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벼락 악몽 그만!" 곡성군, 섬진강유역환경청 신설 읍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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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환경부 장관 현장 방문서 '독립적 수계 관리' 통합 컨트롤타워 유치 강력 촉구
두 차례 대홍수 겪은 뼈아픈 교훈 바탕으로 재난 대응력 강화 호소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전남 곡성군이 영산강 수계에 묶여 제대로 된 관리를 받지 못하고 있는 섬진강의 독자적인 생태·재난 관리 체계 구축을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과거 두 차례나 발생한 끔찍한 물난리의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지리적 요충지인 곡성에 '섬진강유역환경청'을 반드시 신설해야 한다는 강력한 호소가 중앙 부처를 향해 울려 퍼지고 있다.
조상래 곡성군수가 기후에너지부 관계자 및 언론인을 대상으로 섬진강유역환경청의 신설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 곡성군
조상래 곡성군수가 기후에너지부 관계자 및 언론인을 대상으로 섬진강유역환경청의 신설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 곡성군

■ 영산강 곁더살이 끝내야… 섬진강만의 컨트롤타워 시급

곡성군은 지난 17일, 섬진강 유역의 이수·치수 현황과 수질 및 생태 관리 실태를 직접 점검하기 위해 곡성 섬진강 침실습지를 전격 방문한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과 동행 기자단 18명을 대상으로 섬진강유역환경청 설립의 당위성을 강력하게 피력했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에서 곡성군 관계자들은 섬진강과 보성강이 아름답게 합류하는 지점의 특수성을 설명하며, 현재의 비효율적인 광역행정체계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현재 섬진강은 영산강과 엄연히 다른 유역 구조를 지니고 있으며 재해 발생 양상, 주변 환경 현안, 향후 개발 여건 등이 완전히 상이함에도 불구하고, 단일한 유역환경청(영산강유역환경청) 산하에서 곁더살이하듯 묶여 관리되고 있다. 군은 이러한 불합리한 구조 탓에 섬진강 수계에 특화된 효율적이고 선제적인 유역 관리가 근본적인 한계에 직면해 있다며 독립적인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 2010·2020년 최악의 물난리… "재난 앞 1분 1초가 골든타임"

곡성군이 이토록 섬진강유역환경청 유치에 사활을 거는 가장 큰 이유는 과거 주민들이 온몸으로 겪어내야 했던 참혹한 수해의 상흔 때문이다. 곡성군은 지형적 특성과 댐 관리 문제로 인해 집중호우 시 상시적인 수해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실제로 지난 2010년 집중호우 당시 섬진강댐의 급격한 방류로 인해 주택과 축사 19곳, 농경지 120ha가 물에 잠기며 90명의 이재민과 48억 5,000만 원이라는 막대한 재산 피해를 입었다. 악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10년 뒤인 2020년에는 역대급 폭우와 댐 방류 실패가 겹치면서 무려 830가구가 지붕까지 침수되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무려 1,300여 명의 이재민이 비통한 눈물을 흘렸고, 피해액만 1,075억 원에 달했다. 군은 이처럼 막대한 피해를 안기는 수해를 사전에 예방하고, 재난 발생 시 현장에서 즉각적이고 신속한 지휘를 내릴 수 있는 섬진강 전담 전문 기관의 설립이 군민의 생명권과 직결된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사통팔달 지리적 요충지 곡성, 수질·생태 관리의 최적지

통합 컨트롤타워가 들어설 입지 조건으로 보아도 곡성군이 최적지라는 분석이다. 곡성은 길게 뻗은 섬진강의 상류와 하류를 잇는 유역 중심부에 정확히 자리 잡고 있으며, 보성강과 오수천, 요천 등 굵직한 지류들이 하나로 합류하는 지리적 핵심 요충지다. 사고 발생 시 상하류를 아우르는 발 빠른 현장 대응과 유역 통합 관리에 있어 타 지자체보다 압도적으로 유리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광주광역시, 주암댐 등 핵심 인프라와의 접근성이 뛰어나고 전남, 전북, 경남 주요 권역을 잇는 교통망이 우수해 광역 유역 관리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곡성군은 생태 보전에도 진심을 다해왔다. 2016년 국가보호습지로 지정된 천혜의 자연 '섬진강 침실습지'를 필두로, 훼손된 습지 복원 사업과 생태계 보전 사업을 지자체 주도로 꾸준히 추진하며 섬진강 수생태계 보전의 모범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 조상래 군수 "지방시대 랜드마크 될 것"… 흔들림 없는 유치 뚝심

곡성군의 섬진강유역환경청 유치 노력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군은 지난 2020년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와 영·섬진강물관리위원회에 신설 건의서를 공식 제출하며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어 2021년과 2025년에는 곡성군의회가 직접 나서 대통령비서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부 등 관계 부처에 절절한 건의문을 연이어 전달하는 등 끈질기고 일관된 유치 활동을 전개해 왔다.

조상래 곡성군수는 장관 일행을 향해 “섬진강은 영산강과는 전혀 다른 맥락의 지리적 특성과 뼈아픈 재난 경험을 품고 있는 강이며, 이에 걸맞은 완전히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유역 관리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조 군수는 “수많은 아픔을 이겨낸 곡성군에 섬진강유역환경청이 신설된다면, 지자체의 재해 대응력이 획기적으로 강화되고 맑은 수자원 보전의 롤모델이 될 것”이라며, “이는 비수도권의 환경 행정 거점을 육성하여 국가균형발전을 도모하고 진정한 지방시대를 실현하는 상징적인 랜드마크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고 강한 유치 의지를 천명했다. 섬진강의 눈물을 닦고 새로운 생태·안전의 요람으로 도약하려는 곡성군의 간절한 외침에 중앙 정부가 어떤 응답을 내놓을지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