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16강 가면 교도소도 월드컵 본다?…법무부가 밝힌 입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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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적 관심 커지면 재검토 가능성
한국 축구대표팀의 선전으로 월드컵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교도소와 구치소의 경기 시청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법무부 교정당국이 한국 축구대표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체코전을 별도로 녹화 방송하지 않기로 했다고 이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11시 열린 체코전은 서울구치소를 비롯한 전국 교도소와 구치소에서 시청할 수 없었다.
현재 교정시설 수용자들은 일반 가정처럼 원하는 채널을 자유롭게 선택해 볼 수 없다. 법무부가 자체 편성하는 '보라미 방송'을 통해서만 TV를 시청할 수 있다.
보라미 방송은 수용자들의 교양 함양과 정서 안정을 목적으로 운영된다. 생방송 뉴스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교육과 교양 프로그램 또는 녹화 방송 위주로 편성된다.
법무부 교정본부가 공개한 이날 편성표를 보면 오전 9시 30분부터 정오까지 KBS1과 MBC SBS EBS1 등 지상파 방송을 송출했지만 월드컵 체코전은 편성되지 않았다.

현행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제48조는 수용자의 라디오 청취와 TV 시청을 허용하고 있다. 다만 시청 가능한 방송의 종류와 시간은 교정시설이 정하도록 돼 있다.
시행규칙에 따르면 시설장은 하루 6시간 이내 범위에서 방송 시청 시간을 정할 수 있으며 교육과 교화 교양 오락 등에 해당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다.
월드컵 중계 역시 오락 프로그램에 해당해 편성이 가능하지만 실제 방송 여부는 교정당국의 판단에 달려 있다. 현재까지는 한국전 녹화 방송 계획이 없는 상태다.
다만 향후 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하는 등 국민적 관심이 크게 높아질 경우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교정본부 관계자는 "현재 월드컵 한국전 녹화방송은 예정돼 있지 않다"며 "16강 진출 등으로 국민적 관심이나 이슈성이 커질 경우 종합적으로 고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과거에는 월드컵 중계를 특별 편성한 사례도 있었다. 2002 한일 월드컵 당시에는 개최국 대회라는 점이 고려돼 수용자들도 주요 경기를 생중계로 시청할 수 있었다. 2006 독일 월드컵 때는 국민 통합 분위기를 이유로 한국 경기뿐 아니라 월드컵 경기 생중계가 허용됐다. 당시에는 새벽 시간대 경기까지 각 수용실 TV를 통해 시청할 수 있도록 운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교정시설 내 TV 시청은 수용자 가족들에게도 관심이 높은 사안이다. 실제로 수용자 가족과 지인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매주 공개되는 보라미 방송 편성표가 공유된다. 편지 대행 서비스 업체들이 편성표를 함께 제공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다.
TV 시청 문제가 법적 분쟁으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이른바 '한강 몸통 시신 사건'으로 무기징역형이 확정된 장대호는 수감 중 TV 시청 제한 조치가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은 폭력 성향과 수용 생활 문제 등을 고려한 교정당국 조치에 합리성이 있다고 판단하며 장대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국 대표팀은 이날 체코와의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두며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대표팀이 16강 이상 성적을 거두며 전국적인 관심을 모을 경우 교정시설 내 월드컵 경기 편성 여부도 다시 주목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