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패 삼겹살로 이런 요리가 가능하다니... 이 요리 개발한 사람은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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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등뼈 없이 대패 삼겸살로 감자탕 만드는 방법

대패 삼겹살 한 줌, 사골 육수 한 팩, 감자 한 알이면 끝. 돼지 등뼈를 몇 시간씩 고아야 만드는 줄 알았던 감자탕이 30분 만에 완성됐다. 보글보글 끓는 국물을 한술 떠 넣은 정호영 셰프는 감탄부터 내놨다. "와 이거 누가 만든 레시피인지 모르겠는데 천재네.“ 자기 솜씨를 두고 한 말이 아니었다. 정 셰프가 선보인 이 조리법은 그가 직접 고안한 게 아니라 유튜브에서 우연히 본 다른 사람의 영상에서 따온 것이다. 대패 삼겹살로 감자탕을 만든다는 발상을 처음 떠올린 정체 모를 누군가를 향한 진심 어린 헌사였던 셈이다.

대패 삼겹살을 볶는 모습. / '정호영의 오늘도 요리' 유튜브
대패 삼겹살을 볶는 모습. / '정호영의 오늘도 요리' 유튜브

요리 유튜브 채널 '정호영의 오늘도 요리'가 최근 올린 '대패 삼겹살 감자탕' 영상은 조회수 62만회를 넘기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구독자 65만3000명을 보유한 이 채널에서 정 셰프는 마트에서 흔히 파는 대패 삼겹살만으로 돼지 등뼈 없이 감자탕 맛을 내는 방법을 소개했다. 과연 감자탕 맛이 날지 궁금해 직접 해 봤다는 게 정 셰프의 설명이다.

요리는 어렵지 않다. 대패 삼겹살 200g을 팬에 그대로 볶는다. 정 셰프는 육수를 곧바로 붓기보다 한 번 볶아야 기름이 올라오고 고소한 맛이 살아난다고 했다. 고기에서 기름이 배어 나오기 시작하면 큼지막하게 썬 감자 한 개와 물 한 컵(200cc), 사골 육수 한 팩을 붓고 끓인다. 대패 삼겹살만으로는 낼 수 없는 깊은 맛을 사골 육수가 채워 준다는 것이다. 그는 "요즘 사골 육수가 싸고 잘 나온다"며 시판 제품 활용을 권했다.

여기에 신김치 200g을 먹기 좋게 썰어 넣고 양념을 더한다. 다진 마늘 1큰술, 고추장 반 큰술, 된장 1.5큰술, 참치액 2큰술, 고춧가루 1.5~2큰술이 들어간다. 된장이 양념의 중심을 잡고 참치액이 감칠맛을 끌어올리는 구성이다. 정 셰프는 매운맛을 좋아하면 고춧가루를 두 술까지 넣어도 된다고 귀띔했다. 감자가 익으면서 전분이 풀려 국물에 농도가 생기고 삼겹살 기름이 떠오르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제법 감자탕 모양새가 난다. 이 무렵 대파 한 대와 청양고추 두 개를 넣는다. 청양고추는 매운맛이 부담스러우면 빼도 된다.

대패 삼겹살로 만든 감자탕. / '정호영의 오늘도 요리' 유튜브
대패 삼겹살로 만든 감자탕. / '정호영의 오늘도 요리' 유튜브

문제는 중간 간을 봤을 때였다. 함께 맛을 본 제작진은 "약간 뭔가 애매하지" "약간 깊이가 없다"라며 솔직한 평을 내놨고, 정 셰프도 "조금만 더 끓여 보고 이 콘텐츠를 살릴지 날릴지" 정하겠다며 반신반의했다. 맛없는 음식을 맛있다고 포장해 구독자를 속일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반전은 마지막 재료에서 나왔다. 후추를 살짝 뿌린 뒤 깻잎 열 장과 들깻가루 세 큰술을 넣자 국물 맛이 단번에 달라졌다. 정 셰프는 "들깻가루를 넣고 안 넣고의 차이가 큰 거 같다" "들깻가루 들어가면 진짜 감자탕이지"라며 들깻가루를 핵심 재료로 꼽았다. 색과 향이 그제야 익숙한 감자탕에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들깻가루는 기호에 따라 더 넣어도 된다고 덧붙였다.

정 셰프는 이 레시피를 캠핑 요리로도 추천했다. 대패 삼겹살을 이 요리만을 위해 새로 사기는 애매한 만큼 전날 구워 먹고 남은 삼겹살을 활용하면 된다는 것이다. 쌈 채소로 사 둔 깻잎과 집에 흔히들 있는 감자 정도만 있으면 나머지 양념은 대개 집에 있어 부담이 적다. 신김치가 없으면 그냥 배추를 넣어도 되고, 배추를 한 번 데쳐 물기를 꽉 짠 뒤 넣으면 우거지 같은 느낌을 살릴 수 있다고 했다. 신김치를 넣으면 묵은지 감자탕에 가까운 맛이 난다.

대패 삼겹살로 감자탕을 만드는 모습. / '정호영의 오늘도 요리' 유튜브
대패 삼겹살로 감자탕을 만드는 모습. / '정호영의 오늘도 요리' 유튜브

대패 삼겹살은 등뼈와 달리 핏물을 빼거나 애벌 삶기를 할 필요가 없어 조리 시간을 크게 줄여 준다. 기름이 빨리 올라오는 만큼 국물도 빠르게 우러난다. 한 끼 식사로도 캠핑장 해장 메뉴로도 손색이 없다는 게 정 셰프의 평가다.

감자탕은 요즘 외국인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끄는 한식이기도 하다. 한국관광공사가 외국인 신용카드 소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7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인 메뉴는 국수·만두(55.2%)와 감자탕(44.0%)이었다. 뼈가 많아 발라 먹기 까다롭고 국물 맛이 진해 호불호가 갈릴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진한 국물과 부드러운 고기 식감이 외국인 입맛을 사로잡았다. 고기의 잡내를 잡으려고 넣는 들깨의 톡톡 터지는 식감과 향을 매력으로 꼽는 외국인도 적지 않다. 관광지 근처에서 24시간 영업하는 감자탕집이 외국인 손님으로 붐비고, 유튜브에는 감자탕을 맛본 외국인 유튜버들의 리액션 영상이 줄을 잇는다.

대패 삼겹살 감자탕 / '정호영의 오늘도 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