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물놀이 시설 숨진 초등생 형제 사인, '감전 후 익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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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전으로 의식 잃은 형제, 물놀이장 안전점검 허점 드러내다
개장 앞둔 시설의 누전 사고, 어린이 안전관리 체계 점검 필요
전남 곡성의 한 물놀이시설에서 숨진 초등학생 형제의 사인이 감전에 의한 익사로 확인됐다. 여름철 개장을 앞두고 운영 준비 중이던 시설에서 발생한 사고인 만큼 안전관리 책임을 둘러싼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23일 전남 곡성경찰서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숨진 초등학생 형제에 대한 1차 부검 결과를 경찰에 구두로 통보했다. 국과수는 형제의 직접적인 사인을 익사로 판단하면서도, 감전으로 인해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물에 빠져 숨진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을 제시했다.
앞서 경찰과 관계기관이 전날 실시한 현장 합동감식에서도 형제가 발견된 물놀이시설 내부에 실제 전류가 흐르고 있었던 사실이 확인됐다.

경찰은 개장을 준비하며 설치한 조명 시설의 전선 일부가 물놀이장 내부 물과 접촉했거나 잠기면서 누전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물이 채워진 상태에서 전류가 흘러 형제들이 감전됐을 가능성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시설은 곡성군이 민간 법인에 위탁해 운영하는 물놀이장이다. 당시 시설에는 물이 채워져 있었고 분수 시설도 가동 중이었지만, 정식 개장 전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형제들이 개장 전인 시설 안으로 들어간 경위도 확인했다. 조사 결과 형제는 물놀이장 인근에 거주하는 친인척의 도움을 받아 시설 내부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경찰은 개장 여부와 별개로 시설 내 전류가 흐를 정도의 안전상 문제가 있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업체 측의 시설 관리와 안전 점검이 적절하게 이뤄졌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아직 입건된 관계자는 없지만 수사는 확대되고 있다. 경찰은 물놀이장을 위탁 운영한 민간 법인 관계자뿐 아니라 곡성군 담당 공무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계약 체결 과정과 시설 관리·감독 실태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는 지난 21일 발생했다.
전남 보성군에 거주하는 10세와 9세 형제는 어머니와 함께 개장을 앞둔 물놀이시설을 찾았다. 형제는 물속에 들어간 직후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이를 목격한 어머니가 곧바로 119에 신고했다.
소방당국은 심정지 상태의 형제를 구조해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결국 두 아이 모두 숨졌다.
이번 사고는 여름철을 앞두고 운영 준비 중이던 물놀이시설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어린이들이 이용하는 시설에서 누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안전점검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경찰은 국과수 정밀 감정 결과와 전기안전 관련 분석 자료를 토대로 업무상 과실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또한 물놀이시설 운영 과정에서 관련 법규와 안전 기준이 제대로 지켜졌는지도 함께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행정안전부와 소방청 등에 따르면 여름철 물놀이 시설에서는 누전 차단기 정상 작동 여부와 전기 설비 방수 상태를 반드시 점검해야 하며, 특히 물이 있는 공간에서는 미세한 전류 누출도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정기적인 안전 점검이 필수로 꼽힌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물놀이시설의 개장 전 안전점검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지방자치단체와 운영업체는 개장 전 전기설비와 배수시설, 수질 상태, 안전요원 배치 계획 등을 점검한다. 특히 물과 전기가 함께 사용되는 시설의 경우 누전차단기 작동 여부와 접지 상태 확인이 가장 기본적인 안전 절차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물속에서 발생하는 감전 사고는 일반적인 감전보다 훨씬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전류가 물을 통해 넓게 퍼질 수 있어 이용자들이 위험을 인지하기도 전에 의식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이들은 체격이 작고 위기 대응 능력이 떨어져 더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경찰은 조명 설비 설치 과정에서 부실 시공이나 관리 소홀은 없었는지, 누전차단기가 정상적으로 설치·작동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또 시설 운영을 맡은 민간 법인과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곡성군 측의 안전관리 의무 이행 여부도 함께 들여다볼 방침이다.
국과수의 정밀 감정 결과가 나오는 대로 수사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적용 여부를 포함해 본격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두 형제의 안타까운 죽음이 단순 사고가 아닌 예방 가능했던 인재였는지 여부가 이번 수사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