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절벽 골든타임 잡아라" 장성군 공무원 200명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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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지원 '인구 위기 대응 교육' 성료… 현금성 지원 탈피해 일자리·주거 아우르는 융합형 정주 여건 개선 방안 모색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초저출산과 급격한 고령화로 인해 대한민국 지방 소도시들이 이른바 ‘지방소멸’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 서 있다.
장성군은 지난 18일 군청 아카데미홀에서 군 소속 핵심 공직자 200여 명을 대거 소집한 가운데 ‘인구 위기 대응을 위한 공직자 맞춤형 인구교육’을 강도 높게 실시했다. / 장성군
장성군은 지난 18일 군청 아카데미홀에서 군 소속 핵심 공직자 200여 명을 대거 소집한 가운데 ‘인구 위기 대응을 위한 공직자 맞춤형 인구교육’을 강도 높게 실시했다. / 장성군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문을 닫고 지역 상권이 붕괴한다는 자조 섞인 농담이 뼈아픈 현실로 다가온 가운데, 전남 장성군이 이 거대한 인구 위기의 파도를 넘기 위해 공직사회 내부부터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돌입해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탁상행정에서 벗어나 현장의 뼈아픈 현실을 직시하고, 공무원들의 낡은 마인드를 뜯어고쳐 지역 실정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생존 전략을 짜내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 벼랑 끝 인구 감소, 공직사회부터 마인드 뜯어고친다

장성군은 지난 18일 군청 아카데미홀에서 군 소속 핵심 공직자 200여 명을 대거 소집한 가운데 ‘인구 위기 대응을 위한 공직자 맞춤형 인구교육’을 강도 높게 실시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인구 위기 대응 인구교육 추진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전격 마련된 이번 교육은, 단순한 연례행사 성격의 교양 강좌가 아니었다. 국가적 재난 수준인 인구 감소 문제의 심각성을 수치와 데이터로 명확히 인지하고, 최일선에서 정책을 기획하고 집행하는 공직자들이 먼저 혁신적인 시각을 갖추지 않으면 지역의 미래는 없다는 절박함에서 출발했다.

이날 아카데미홀을 가득 메운 공직자들은 무거운 위기의식 속에서 강연에 집중했다. 정책의 방향타를 쥐고 있는 이들이 인구 구조 변화의 메커니즘을 정확히 이해해야만, 예산 낭비를 막고 군민의 삶에 실질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는 고효율 맞춤형 정책을 발굴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일회성 현금 살포의 한계, 패러다임의 대전환 요구

이날 특강의 마이크를 잡은 인구와미래정책연구원 소속 이우택 전문강사는 날카로운 분석과 생생한 타 지자체 실패 사례를 들며 참석자들의 이목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특히 그는 그동안 수많은 지자체가 인구 반등의 만병통치약처럼 여겨왔던 ‘출산 장려금’ 등 일회성 현금 지원 정책의 명백한 한계를 꼬집으며 패러다임의 전면적인 대전환을 강하게 주문했다.

이 강사는 "몇백만 원의 현금을 손에 쥐여준다고 해서 청년들이 아이를 낳고 지역에 평생 정착할 것이라는 기대는 지독한 착각이자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진정으로 청년과 가족 단위 인구를 끌어들이고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기본이며, 쾌적한 주거 인프라, 수준 높은 문화 향유 시설, 그리고 자녀를 안심하고 키울 수 있는 탁월한 교육 환경 등 '정주 여건의 종합적인 업그레이드'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살고 싶은 매력적인 인프라가 갖춰질 때 비로소 인구 유입의 선순환 고리가 완성된다는 것이다.

■ 부서 간 칸막이 허물기, 융복합 행정만이 살길

더욱 뼈아픈 지적은 행정 조직 내부의 고질적인 병폐를 향했다. 이 강사는 복잡다단한 인구 문제를 어느 특정 부서만의 골칫거리로 떠넘기는 낡은 관행을 타파해야 한다고 거듭 역설했다. "일자리는 경제 부서, 출산은 보건 부서, 주거는 건축 부서가 따로따로 겉도는 식의 칸막이 행정으로는 결코 거대한 인구 감소의 쓰나미를 막아낼 수 없다"는 그의 지적에 현장에서는 깊은 공감의 탄식이 흘러나왔다.

인구 정책은 곧 지역 생존을 위한 총력전이다. 따라서 군청 내 모든 부서가 이기주의를 버리고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강력한 '융복합 행정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새로운 산업 단지를 조성할 때 단순히 기업 유치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일할 청년 근로자들을 위한 임대 주택 건립과 보육 시설 확충을 기획 단계부터 여러 부서가 머리를 맞대고 동시에 추진하는 식의 입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김한종 군수의 특명, "혁신적 정책으로 지역 소멸 막아라"

이번 대규모 공직자 인구교육을 직접 지시하고 현장을 챙긴 김한종 장성군수는 행사의 대미를 장식하며 200여 명의 공직자들에게 무거운 특명을 내렸다. 김 군수는 "우리 지역의 명운이 걸린 인구 문제의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직접 군민과 부대끼며 정책을 실행하는 공직자 여러분의 뼈를 깎는 인식 전환과 헌신이 그 무엇보다 절실하게 선행되어야 한다"고 비장한 어조로 당부했다.

이어 김 군수는 "오늘의 이 치열했던 교육의 장이 단순한 배움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장성군만의 특색을 살린 가장 창의적이고 실효성 있는 인구 반등 정책을 쏟아내는 강력한 마중물이 되기를 간절히 기대한다"며, "과감한 혁신과 부서 간의 끈끈한 협업을 통해 누구나 찾아오고 싶고, 살고 싶은 '희망의 장성'을 만드는 데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하자"고 굳은 결의를 다졌다. 현금 복지의 환상에서 깨어나 진짜 살기 좋은 인프라 구축이라는 정공법을 택한 장성군. 관행을 타파하고 융복합 행정으로 무장하려는 이들의 발 빠른 행보가, 벼랑 끝에 선 대한민국 지방 소도시들에게 어떠한 생존의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