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살리는 마중물"… 곡성 농어촌기본소득 현장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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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령 장관, 곡성군 죽곡·고달면 찾아 ‘주민 주도 돌봄’ 및 ‘이동점빵’ 등 순환경제 모델 밀착 점검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 동행해 시너지 기대

전남 곡성군이 야심 차게 추진 중인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이 침체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무너져가는 마을 공동체를 복원하는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해내면서, 중앙부처 차원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보이며 현장 밀착 점검에 나섰다.
단순한 현금성 지원을 넘어, 지급된 기본소득이 지역 내에서 선순환하며 복지와 경제를 동시에 견인하는 곡성군만의 독창적인 성공 모델이 전국적인 벤치마킹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 벼랑 끝 농촌 살리는 '기본소득' 실험… 정부도 주목
전남 곡성군은 지난 25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곡성을 직접 방문하여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의 추진 현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지역 주민들과 격의 없는 현장 간담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번 송 장관의 곡성행은 정부의 획일적인 농업 정책에서 한발 벗어나, 지자체 주도로 시행된 기본소득 제도가 실제 농어촌 주민들의 팍팍한 삶의 질을 얼마나 개선하고 지역 공동체에 어떠한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는지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직접 확인하기 위해 마련됐다.

■ 반찬 나눔부터 마을빵집까지… '주민 주도 돌봄' 활짝
송 장관 일행의 첫 방문지는 주민 주도형 공동체 활동이 가장 활발하게 꽃피우고 있는 죽곡면에 위치한 ‘로컬라운지 가람’이었다. 이곳에서 열린 현장 간담회에서는 곡성군이 행정력을 쏟고 있는 사회연대경제조직의 모범적인 운영 사례가 비중 있게 소개되어 참석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함께마을교육사회적협동조합’이 주축이 되어 이끌어가고 있는 ‘함께마을밥상’과 ‘마을빵집’ 프로젝트다. 이들은 행정 기관의 일방적인 복지 전달 체계에 의존하지 않고, 마을 주민들이 스스로 팔을 걷어붙여 독거 어르신들을 위한 영양 만점 반찬 나눔, 주기적인 안부 확인, 그리고 외로움을 달래주는 공동 식사 자리를 정기적으로 마련하는 등 따뜻한 농촌 돌봄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나아가 주민들이 직접 제빵 기술을 배워 운영하는 마을빵집과 다채로운 문화 프로그램은 단절되었던 이웃 간의 정을 회복하는 동시에 쏠쏠한 소득 창출까지 이뤄내며 농촌 공동체 회복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찬사를 받았다.
■ 산골 마을 누비는 '이동점빵'… 복지와 소비의 결합
이어서 송 장관과 민 당선인 일행은 상업 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고달면 대사마을회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 자리에서는 농어촌기본소득이 지역 화폐나 바우처 형태로 지급되더라도, 정작 물건을 살 수 있는 마트나 상점이 멀리 떨어져 있어 사용처가 마땅치 않은 면 단위 외곽 지역 고령 주민들의 현실적인 고충과 건의 사항이 여과 없이 쏟아졌다.
곡성군은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훌륭한 보완책으로 기획된 ‘이동점빵’의 운영 현황을 현장에서 직접 시연해 보였다. ‘이동점빵’은 거동이 불편해 읍내 나들이가 힘든 어르신들을 위해 트럭에 휴지, 라면, 세제 등 필수 생필품을 가득 싣고 마을 구석구석을 정기적으로 순회하며 판매하는 '찾아가는 만물상'이다. 특히 곡성지역자활센터가 운영하는 이동빨래방(월~수 운영) 및 희망복지기동서비스(목 운영) 등 기존의 굵직한 공공 복지 사업 동선과 절묘하게 연계하여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어르신들은 굳이 멀리 나가지 않고도 마을 앞마당에서 지급받은 기본소득으로 손쉽게 생필품을 구매할 수 있어 높은 만족도를 보였으며, 이는 생활 서비스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우수 사례로 집중 조명받았다.
■ "기본소득이 쏘아 올린 지역순환경제"… 남은 과제는?
이날 릴레이 간담회를 통해 기본소득의 눈부신 성과뿐만 아니라, 제도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실질적인 현장 과제들도 다양하게 도출됐다. 주민들은 기차마을 전통시장 등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기본소득 사용처를 더욱 과감하게 확대해 줄 것과, 오곡면·고달면처럼 지리적 단절로 인해 사용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지역의 경우 행정 구역이 아닌 실제 주민들의 ‘생활권’을 중심으로 사용 권역을 유연하게 개선해 달라고 한목소리로 요청했다. 또한, 주민자치회와 사회연대경제조직이 긴밀하게 연계된 현재의 선진적인 농촌 돌봄 공동체 모델을 군 전역으로 확대할 수 있는 제도적, 재정적 뒷받침이 절실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조상래 곡성군수는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에 깊이 공감하며 “우리 군이 선도적으로 도입한 농어촌 기본소득은 단순히 취약계층의 주머니를 채워주는 1차원적인 소득 지원을 과감히 뛰어넘어, 침체된 지역 내 소비를 폭발적으로 촉진하고 해체되어 가는 마을 공동체를 따뜻하게 복원하는 가장 강력하고 중요한 정책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조 군수는 “앞으로도 주민자치회 등 마을의 진정한 주역들이 주도하여, 지급된 기본소득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고 지역 안에서 활발하게 맴도는 '곡성형 지역순환경제 모델'을 완벽하게 구축해 나가겠다”고 굳은 결의를 다졌다.
한편, 혁신적인 행보를 멈추지 않고 있는 곡성군은 지급된 기본소득과 밀착형 복지를 결합한 새로운 개념의 복합사회서비스 실증 사업인 ‘산들봄 프로젝트(중앙사회서비스원 주관)’를 이달 6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이를 통해 단순한 금전 지원을 넘어, 돌봄과 생활 밀착 서비스, 그리고 지역 경제 활성화가 하나의 톱니바퀴처럼 완벽하게 결합된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 농촌 공동체 표준 모델’을 완성하는 데 모든 행정 역량을 쏟아붓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