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 목전 '군체'보다 높다… "올해 최고" 찬사 쏟아진 한국 코미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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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체' 독주 속 '평점 8.64' 반전 흥행… 유쾌한 웃음 뒤 뭉클한 위로

지난달 21일 개봉한 이후 줄곧 박스오피스 최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영화 '군체'가 누적 관객 수 482만 명을 돌파하며 연일 압도적인 흥행 신드롬을 이어가고 있다. 극장가 전체를 집어삼킬 듯한 '군체'의 독주 속에서 아쉽게 박스오피스 2위 자리에 머물고 있지만 실제 관람객들의 생생한 후기와 평점만큼은 오히려 1위 작품을 능가하는 대반전의 주인공이 나타났다. 개봉과 동시에 무서운 기세로 입소문을 타며 장기 흥행의 발판을 마련한 영화, 바로 지난 3일 극장가에 출사표를 던진 '와일드 씽'이다.

영화 '와일드 씽' 출연 배우 신하균  /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와일드 씽' 출연 배우 신하균 /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등 10일 기준 데이터에 따르면 영화 '와일드 씽'은 개봉 일주일 만에 누적 관객 수 60만 명을 가뿐히 돌파하며 흥행 청신호를 켰다. 네이버 영화 기준 실관람객 평점 8.64점을 기록 중인 '와일드 씽'은 현재 흥행 1위인 '군체'의 평점 7.95점을 크게 웃도는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CGV 관람객 만족도 지표 골든에그지수 역시 90%대 초반을 유지하는 등 극장을 찾은 관객들의 뜨거운 호평과 지지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군체'가 거대한 스케일과 장르적 긴장감으로 관객을 압도했다면 '와일드 씽'은 유쾌한 웃음과 따뜻한 인간미를 무기로 극장가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20년 만에 다시 뭉친 '트라이앵글', 무모하지만 눈물겨운 재도전

영화 '와일드 씽'은 한때 대한민국 가요계를 뒤흔들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으나 예기치 못한 치명적인 사건에 휘말리며 하루아침에 강제 해체되는 비운을 겪은 3인조 혼성 댄스 그룹 '트라이앵글'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로부터 강산이 두 번이나 변한 20년의 세월이 흐른 어느 날 리더 현우에게 팀의 재기와 부활의 발판이 될 수 있는 대형 '트라이앵글' 공연 제안이 기적처럼 들어온다. 이것이 자신들의 인생에 찾아온 마지막 기회임을 직감한 현우는 뿔뿔이 흩어져 각자의 삶을 치열하게 살아가던 옛 멤버들을 찾아 전국을 누비기 시작한다.

20년 만에 다시 뭉친 '트라이앵글' / 롯데엔터테인먼트
20년 만에 다시 뭉친 '트라이앵글' / 롯데엔터테인먼트

우여곡절 끝에 다시 모인 세 사람의 현재 모습은 과거의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팀의 중심이었던 리더 현우는 이제 연예계 언저리를 맴돌며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생계형 리포터 겸 방송인으로 전락했고 팀의 비주얼이자 천상 보컬이었던 도미는 정체를 숨긴 채 철저한 가식으로 무장한 재벌가 며느리로 살아가고 있다. 여기에 현란한 랩을 구사하던 막내 상구는 야심 차게 발매했던 솔로 앨범이 처참하게 실패하면서 엄청난 빚더미에 앉아 신음하는 처지다.

인생의 바닥에서 다시 한번 마이크를 잡고 공연장으로 향하는 세 사람 앞에는 수많은 암초가 기다리고 있다. 과거 '트라이앵글'의 빛에 가려 만년 2위에 머물러야 했던 비운의 발라드 왕자 최성곤이 사사건건 훼방을 놓는가 하면 과거 악연으로 얽히고설켰던 전 소속사 박 대표까지 이들의 앞길을 가로막으며 상황은 걷잡을 수 없는 혼돈 속으로 빠져든다. 영화는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상천외한 소동극을 특유의 코미디로 풀어내며 관객들에게 쉴 틈 없는 웃음을 선사한다.

충무로 연기파 배우들의 완벽한 변신과 조연진의 맹활약

'와일드 씽'의 가장 큰 투자 포인트이자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이는 요인은 단연 대한민국 대표 배우들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이다. 배우 강동원은 극 중 '트라이앵글'의 리더이자 한때 가요계를 평정했던 최고의 '댄싱 머신' 황현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지금은 방송국 스튜디오 구석을 전전하며 치열하게 살아가는 생계형 연예인의 짠내 나는 일상을 현실감 있게 그려내며 기존 세련되고 도시적인 이미지를 완벽하게 탈피했다.

