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대통령 만류 무릅쓰고 연임 도전할 듯... 친이재명계-친정청래계 전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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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전당대회 출마 강행할 듯... 계파 싸움 극단으로 치닫나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의 사실상 만류를 무릅쓰고 차기 전당대회 출마 쪽으로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오는 8월 17일 전당대회를 두고 친이재명계와 친정청래계 간 전면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20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정 대표는 최근 가까운 인사들에게 당대표 경선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다음 주 대표직 사퇴와 동시에 사실상의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관계자는 한국일보에 민주당 대표를 연임한 이 대통령 전례를 따라 전당대회준비위원회 구성 전 대표직을 내려놓을 것이라며 "대표직 사퇴, 전대 출마 등을 위한 실무적 준비를 시작하자는 차원에서 일부 측근들에게 최근 의중을 전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민주당은 24일 최고위원회의, 26일 당무위원회를 소집해 전준위 구성을 의결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이에 맞춰 늦어도 24일까지 대표직을 내려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통령도 당대표 시절인 2024년 6월 전준위 구성을 위한 최고위·당무위를 앞두고 대표직에서 물러난 전례가 있다. 정 대표가 사퇴하면 민주당은 8·17 전당대회에서 새 대표를 뽑을 때까지 한병도 원내대표의 당대표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과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해 정 대표를 거듭 겨냥하면서 정 대표 연임 도전에 사실상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연 주요 7개국(G7) 참석·유럽 순방 결과 브리핑에서도 정 대표를 향한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민주당 내의 경쟁과 갈등에 대해 한 말씀 꼭 드리고 싶다. 원수들이 싸우듯이 하지 말라"며 "같은 진영이라고 하는 울타리 안에 있는 사람들끼리 경쟁을 하는 게 아니라 전쟁을 해서 되겠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모욕을 하지 말라. 왜 그렇게 서로 모욕하고 폄하하고, 짜증 나게, 쳐다보기도 싫어지도록 싸우느냐"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지율 문제도 거론했다. 그는 "선거일을 기점으로 (국정)지지율이 폭락하고 있다"며 여권 내 분열을 핵심 원인으로 짚었다. 해법으로는 그간 강조해 온 '포용적 여당'을 다시 꺼내며 정당이 더 포용적이고 개방적이어야 한다고 했다.
검찰 보완수사권을 두고도 정 대표와 결이 다른 입장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예외적 허용이 필요하다는 기존 생각을 재확인하면서 "국회가 하자는 대로 할 테니까, (국회에) 권한을 줬으니 책임도 질 것"이라고 했다. 또 "개별 국회의원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자유롭게 표명해야 하지만, 억압의 방식이 돼선 안 된다"고 했다. 정 대표가 전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는 너무나 당연하다"고 한 것과 맞물려 이 역시 정 대표를 겨눈 것이라는 해석이 당 안팎에서 나왔다. 자연스럽게 친명계에선 "대통령이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정 대표가 과연 당대표 연임 도전에 나설 수 있겠냐"는 말이 나왔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가 주변에 "내가 불출마하면 오히려 당무 개입 논란이 일어서 대통령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 대표는 정당, 검찰 등에 대한 개혁을 완수해 민주당 정통성을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 17일 자신이 주도해 도입한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가 이번 전당대회에서 처음으로 시행된다면서 "정당 민주와 정당 개혁의 깃발을 올린 노무현의 꿈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16일엔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의 역사를 자양분 삼아 이재명의 역사를 꽃피워야 한다"고 했다.
정 대표는 전날 행보에서는 대통령과의 정면충돌을 피하는 모습도 보였다. 전날 오전 당 회의에서 "대통령은 월드클래스"라며 순방 성과를 추켜세웠고, 비공개로 전북 전주·군산·익산을 돈 뒤 저녁 페이스북에 "'당대표가 참 고생이 많았제. 힘내시오'란 말씀을 들으면서 죄송하고 감사하고 고마웠다"고 적었다. 다만 대통령 발언에 대한 직접 언급은 없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 대표도 자신의 당대표 연임을 두고 여권이 분열하고 있는데 고민이 크지 않겠느냐"고 했다.
정 대표가 출마를 공식화하면 친명계 지지를 받는 김민석 국무총리는 물론 "정 대표 거취를 보고 결정하겠다"던 송영길 의원도 경선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 친명계 의원은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이 그렇게까지 자신의 뜻을 전했음에도 출마를 강행하는 건 제대로 붙어보자는 말 아니겠나"라며 "정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이 대통령은 집권 1년여 만에 레임덕에 빠질 것이다. 김민석 국무총리 당대표 만들기에 사즉생 각오로 나설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 중진 의원은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발언에도 정 대표가 강성 지지층을 등에 업고 출마를 강행한다면, 대통령 말대로 '경쟁'이 아닌 '전쟁'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