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에 빠진 국내 고용 시장... 무려 316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된 주요 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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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이후 처음... 상용직 감소의 충격

국내 고용 시장에 이례적인 충격 지표가 관측됐다.
정규직과 유사해 안정적인 일자리로 간주되는 상용근로자 수가 외환위기 여파 이후 처음 하락세로 돌아섰다.
15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과 경제활동인구 마이크로데이터 통계에 의하면 올해 5월 임금근로자 중 상용직은 1674만 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7000명 감소했다.
상용근로자 규모가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한 현상은 1999년 12월 5만 6000명 감소를 기록한 이래 처음 관측된 현상이다.
상용직 일자리는 2000년 1월 증가세로 전환된 뒤 올해 4월 6만 2000명 늘어날 때까지 316개월 동안 연속 증가했으나 이번 조사에서 성장세가 멈췄다.
감염병 확산이 한창이던 2020년 12월에도 5000명 성장을 방어했고, 2022년에는 월 80만~90만 명대의 폭발적인 급증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해당 증가 폭은 올해 10만 명대로 급락하더니 결국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전체 취업자 중 상용직 비중 자체는 57.5%에 도달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이는 전체 취업자가 4만 명 줄어들며 발생한 착시 현상이다.
일자리 감소 충격을 가장 직접적으로 맞이한 계층은 20·30대 청년층이다.
통계를 보면 20대 상용직은 16만 4000명 축소됐고, 30대는 3만 4000명 줄어 두 세대에서만 19만 7000명의 상용직 일자리가 사라졌다.
이 수치는 고용 위기가 극심했던 2020년 12월 21만 7000명 감소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제조업 분야 청년층 상용직이 20대에서 3만 6000명 줄었고, 30대에서 5만 6000명 줄어 전체 9만 2000명 감소를 기록했다.
반면 동일 업종의 60대 이상 고령층 상용직은 1만 8000명 늘어났다.
청년 일자리가 고령층 노동력으로 대체되는 고용 구조 변화가 완연해졌다.
제조업 취업자 수도 1년 전보다 14만 명 줄어들며 23개월 연속 감소 행진을 지속했다.
IT 산업과 전문직 서비스업의 연령별 고용 교차 양상은 이번 통계의 핵심 특징이다.
20대 상용직은 정보통신업에서 5만 7000명 감소해 제조업(3만 6000명 감소)보다 심각한 후퇴를 보였다.
반면 30대 정보통신업 상용직은 2만 6000명 성장했다. 관련 직종의 고용 지형이 신입 중심에서 경력직 위주로 개편됐음을 뜻한다.
인공지능(AI)이 단순 반복적인 코딩을 대체하면서 진입 장벽이 높아졌고 시스템 설계를 맡는 숙련직 수요만 유지되는 양상이다.
30대 상용직은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에서 7만 6000명 줄어 전 업종 통틀어 가장 심각한 하락을 나타냈다.
건축 엔지니어링과 법무 회계 서비스가 포함된 이 분야의 급감은 인공지능 업무 자동화 파급 효과가 반영됐을 수 있다.
정부는 인공지능 확산이 고용 축소에 미친 인과관계를 현 단계에서 단정하기는 섣부르다는 견해를 유지했다.
20대는 임금노동 시장 전반이 무너졌다. 상용직뿐 아니라 임시직이 6만 7000명 감소했고, 일용직도 1만 2000명 동반 축소돼 일자리 생태계가 악화됐다.
30대는 일용직이 3만 3000명 증가해 불안정한 고용 형태로 인력이 이동하는 흐름이 포착됐다.
돌발 변수인 중동전쟁도 악재로 작용했다. 올해 초 정부는 연간 취업자가 16만 명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전쟁 발발 이후 비용 압박이 심화되자 기업들이 채용문을 닫았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고용은 실물경제에 후행하는 만큼 2~3월 충격이 지연 반영된 측면이 있다"며 "중동 변수 등으로 회복 시기나 속도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12일 비상경제본부 회의를 소집해 청년 일자리 대책을 국정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