무대 하는 트라이앵글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무대 하는 트라이앵글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엄태구는 형편없는 랩 실력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음악에 대한 열정만큼은 만수르도 부럽지 않은 폭풍 래퍼 구상구로 변신했다. 특유의 개성 있는 허스키 보이스와 진중한 마스크로 주로 묵직한 캐릭터를 연기해 왔던 엄태구는 이번 작품을 통해 높은 텐션과 엉뚱한 매력을 발산하며 코믹 연기의 진수를 보여준다.

팀의 센터이자 천상 보컬 변도미 역을 맡은 배우 박지현의 활약도 눈부시다. 은퇴 후 본래의 거칠고 당당한 성격을 철저히 감춘 채 조신한 재벌가 며느리로 살아가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튀어나오는 걸크러시 본성을 주체하지 못하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매끄럽게 소화해 냈다.

특히 이번 영화에서 관객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며 최고의 신스틸러로 등극한 인물은 배우 오정세다. 오정세가 연기한 최성곤은 과거 '트라이앵글'의 엄청난 인기에 밀려 만년 2위라는 타이틀을 떼지 못한 비운의 발라더다. 열등감과 질투로 똘똘 뭉친 악역에 가깝지만 오정세 특유의 능청스럽고 디테일한 코믹 연기가 더해지며 미워할 수 없는 독보적인 캐릭터로 완성됐다.

작품을 감상한 관람객들은 "노래가 좋아서 봤는데 오정세한테 빠지다 못해 휘감기고 나옴", "오랜만에 눈물 나게 웃었다 무해하고 센스 있고 미친 영화 이런 영화가 천만 가야 한국 영화계가 살아난다 잘 만들었다 정말", "유료 시사회로 봤는데 기대 안 하고 뻔한 코미디겠지 했는데 웃다가 숨 넘어갈 뻔했다. 극장 사람들하고 같이 웃은 것도 정말 오랜만인 듯. 오정세 하드캐리. 금영 코러스 노래방 감성에 배우들의 과몰입 진지함에 날로 먹은 듯한 노래 가사들까지 완벽했음", "올해 본 영화 중에 제일 재밌었다" 등과 같은 호평을 내놓고 있다.


유튜브 '롯데엔터테인먼트'

작품 개봉 전 진행된 제작발표회 당시 손 감독은 연출 과정에서의 고충과 변화를 솔직하게 털어놓은 바 있다. 손 감독은 "그동안 작품을 만들면서 스크린 속에 여러 가지 사회적 메시지나 복잡한 사연들을 촘촘하게 담아내려고 노력해 왔지만 정작 관객들이 인물의 감정선에 깊숙이 몰입하도록 만드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숙제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하지만 이번 '와일드 씽'에서는 인물들이 벌이는 무모해 보이는 도전 과정과 역동적인 시각적 움직임이 정교하게 결합되면서 인물들이 느끼는 희로애락의 감정이 관객들에게 한층 더 자연스럽고 직관적으로 전달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주연 배우들 연이은 고백 "모든 순간이 거대한 도전이었다"

'와일드 씽'에 참여한 배우들 역시 이번 작품이 자신들의 연기 인생에 있어 새로운 도전의 무대였다고 입을 모았다. 극 중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감행한 배우 박지현은 "개인적으로 그동안 필모그래피를 쌓아오면서 코미디 장르의 영화를 경험해 본 적이 거의 없었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 시나리오를 읽고 작품을 선택하는 행위 자체가 제게는 커다란 용기가 필요했던 가장 큰 도전이었다"고 고백했다.

영화 '와일드 씽' 출연 배우 오정세 /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와일드 씽' 출연 배우 오정세 / 롯데엔터테인먼트

선 굵은 연기를 주로 선보였던 엄태구 역시 코미디 장르에 대한 부담감이 상당했음을 토로했다. 엄태구는 "사실 이번 영화는 제게 모든 장면, 모든 순간이 전부 다 새로운 도전 과제였다"라며 "생소한 코미디 장르에 적응하는 것도 숙제였지만 왕년에 잘 나갔던 아이돌의 격렬한 안무를 소화해야 하는 신체적인 부분과 캐릭터 자체가 워낙 높은 하이 텐션을 유지해야 하다 보니 연기적인 측면에서도 매 순간이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고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이처럼 영화 '와일드 씽'은 극장가를 장악한 블록버스터 '군체'의 기세에 밀리지 않고 관객들의 높은 평점과 열화와 같은 입소문을 원동력 삼아 끈질긴 흥행 레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영화 '와일드 씽'은 현재 전국 극장가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