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하다...월드컵 대표팀 맡은 지 단 '11일' 만에 물러나는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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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예선 경기 패배 후폭풍
튀니지 축구대표팀이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을 확정한 가운데, 에르베 르나르 감독이 부임 11일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을 것으로 보인다.
대회 도중 사령탑을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지만 분위기 반전에는 실패했고, 결국 월드컵 종료와 함께 짧은 동행도 막을 내릴 전망이다.
22일 아랍권 매체들은 튀니지축구협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르나르 감독이 오는 26일 네덜란드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을 끝으로 대표팀을 떠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관계자는 "월드컵 일정이 종료된 뒤 르나르 감독과의 계약은 사실상 마무리될 것"이라고 전했다.

튀니지는 이번 대회 F조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스웨덴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1-5로 대패한 데 이어 일본과의 2차전에서도 0-4로 완패하며 2경기 9실점이라는 참담한 결과를 남겼다. 단 한 번도 승점을 얻지 못한 채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고, 경기력 역시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튀니지축구협회는 스웨덴전 대패 직후 사브리 라무시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이후 아프리카 축구의 명장으로 평가받는 르나르 감독을 긴급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준비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일본전은 르나르 감독이 팀을 맡은 뒤 치른 첫 경기였지만 결과는 오히려 더 충격적이었다.
매체들은 이번 대회를 두고 "튀니지 축구 역사상 가장 실망스러운 월드컵 참가 사례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당초 르나르 감독은 월드컵 이후에도 대표팀을 장기적으로 이끌 후보로 거론됐지만, 예상 밖의 대패와 조기 탈락이 모든 계획을 바꿔놓은 것으로 보인다.
르나르 감독은 아프리카 축구 역사에서 손꼽히는 지도자다. 잠비아와 코트디부아르를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우승으로 이끌었고, 모로코와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 감독도 맡았다. 특히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이끌고 우승팀이 된 아르헨티나를 조별리그에서 꺾으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런 지도자조차 단기간에 팀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기는 어려웠다. 결국 네덜란드전은 튀니지의 이번 월드컵 마지막 경기이자 르나르 감독의 고별전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부임 후 단 11일 만에 대표팀을 떠나는 셈이다.

한국 축구에도 있었던 월드컵 도중 감독 교체
사실 월드컵 기간 중 감독이 교체되거나 사실상 경질되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하지만 한국 축구 역사에도 비슷한 사례가 존재한다.
대표적인 사례는 1998 프랑스 월드컵 당시의 차범근 감독이다. 한국은 멕시코와의 첫 경기에서 1-3으로 패한 뒤 네덜란드와의 두 번째 경기에서 0-5 대패를 당했다. 이후 대한축구협회는 대회 도중 차범근 감독을 전격 경질했고, 김평석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남은 벨기에전을 치렀다. 이는 한국 축구 역사상 월드컵 본선 기간 중 감독이 교체된 대표적인 사례로 남아 있다.
당시 차범근 감독의 경질은 한국 축구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도중 이뤄진 감독 교체로 기록됐다. 이후에도 대표팀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중도 경질된 사례는 있었지만, 월드컵 본선이 진행되는 도중 사령탑이 바뀐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이번 튀니지의 상황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월드컵 개막 이후 감독을 교체하는 것은 대개 팀 분위기가 극도로 악화됐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짧은 시간 안에 전술과 조직력을 완전히 바꾸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결국 튀니지는 라무시 감독 경질이라는 강수를 뒀고, 르나르 감독이라는 검증된 명장을 데려왔지만 결과를 뒤집지 못했다. 월드컵이라는 가장 큰 무대에서 나온 두 경기의 참패는 감독 교체 카드마저 무력화시켰고, 튀니지 축구는 또 한 번의 대대적인 재정비를 피할 수 없게 됐다.
한편 홍명보 감독이 리드하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오는 25일 오전 10시 A조 예선 경기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