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32강 진출해도…” 남아공에 0-1 완패한 한국 축구, 결국 박지성 '극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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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심 발언 쏟아낸 박지성 해설위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1로 패배하면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를 3위로 마쳤다. 평소 신중한 어조로 말을 아끼던 박지성이 이날만큼은 작심하고 직설적인 비판을 쏟아내면서 팬들의 이목이 쏠렸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5일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과달루페의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남아공에 0-1로 무릎을 꿇었다. 체코를 상대로 한 1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두고 개최국 멕시코와 맞붙은 2차전에서 0-1로 진 한국은, 이날 무승부만 거둬도 조 2위 자리를 지키며 토너먼트행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그러나 후반 18분 남아공 공격수 타펠로 마세코에게 결승골을 내주면서 그대로 경기를 마쳤다.
같은 시각 멕시코는 체코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조 1위를 확정했고, 남아공은 한국을 제치고 조 2위에 자리했다. 한국은 승점 3(1승 2패)으로 A조 3위까지 떨어지면서 토너먼트 직행 티켓을 자력으로 거머쥘 기회를 놓쳤다.
이번 대회부터 본선 참가국이 48개국으로 늘어나면서 토너먼트 진출 구조도 달라졌다. 12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2위에 해당하는 24개 팀이 곧바로 32강에 오르고, 여기에 12개 조 3위 팀 가운데 성적이 좋은 8개 팀이 추가로 합류한다. 조 3위에 머문 한국은 이제 다른 조 경기 결과를 지켜보며 와일드카드 순위표에서 8위 안에 드는지를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다만 스포츠 통계 업체 옵타는 패배 직후에도 한국의 32강 진출 확률을 87.6%로 산출했다. 자력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가능성 자체는 여전히 높게 평가된다는 의미다.

남아공전 직후 JTBC 중계 프로그램 '월드컵 후토크'에 출연한 박지성 해설위원은 평소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그는 경기 내용을 짚으며 "이기려고 한 경기가 맞는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공격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명확하게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평소 신중하고 차분한 해설로 알려진 박지성이지만, 이날은 표정부터 어조까지 평소와는 다른 날 선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박지성은 "조별리그 3경기가 모두 똑같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수비에 중심을 두고 공격하겠다는 것인데, 문전까지 어떻게 갈 것인지, 문전 앞에서는 어떻게 할 것인지가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1차전 체코전, 2차전 멕시코전, 3차전 남아공전까지 세 경기를 통틀어 전술적 변화나 발전이 느껴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경기 흐름이 한국에 불리하게 돌아간 뒤에도 박지성의 답답함은 가시지 않았다. 한국은 후반 18분 실점한 이후에도 공격 인원을 크게 늘리지 않은 채 경기를 끌고 갔다. 박지성은 이를 두고 "공격적으로 가야 하는 상황인데 수비 숫자는 그대로 두고 경기를 진행하고 있다"며 "0-1로 지든 0-2로 지든 순위가 변하지 않는다. 모험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격 전개 과정에 대한 아쉬움도 따로 짚었다. 박지성은 "이강인이 공을 잡을 때 주변 동료들이 도와줘야 한다"며 "너무 구경하는 듯한 플레이가 나온다"고 말했다. 또 "어떻게 공간을 만들고 움직이겠다는 팀적인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이것이 "매끄러운 공격이 되지 않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졸전으로 끝난 남아공전에 대한 박지성의 분노는 함께 중계를 맡은 배성재 캐스터의 발언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경기 후 진행된 토크 코너에서 박지성이 굳은 표정으로 질문에만 짧게 답하며 말을 아끼자, 배성재는 "박 해설위원이 화가 많이 난 것 같아서 말을 못 걸겠다"며 조심스러워했다.
박지성은 이어 "대표팀 경기 보면서 이렇게 답답한 적이 있었나 싶다"며 "선수들이 하고 싶은 걸 못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잘 쉬고 잘 하라는 말밖에 해줄 수 없어 미안하다. 요즘 찜찜한 기분이 있었는데 오늘 이렇게까지 될 줄은 예상 못 했다"고 말했다. 비기기만 해도 조 2위를 확정할 수 있었던 경기에서 무기력하게 무너진 팀을 향해 쓴소리와 안타까움을 함께 드러냈다.

방송을 지켜본 시청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해당 중계 영상에는 "지성이형 저렇게 빡친 거 처음 봄"이라는 댓글에 2400여 개의 공감이 몰렸고, "박지성이 이 정도 어조로 말하는 거면 정말 빡친 게 맞다"는 댓글도 1600여 명의 좋아요를 얻었다. "박지성이 이렇게 빡친 건 진심 처음 봤다. 경기 후반에는 얼마나 빡쳤는지 해설도 안 하고 음소거 모드였다. 개인적으로도 98년 네덜란드전 이후 가장 빡친 경기였다"는 댓글도 400여 개의 공감을 받으며 눈길을 끌었다. 박지성의 또 다른 발언인 "선수들이 움직여야 하는데 지금 구경을 하고 있다"는 멘트를 그대로 옮긴 댓글도 900여 개의 공감을 얻었다.
피파랭킹 61위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상대로 0-1 뼈아픈 패배를 당한 한국은 이제 월드컵 32강 진출 여부를 다른 조 3위 팀들의 성적에 맡겨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