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솥더위 막는 ‘쿨링 방패’… 광산구, 영구임대 1485세대 차열페인트 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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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대 규모 5억 2200만 원 예산 투입… 취약계층 냉방비 덜고 온열질환 예방하는 든든한 백신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지구온난화가 촉발한 기후변화가 매년 기록적인 폭염을 경신하며 한반도를 펄펄 끓는 가마솥으로 만들고 있다.
광산구는 관내 영구임대아파트 1,485세대의 건물 외벽 전체에 태양열을 차단하는 특수 차열페인트를 도장하는 대규모 주거환경 개선 사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 광주시 광산구
광산구는 관내 영구임대아파트 1,485세대의 건물 외벽 전체에 태양열을 차단하는 특수 차열페인트를 도장하는 대규모 주거환경 개선 사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 광주시 광산구

특히 에어컨조차 마음 놓고 켤 수 없는 에너지 취약계층에게 여름철 찜통더위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생명과 직결되는 끔찍한 재난과도 같다. 이러한 가운데 광주광역시 광산구(구청장 박병규)가 다가오는 살인적인 폭염으로부터 지역 내 주거 취약계층의 건강과 생존권을 지켜내기 위해 전국에서 가장 거대한 규모의 ‘쿨링(Cooling) 방패’를 전격적으로 빼 들어 전국적인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광산구는 관내 영구임대아파트 1,485세대의 건물 외벽 전체에 태양열을 차단하는 특수 차열페인트를 도장하는 대규모 주거환경 개선 사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고 밝혔다. 기후위기에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소외계층을 행정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보호하는 이번 조치는, 이른바 '기후 적응'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가장 모범적이고 선도적인 복지 정책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 기후위기의 최전선, 폭염에 무방비로 노출된 취약계층의 비애

현대 사회에서 기후위기는 결코 모두에게 평등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폭염과 한파 등 이상 기후의 파괴력은 낡고 열악한 주거 환경에 거주하며 경제적 여력이 부족한 저소득층과 독거노인 등 에너지 취약계층에게 더욱 잔인하게 들이닥친다. 특히 여름철 노후된 콘크리트 아파트는 한낮의 뜨거운 태양열을 그대로 흡수하고 저장했다가 밤이 되면 실내로 열기를 내뿜어 숨 막히는 열대야를 유발하는 거대한 불가마로 변신한다.

비싼 전기요금 폭탄이 두려워 낡은 선풍기 한 대에 의지해 무더위를 버텨내야 하는 영구임대아파트 거주민들은, 매년 여름이면 온열질환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실정이다. 광산구는 이처럼 기후 불평등의 최전선에 놓인 주민들의 처절한 고통을 단순한 개인의 가난 문제가 아닌 행정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공공의 중대한 과제로 인식하고, 냉방 복지의 사각지대를 원천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이번 대규모 도장 사업을 치밀하게 기획했다.

■ 빛을 반사하는 첨단 기술, 차열페인트가 선사하는 '마법의 온도차'

이번 사업의 핵심 무기로 투입되는 '차열페인트(Cool Roof Paint)'는 일반적인 외벽 페인트와는 차원이 다른 첨단 기능을 자랑한다. 이 특수 페인트에는 태양광선의 열에너지를 강력하게 반사하고 흡수된 열을 외부로 빠르게 방사하는 특수한 열차단 안료가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다. 건물 외벽이나 옥상에 이 페인트를 꼼꼼하게 도장하게 되면, 한여름 뙤약볕이 내리쬐더라도 건물 표면에 열기가 축적되는 것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훌륭한 방어막 역할을 수행한다.

실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차열페인트를 시공한 건축물은 그렇지 않은 건물에 비해 표면 온도를 획기적으로 낮출 뿐만 아니라 실내 온도 역시 눈에 띄게 저감시키는 '마법 같은 온도차'를 만들어낸다. 이는 찜통 같은 실내 환경을 쾌적하게 개선하여 어르신들의 끔찍한 온열질환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이고, 적은 냉방기 가동만으로도 금세 시원해지기 때문에 취약계층의 가장 큰 골칫거리인 여름철 전기요금 부담을 대폭 완화하는 일석이조의 경제적 효과까지 가져다준다.

■ 타 지자체 압도하는 전국 최대 규모, 5억여 원 예산 확보의 저력

광산구의 이번 도장 사업이 유독 세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그 압도적인 사업의 '규모' 때문이다. 단일 영구임대 공동주택 단지를 대상으로 한 차열페인트 시공으로는 명실상부한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타 지자체인 경북 구미시가 영구임대아파트 600세대를 대상으로 유사한 사업을 진행한 바 있으나, 광산구는 그 두 배를 훌쩍 뛰어넘는 무려 1,485세대의 방대한 물량을 한 번에 소화해 낸다.

이러한 전례 없는 대규모 사업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광산구의 발로 뛰는 적극 행정과 국비 확보 노력이 숨어있다. 광산구는 기후위기 대응의 절실함을 무기로 중앙부처를 지속적으로 설득한 끝에,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주관하는 ‘2026년 기후위기 취약계층‧지역 지원사업’ 공모에 당당히 선정되는 쾌거를 일궈냈다. 이를 통해 영구임대아파트 단지 지원 사업 역사상 역대 최고액인 5억 2,200만 원이라는 막대한 사업비를 단번에 확보하며, 구의 빈약한 재정 부담을 덜고 사업 추진의 강력한 동력을 얻게 되었다.

■ 우산빛여울채를 넘어 광산구 전역으로… '기후안심 도시' 향한 도약

확보된 막대한 예산을 바탕으로 광산구는 당장 이달 중순부터 관내 최대 취약계층 밀집 지역인 우산동 우산빛여울채 아파트 단지로 달려간다. 단지 내 총 10개 동, 1,485세대의 거대한 건물 외벽 전체에 특수 차열페인트를 빈틈없이 도장하는 대대적인 공사를 신속하게 진행하여,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오기 전 주민들에게 시원한 방패를 씌워줄 계획이다.

광산구의 담대한 발걸음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구는 이번 우산빛여울채 아파트 시공이 완료된 후, 혹서기 동안 차열페인트의 실제적인 실내 온도 저감 효과와 주민 만족도, 에너지 절감 데이터 등을 아주 면밀하고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분석할 예정이다. 그리고 이 실증된 성공 데이터를 든든한 밑거름 삼아, 향후 기후위기 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어르신들이 모여 있는 경로당, 어린아이들이 생활하는 국공립 어린이집 등 다양한 취약 시설과 낙후 지역으로 차열페인트 도장 사업을 거침없이 확대해 나갈 원대한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있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은 “점점 더 잔인해지는 폭염과 잦아지는 기상이변 속에서, 가장 먼저 고통받고 희생되는 우리 이웃들의 눈물을 행정이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강한 어조로 역설했다. 이어 “이번 전국 최대 규모의 차열페인트 도장 사업이 취약계층 주민들의 온열질환 발생 위험을 현저히 낮추고, 푹푹 찌는 여름철 삶의 질을 한 단계 높이는 든든한 백신이 될 것으로 굳게 믿는다”며, “앞으로도 광산구는 42만 구민 누구나 기후 재난으로부터 자유롭게, 쾌적하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완벽한 ‘기후안심 도시 기반’을 확충하는 데 모든 행정적 역량과 진심을 쏟아붓겠다”고 비장한 각오를 다졌다. 차열페인트 한 통에 담긴 광산구의 따뜻한 밀착 복지가 올여름 광주의 온도를 한결 시원하게 낮춰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