내내 날씨의 제약 없이 신비로운 탐험을 즐길 수 있다.

지하수가 석회암을 녹여 만들어낸 기묘한 형상의 종유석과 석순, 석주들이 유구한 시간을 보여준다. 특히 하늘을 날아오르는 듯한 날개 모양을 한 독수리바위와 단양의 명승지를 지하에 옮겨놓은 듯한 도담삼봉바위는 고수동굴을 상징하는 천연 조각품이다.

동굴 내부 탐방로는 계단과 철제 데크가 꼼꼼하게 설치돼 있어 안전한 관람을 돕는다. 특히 기나긴 세월 동안 물방울 하나가 떨어지며 완성해 낸 기적 같은 풍경은 아이들에게 아이들에게 훌륭한 학습장이 되기도 한다.

동굴 내부 탐방로는 수직에 가까운 계단과 폭이 좁은 암석 통로가 수시로 교차하는 역동적인 지형이다. 미끄러짐을 방지하고 발목을 보호하기 위해 편안한 운동화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또 습도가 높고 암벽에서 물방울이 수시로 떨어지므로 매표소에서 지급하는 안전 장갑을 착용해야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전체 구간을 여유롭게 관람하는 데는 약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며, 내부 환경 보존을 위해 음식물 반입이나 플래시 촬영은 금지된다.

구글지도, 고수동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