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청 줄이고 학교 살린다" 통합교육청 3단계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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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출범 전남광주통합교육청, 1실 4국 슬림화 및 교육지원청 권한 대폭 이양 예고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오는 7월 1일, 대한민국 교육 행정의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될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의 출범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전남도교육청
전남도교육청

거대한 두 광역자치단체의 교육 행정이 하나로 융합되는 매머드급 기관의 탄생을 앞두고, 일각에서는 거대한 '옥상옥' 행정 조직이 만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존재했다. 그러나 전라남도교육청(교육감 김대중)은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듯, 단계적인 조직 개편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본청의 몸집을 대폭 줄이고 학교 현장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을 극대화하겠다는 혁신적인 청사진을 전격 공개했다.

■ 거대 공룡은 없다… 3단계 걸친 뼈깎는 '본청 다이어트'

이번에 발표된 조직 신설안의 핵심 기조는 명확하다. 지금 당장의 거창한 겉모습보다는 '점진적이고 안정적인 통합', 그리고 '현장 중심의 권한 이양'이다. 전남도교육청은 통합교육청의 조직 개편을 총 3단계의 중장기 로드맵으로 세밀하게 설계했다.

우선 7월 1일 출범과 동시에 적용되는 1단계에서는 방대한 조직의 물리적 결합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는 데 방점을 찍는다. 보좌기관을 통합하고 기획조정실을 신설하여 거대 조직의 안정적인 닻을 올리기 위한 최소한의 근거를 마련한다. 이후 2단계에서는 한시적으로 운영되던 기구들의 기간이 종료되는 2028년 1월 1일을 기점으로 정책국 등의 기능적 통합을 본격화한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통합의 최종 완성기인 3단계다. 이때 본청 조직은 현행 '1실 6국'이라는 방대한 체제에서 벗어나 '1실 4국' 체제로 뼈를 깎는 슬림화를 단행하게 된다. 본청이 움켜쥐고 있던 방대한 행정 사무와 권한의 상당 부분을 일선 시·군 단위의 교육지원청으로 과감하게 내려보내, 본청은 거시적인 교육 정책 기획에 집중하고 교육지원청은 학교 현장을 밀착 지원하는 역할 분담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 3대 권역 거점 체제, 행정 중심에서 '학교 현장' 중심으로

조직의 슬림화와 더불어 공간적,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혁신적인 운영 체제도 도입된다. 전남과 광주를 아우르는 방대한 관할 구역의 특성을 고려해 무안, 광주, 동부(순천·여수 일대)의 3개 청사를 권역별 핵심 거점으로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단순히 청사를 분산시키는 것을 넘어, 광활한 통합특별시 내의 모든 학교가 지리적 소외감 없이 균등하고 신속한 행정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그동안 도교육청 본청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획일적이고 하향식의 행정에서 벗어나, 각 권역별 특성과 일선 학교의 다양한 요구에 기민하게 반응하는 '상향식 현장 중심 행정'으로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바꾸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 "본청은 가볍게, 교육지원청은 무겁게"라는 교육행정 개혁의 핵심 기조가 공간적 거점화를 통해 구체적으로 실현되는 셈이다.

■ 교권 보호부터 악성 민원까지… 교사가 체감하는 방패막이

아무리 훌륭한 조직 개편이라도 일선 학교 현장의 교직원들이 체감하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다. 이에 교육청은 3단계 조직 개편 과정 전반에 걸쳐 교원, 교육전문직, 일반직 공무원, 교육공무직원 등 다양한 교육 공동체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수렴하여 구체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최근 교육계의 가장 큰 화두이자 뼈아픈 상처인 '교권 추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와 악성 민원으로부터 교원들을 철저히 보호하기 위한 전담 지원 체계를 본청 산하에 강력하게 구축한다. 또한 교직원 간의 갑질 및 직장 내 괴롭힘을 원천 차단하는 예방 체계를 고도화하고, 현장 체험학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한 법적 책임 방어 체계까지 촘촘하게 마련할 예정이다. 교사들이 행정 업무나 민원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오직 '가르치는 일'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교육청이 든든한 방패막이가 되겠다는 것이다.

■ 김대중 교육감 "권한 나누고 책임 함께… 신뢰가 통합의 열쇠"

이번 통합과 혁신의 밑그림을 진두지휘한 김대중 전남교육감은 '신뢰'와 '소통'을 성공의 최우선 열쇠로 꼽았다. 김 교육감은 "전례가 없는 거대한 통합교육청의 성공 여부는 본청 조직의 웅장함이나 인력의 규모에 달려 있는 것이 절대 아니다. 일선 학교 현장에서 교육청을 얼마나 굳게 믿고 의지하느냐, 그 끈끈한 '신뢰'에서 모든 혁신이 시작된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이어 김 교육감은 "오는 7월 출범 시점의 조직 체계는 거친 파도를 헤치고 나아가기 위한 안정적인 출발선이자 첫걸음일 뿐"이라며, "앞으로 진행될 본격적인 단계별 통합과 혁신의 과정은 교육청의 일방적인 지시가 아니라 교육 가족 모두가 지혜를 모아 함께 만들어 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단순히 두 기관을 합치는 물리적 행정 통합을 뛰어넘어, 학교를 실질적으로 살리고 지원하는 교육, 중앙의 권한을 아래로 나누고 무거운 책임은 함께 짊어지는 교육,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가 동력이 되어 움직이는 진정한 의미의 교육 자치를 향해 흔들림 없이 단계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비장한 각오를 덧붙였다.

교육 권력을 스스로 내려놓고 학교를 살리기 위해 뼈를 깎는 쇄신을 예고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 이 거대한 교육 행정 실험이 대한민국 공교육 정상화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수 있을지 전국 교육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