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악, 부인과 세 차례 해외출장... 갈 때마다 7000만원 넘게 썼다

작성일

중앙선관위, 투표지 부족사태 뉴스 보고 알아
노태악, 투표용지 인쇄 축소도 모르고 있었다

6·3 지방선거 당시 서울 지역 일부 투표소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언론 보도를 통해 처음 인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투표시간 연장 결정과 투표용지 인쇄 축소 지침 역시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에게 사전 보고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5일 오후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 관련 대국민 사과를 마치고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  뉴스1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5일 오후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 관련 대국민 사과를 마치고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 뉴스1

18일 중앙선관위 산하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규명위원회'에 따르면 중앙선관위는 선거일인 지난 3일 오후 8시 8분쯤 투표용지 부족 사안을 파악했다. 그러나 해당 사실은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의 보고가 아닌 언론 보도를 통해 처음 알려진 것으로 조사됐다.

조현욱 진상규명위원장은 전날 과천 중앙선관위 청사에서 열린 6차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비상 상황에 대한 신속한 보고·대응 체계가 미작동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중앙선관위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서울시선관위로부터 보고받은 것이 아니라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며 "그와 동시에 중앙선관위원장은 상임위원과 사무총장 등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보고받았다"고 설명했다.

중앙선관위는 상황을 인지한 뒤 투표용지 발급기를 활용한 추가 발급 방안 등을 검토했지만 이미 상당한 시간이 지난 뒤여서 실질적인 대응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상규명위는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 시간이 오후 10시까지 연장된 사실도 중앙선관위에 뒤늦게 보고된 것으로 파악했다. 조 위원장은 "노태악 당시 중앙선관위원장은 오후 10시 연장 결정에 대해 사전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며 "이는 서울시선관위 상임위원과 사무차장, 선거과장 등이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된 이른바 '50% 축소 인쇄 지침' 역시 노 전 위원장에게 사전에 보고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조 위원장은 "중앙선관위원장은 선거일 투표용지 인쇄 매수 축소 지침에 대해 시행 전에 보고받은 바가 없다고 회신했다"며 "상임위원은 보고받았고 해당 지침은 사무총장 전결로 처리됐다"고 밝혔다.

진상규명위는 회의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대응 과정의 책임 소재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노 전 위원장의 재임 시절 해외 출장 예산 집행을 둘러싼 논란도 제기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선관위로부터 제출받아 이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노 전 위원장은 재임 중 세 차례 해외 출장을 가면서 매번 배우자를 동반했다.

'해외선거관리기관 교류·협력방안 협의 등을 위한 국외출장 계획'에 따르면 노 전 위원장은 2024년 11월 배우자와 함께 7박 9일 일정으로 독일과 에스토니아를 방문했다. 이 출장에는 항공료와 철도운임, 체재비, 준비금 등을 포함해 약 7194만원이 사용됐다.

또 '선거제도 발전 및 국제 네트워크 증진을 위한 국외출장 계획' 자료에 따르면 노 전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8박 10일 일정으로 덴마크 코펜하겐과 스웨덴 스톡홀름을 찾았으며, 해당 출장에는 9053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양 의원 측은 노 전 위원장의 해외 출장에 배우자가 동행했다는 내용이 선관위가 사후 공개한 외부 공개 문서에는 기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이에 대해 "헌법기관장으로서 지위와 역할에 상응하는 예우를 고려할 필요가 있어 예산 편성 때부터 배우자 예산을 편성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