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식 팔면 내일 입금…금융당국, 결제주기 단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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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지적했던 결제주기 단축 추진…10월 구체안 공개
거래시간 연장·토큰증권·AI 감시체계까지 자본시장 전면 개편
국내 주식시장의 결제주기가 현재 이틀 뒤(T+2)에서 하루 뒤(T+1)로 단축될 전망이다. 오늘 주식을 팔면 모레가 아니라 다음 날 매도대금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손질하는 것이다. 여기에 거래시간 연장과 토큰증권(STO) 시장 확대, 인공지능(AI) 기반 시장감시 체계 구축까지 추진되면서 자본시장 인프라 전반이 대대적인 개편 수순에 들어갔다.

금융위원회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자본시장 인프라 혁신 점검회의'를 열고 증권 거래·결제 시스템 선진화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 금융투자협회, 자본시장연구원, 금융감독원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현재 국내 증시는 거래 체결일로부터 이틀 뒤 결제가 완료되는 T+2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투자자가 주식을 팔더라도 실제 대금은 이틀 뒤에 입금되는 구조다. 거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지만 미국 등 주요 시장이 이미 T+1 체계로 전환하면서 국내에서도 결제주기 단축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월 자본시장 간담회에서 "주식은 오늘 팔았는데 왜 돈은 모레 주느냐"며 개선 검토를 주문한 이후 논의에 속도가 붙었다.

금융당국은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 금융투자협회 등이 참여하는 워킹그룹을 통해 세부 과제를 정리하고 오는 10월 결제주기 단축 로드맵을 공개할 계획이다.
권 부위원장은 "결제주기 단축은 거래와 결제 사이의 리스크를 줄이고 결제 대기 중 묶여 있던 유동성을 해방해 시장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핵심 개혁 과제"라며 "10월을 목표로 구체적인 추진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오후 8시 거래 시작…사실상 24시간 시장으로

주식 거래시간도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9월 14일부터 정규장 종료 후 거래할 수 있는 애프터마켓을 신설한다. 운영 시간은 오후 4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이어 2027년 말까지 프리마켓을 도입해 거래 가능 시간을 추가로 확대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거래시간 확대와 결제주기 단축이 함께 이뤄질 경우 투자자 편의성과 시장 접근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예탁결제원은 올해 말까지 비상장주식과 조각투자 장외거래를 위한 새로운 결제 인프라도 구축한다. 이 시장에는 T+1 이내 결제 체계가 우선 도입된다.
권 부위원장은 "기존 청산·결제 시스템과 독립된 환경에서 결제 혁신을 시험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TO·AI까지…자본시장 체질 개선 속도
이날 회의에서는 디지털 자산시장 확대 방안도 함께 논의됐다.
금융당국은 부동산과 미술품, 음악 저작권 등 다양한 자산을 디지털 증권 형태로 거래할 수 있는 토큰증권(STO) 발행·유통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증권 중심이던 기존 시장을 디지털 자산까지 아우르는 구조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AI 활용 방안도 주요 의제로 올랐다. 한국거래소는 AI를 활용해 시장감시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이상거래와 불공정거래 징후를 보다 정교하게 포착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기존 인력 중심 감시 방식으로는 대응이 어려운 지능형 불공정거래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자본시장연구원과 금융투자협회는 AI 투자 에이전트 등 국내외 금융투자업계의 활용 사례를 공유하고 투자 쏠림 현상 등 잠재적 위험 요인도 점검했다.
권 부위원장은 "과거에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시장이 경쟁력을 가졌다면 이제는 얼마나 빠르고 편리하게 거래하고 결제할 수 있는지, 얼마나 다양한 자산에 접근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며 "자본시장 인프라 혁신을 통해 시장 신뢰와 접근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