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가 시총 1위 차지하자, 삼성전자가 꺼낸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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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주 포함 논쟁, 삼성전자의 진짜 시총 1위는?
AI 반도체 시장 급성장, SK하이닉스의 위상 변화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의 코스피 시가총액 1위 등극 소식에 대해 직접 입장을 내놓으며 반박에 나섰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약 25년 7개월 만에 삼성전자를 제치고 시총 1위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삼성전자는 우선주를 포함한 전체 기준으로 계산하면 여전히 자사가 시총 1위라고 주장했다.

22일 삼성전자는 "기업의 시가총액은 보통주뿐 아니라 우선주까지 포함한 전체 주식 가치를 기준으로 산출해야 한다"며 "보통주만으로 기업 전체 가치를 판단하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설명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삼성전자의 전체 시가총액은 약 2252조 원 규모다. 이는 보통주 시가총액 약 2069조 원에 우선주 시가총액 약 183조 원을 더한 수치다. 삼성전자는 이를 근거로 "전체 기업 가치 기준으로는 여전히 SK하이닉스를 앞서고 있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논란의 발단은 이날 장중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등하면서 시작됐다.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과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며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이 삼성전자를 소폭 앞질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이날 오후 12시 51분 기준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은 약 2084조 6544억 원을 기록해 삼성전자 보통주 시총인 2084조 1983억 원을 약 4561억 원 차이로 넘어섰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국내 증시 역사에서 상징적인 기록을 세우게 됐다. 삼성전자가 1999년 7월 국내 증시 시총 1위에 오른 이후 약 25년 7개월 동안 유지해 온 왕좌를 처음으로 넘겨받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변화를 단순한 주가 역전 이상의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최근 AI 시장 확대와 함께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떠오른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AI 기업들에 HBM을 공급하며 실적 개선 속도를 높이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메모리 사업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AI 반도체 시장 대응과 파운드리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가 지적한 것처럼 시가총액 산정 방식에는 해석의 차이가 존재한다.

원칙적으로 기업의 전체 시가총액은 발행된 모든 주식의 가치를 합산해 계산한다. 따라서 보통주뿐 아니라 우선주 가치도 포함하는 것이 맞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대신 보통주보다 먼저 배당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주식이다. 일반적으로 보통주보다 가격이 낮지만 배당수익률은 더 높은 경우가 많다.

삼성전자는 국내 증시에서 우선주 거래 규모가 가장 큰 기업 중 하나다. 삼성전자 우선주의 시가총액만 수백조 원 규모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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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자주 접하는 네이버 증권이나 각종 증권사 HTS·MTS에서는 보통주와 우선주를 별도로 집계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 때문에 언론과 시장에서는 통상적으로 보통주 기준 시가총액을 활용해 기업 순위를 비교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삼성전자 역시 증권 정보 서비스에서는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가 각각 별개의 종목으로 분류된다. SK하이닉스에는 대규모 우선주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비교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보통주 기준 시총 순위가 사용돼 왔다.

결국 이번 논란은 "기업 전체 가치 기준이냐" 아니면 "시장 관행상 보통주 기준이냐"의 차이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업계에서는 양측 주장 모두 일리가 있다고 보고 있다. 기업 전체 가치를 평가할 때는 우선주를 포함하는 것이 맞지만, 국내 증시에서 시총 순위를 논할 때는 오랫동안 보통주 기준을 사용해왔기 때문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최근 SK하이닉스의 위상이 크게 달라졌다는 점이다. 과거 삼성전자에 크게 뒤처졌던 시총 규모가 이제는 장중 역전까지 가능할 정도로 성장했다는 사실 자체가 국내 반도체 산업의 지형 변화를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AI 산업 성장의 핵심 부품으로 꼽히는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선두권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가 집중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메모리, 파운드리, 시스템반도체를 아우르는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서 반격을 준비하고 있어 향후 시총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삼성전자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보통주 기준 시총 1위는 SK하이닉스, 전체 주식 가치 기준 시총 1위는 삼성전자"라는 해석이 가장 현실적인 결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두 반도체 기업의 시총 격차가 사실상 사라진 만큼 앞으로 주가 흐름에 따라 1위 자리가 수시로 바뀔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