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 춤까지 췄다…배재고 응원 영상에 비판 쇄도

작성일

광주일고 상대 더그아웃 향해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 구호 반복
배재고 공식 사과…협회 징계 검토·서울시교육청 조사 여부 검토 중

고교야구 경기 도중 서울 배재고등학교 일부 선수들이 광주제일고를 향해 지역 비하성으로 해석될 수 있는 응원 구호를 외쳐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배재고와 광주제일고의 경기에서 배재고 선수들이 덕아웃에서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구호를 섞은 응원가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 유튜브 '강릉야구TV '캡처, 뉴스1
9일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배재고와 광주제일고의 경기에서 배재고 선수들이 덕아웃에서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구호를 섞은 응원가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 유튜브 '강릉야구TV '캡처, 뉴스1

배재고 “부적절 구호 사과”

배재고는 29일 학교 홈페이지에 공식 사과문을 올리고 “일부 학생 선수의 부적절한 응원 구호로 광주제일고등학교 선수단과 학부모님, 동문, 광주 시민을 비롯한 많은 분들께 깊은 상처와 실망을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배재고와 광주제일고 경기에서 불거졌다. 당시 배재고는 광주제일고에 6-2로 앞서고 있었고, 배재고 일부 선수들은 더그아웃에서 응원가에 맞춰 율동을 하며 상대 더그아웃을 향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구호를 반복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유튜브 캡처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유튜브 캡처

해당 구호를 들은 광주제일고 코치는 1루 쪽 배재고 더그아웃을 향해 “적당히 해. 스타벅스를 왜 가”라는 취지로 항의했다. 이어 배재고 코치진에게도 “뭐 하는 것이냐”며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광주제일고 측은 이후 심판진을 통해 제지를 요청했고 심판은 배재고 측에 주의를 줬다.

경기 장면이 담긴 영상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했다. 영상에는 배재고 선수들이 더그아웃에서 응원가에 맞춰 춤을 추며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구호를 반복하는 장면이 담겼다.

문제의 구호는 최근 스타벅스 코리아의 이른바 ‘5·18 탱크데이’ 이벤트 논란과 맞물리며 파장을 키웠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앞서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전후해 ‘탱크데이’, ‘책상의 탁’ 등의 문구를 활용한 마케팅으로 5·18 희화화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광주를 중심으로 불매 움직임이 이어졌고 신세계그룹은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정용진 회장도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광주 지역 학교인 광주제일고를 상대로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구호가 나오자 지역 비하성 조롱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배재고등학교 사과문 / 배재고등학교 인스타그램 캡처
배재고등학교 사과문 / 배재고등학교 인스타그램 캡처

“경기와 무관한 조롱” 네티즌 비판

온라인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일부 네티즌은 “경기와 관련 없는 내용으로 상대를 조롱한 것”이라며 배재고 학생들에 대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네티즌은 “스타벅스 논란이 5·18 조롱 문제로 번졌던 상황에서 광주제일고와 경기할 때 저런 구호를 외친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고교야구 경기에서 상대 팀을 자극할 수는 있지만 역사적 상처와 지역 감정을 건드리는 표현은 다르다”는 의견도 나왔다.

일부 야구 팬들은 학생 선수들의 인성 교육 문제도 거론했다. “프로 지명을 앞둔 선수들도 있을 텐데 인성이 중요하다”, “출신 지역을 조롱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학교와 지도자 차원의 교육이 필요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배재고를 향한 공식 사과 요구도 나왔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는 “학교가 상황을 정확히 설명해야 한다”, “재발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 “교육청과 협회가 확인해야 할 사안”이라는 의견이 올라왔다.

광주제일고 야구부도 유감을 나타냈다. 조윤채 광주제일고 야구부 감독은 경기 후 “상대 팀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조롱을 했다”며 “우리 학생들이 상처받을 수 있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시 심판에게 제지를 요청했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도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며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배재고 야구부도 사과 입장을 냈다. 권오영 배재고 야구부 감독은 연합뉴스에 “우리 학생들이 잘못했다. 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한 어른들의 책임이 크다”며 경기 직후 광주제일고 감독에게 연락해 사과했다고 밝혔다.

유튜브, 연합뉴스TV

협회 징계·교육청 조사 검토

배재고는 공식 사과문에서 해당 응원이 “상대 학교와 지역 사회를 존중해야 하는 스포츠 정신에 어긋나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었다고 인정했다. 이어 “역사적 의미와 지역 사회에 대한 존중이 부족했다”며 학교가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학교 측은 해당 학생 선수를 즉시 제지하고 현장에서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경기 후 광주제일고 야구부 측에도 사과의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배재고는 해당 학생 선수를 생활교육위원회에 회부해 학칙과 절차에 따라 처리할 방침이다. 야구부 전원을 대상으로 스포츠맨십, 인권 감수성, 공동체 의식, 선수 윤리에 관한 특별교육도 실시하기로 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도 징계 여부를 검토한다. 협회는 신고가 접수된 만큼 자체 조사를 진행하고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징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선수 개인의 발언뿐 아니라 선수단 관리 책임 문제도 함께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도 이번 사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배재고에 대한 조사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