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코로나 백신 접종 후 사망한 24세 교사, 법원 “국가가 보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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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 9일 만에 이상 증상 나타난 20대 교사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뒤 혈전증 의심 증세로 숨진 20대 초등학교 교사에게 국가가 피해보상을 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질병관리청이 항소를 포기하면서 이 판결은 지난 5일 확정됐다.

코로나19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 관계자들이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백신 희생자 합동 분향소'를 자진 철거하며 고인의 영정을 정리하고 있는 모습 / 뉴스1
코로나19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 관계자들이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백신 희생자 합동 분향소'를 자진 철거하며 고인의 영정을 정리하고 있는 모습 / 뉴스1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이상덕 부장판사)는 지난달 14일 숨진 교사 황 모 씨의 유족이 질병관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예방접종 피해보상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초등학교 체육 교사였던 황 씨는 코로나19 백신 우선 접종 대상자로 선정돼 2021년 7월 28일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을 받았다. 접종 9일 뒤인 8월 6일부터 소화불량·구토·오심 증상이 나타났고 8월 10일 병원에 입원했다. 의료진은 백신 부작용에 따른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TTS)을 의심해 상급병원으로 전원 조치했다. 황 씨는 정맥 혈전증으로 인한 소장 허혈 치료를 위해 소장절제술을 받았으나 이후 급성 간부전, 급성 신부전, 패혈성 쇼크가 연이어 발생해 그해 9월 3일, 만 24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유족은 예방접종 피해보상을 신청했지만 질병관리청은 이를 거부했다. 황 씨의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와 예방접종 후 발생할 수 있는 TTS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또한 황 씨의 기저질환인 기무라병(귀 주위 만성 염증성 질환) 악화로 혈전증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유족은 이의신청을 냈지만 이마저 기각되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전문가 감정 의견이 엇갈렸다. 감염내과는 TTS가 주로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백신과 관련된 현상으로, 화이자 같은 mRNA 백신과의 연관성은 입증되지 않았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반면 혈액종양내과는 황 씨가 백신 접종 후 5~30일 내 발병, 혈전 존재 등 백신 유도 혈전 호발성 면역 혈소판 감소증 진단 기준 다수를 충족한다며 '추정 진단'이 가능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두 기관의 감정 의견이 상반되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황 씨의 사망과 예방접종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재판부는 "예방접종과 질병 사이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간접적 사실관계 등을 고려할 때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는 그 증명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코로나 19 백신 자료 사진 / 뉴스1
코로나 19 백신 자료 사진 / 뉴스1

재판부가 인과관계 인정의 핵심 근거로 삼은 것은 시간적 밀접성이다. 황 씨가 접종 후 불과 9일 만에 이상 증상이 나타났고, 혈전증 치료 과정에서 사망에 이른 점을 중요하게 봤다. 재판부는 "예방접종과 사망 사이 시간적 밀접성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질병청이 사망 원인으로 지목한 기무라병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일반적으로 혈소판 감소나 광범위한 정맥 혈전 형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 않다"고 봤다. 설령 기무라병 재활성화가 혈전증으로 이어졌다고 보더라도, 평소 안정적으로 관리되던 기무라병이 접종 직후 재활성화됐다는 점에서 예방접종이 이를 유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mRNA 백신과 혈전증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A씨가 접종받은 mRNA 계열 백신의 경우에도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ITP) 또는 TTS 발병과 관련성이 있다는 최신 연구 결과가 있다"며 "관련성을 시사하는 다른 논거들보다 연구 결과가 충분히 집적되지 않았다는 점을 절대적으로 우월한 논거로 참작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황 씨가 교사 자격으로 우선 접종 대상자에 포함돼 백신을 맞은 경위도 보상 판단에 반영됐다.

질병관리청이 항소를 포기하면서 1심 판결은 지난 5일 그대로 확정됐다. 이번 판결은 mRNA 백신 접종과 TTS 사이의 인과관계를 사실상 인정한 사례로, 유사한 피해보상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