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1.4조 쓸어 담은 자산운용업계…10곳 중 4곳이 '적자'에 빠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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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고 수익 뒤 37%가 적자, 자산운용사 양극화 심각
레버리지 ETF 과열, 금감원 강력 모니터링 예고
2026년 1분기 자산운용사 당기순이익이 1조 4664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28.7% 폭증했다. 코스피 지수 급등과 상장지수펀드(ETF·특정 주가지수 수익률을 따라가는 펀드) 시장 팽창이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견인한 이면에는 전체 운용사의 37.6%가 적자를 내는 심각한 양극화 현상이 고착화되었다. 금융감독원은 실적 상승을 주도한 고위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등 자본시장 내 과열 쏠림 현상에 대한 강력한 집중 모니터링을 예고했다.

2026년 1분기 자산운용사 당기순이익은 전 분기 대비 91.2% 늘어난 1조 4664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1조 3523억 원을 기록해 전 분기보다 54.0%, 전년 동기보다 232.5% 급증했다. 수수료 수익이 전 분기 대비 9.5% 증가한 1조 8931억 원에 달하며 전체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세부적으로 펀드 관련 수수료는 1조 4614억 원, 일임자문 수수료는 4316억 원을 기록했다. 자산운용사의 운용자산은 2355조 7000억 원으로 2025년 말 대비 166조 7000억 원 팽창했다.
공모펀드 수탁고는 코스피 지수 상승과 ETF 시장 확대에 힘입어 96조 1000억 원 증가한 705조 5000억 원을 기록했다. 공모펀드 내 주식형 펀드는 55조 1000억 원, 머니마켓펀드(MMF·단기금융상품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는 28조 6000억 원 늘어났다. 2025년 말 4214였던 코스피 지수는 2026년 3월 말 기준 5052로 19.9% 상승하며 펀드 자산 가치 증대에 직접적으로 기여했다.
22일 개장 전 기준 코스피 지수는 9052.42까지 치솟으며 이례적인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자산운용사의 고유재산 운용 등으로 얻은 증권투자손익은 3196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14.7% 증가했다. 영업비용은 1조 2977억 원으로 연말 성과급이 반영된 전분기보다는 13.6% 감소했다. 자산운용사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31.0%를 기록해 전분기 대비 13.9%포인트 상승했다.
사상 최대 분기 수익 이면에는 자산운용업계 내부의 실적 격차 확대가 자리한다. 2026년 3월 말 기준 전체 511개 자산운용사 중 319개사가 흑자를 기록했다. 192개사(37.6%)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우수한 업계 전체 실적 속에서도 적자 회사 비율은 전분기(32.3%) 대비 증가했다. 사모운용사 434곳 중 적자를 기록한 회사 비율은 41.5%로 전분기 대비 4.7%포인트 높아졌다. 공모운용사 77곳의 적자 비율도 15.6%로 전분기 대비 7.8%포인트 늘어났다.
펀드 시장이 ETF 위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특정 대형 운용사로 자금이 집중되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사모펀드 수탁고는 784조 9000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3.0% 증가에 그치며 공모 펀드 대비 성장이 정체됐다. 부동산 업황 부진 장기화로 인해 관련 대체투자를 주력으로 하는 운용사들의 실적 악화가 뚜렷하게 나타나며 업계 내 양극화를 가속하고 있다. 대형 운용사들은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과당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점유율 확보와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지난 5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기초자산 가격 변동성의 2배 수익을 추구하는 초고위험 상품)' 상장을 강행했다. 증권가에서는 최소 1조 7000억 원에서 최대 5조 3000억 원 규모의 시중 자금이 해당 레버리지 상품으로 유입될 것으로 추산한다. 신규 투자 자금이 증시에 공급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대급부로 기존 반도체 테마 ETF에서 대규모 자금 이탈이 발생할 위험이 상존한다. 한미반도체, DB하이텍 등 관련 밸류체인에 속한 중소형 반도체 종목들의 수급 불균형을 초래해 주가 변동성을 극도로 키울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금융감독원은 1분기 영업실적 발표와 동시에 시장 과열 현상에 대한 공식적인 경고 메시지를 발표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반도체 기업 주식 및 5월 출시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등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매매와 순매수가 급증하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정 운용사의 지분매각 등 일회성 영업외수익이 당기순이익 일시적 증가에 영향을 미친 점도 지적됐다. 물가, 환율, 금리 상승 등 거시경제 시장 지표의 변동성이 확대되며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자산운용 산업이 건전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과열 쏠림 여부 및 운용사 건전성 현황을 중점 모니터링하며 감독과 제도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