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어떡하죠?”...홍명보 사퇴하자 난리 난 '이 사람', 러브콜 쏟아졌다
작성일
32강 탈락 후 팬들이 외치는 '벤투 복귀론'의 배경
홍명보와 벤투, 사퇴 회견과 고별사가 말해주는 차이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32강 진출에 실패한 한국 축구가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다.

홍명보 감독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임 의사를 밝힌 가운데, 한국 축구팬들의 시선은 뜻밖의 인물에게 향하고 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을 16강으로 이끌었던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이다.
현재 벤투 감독은 무직 상태다. 포르투갈 매체 ‘아 볼라’는 벤투 감독이 2023년 7월 아랍에미리트(UAE) 대표팀 감독으로 복귀했지만, 지난해 3월 북한전 2-1 승리 이후 다시 팀을 맡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홍명보 감독과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비판 여론이 거세진 상황에서, 일부 팬들은 벤투 감독의 복귀를 바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 축구 어떡하죠?”, “돌아와 주세요”, “그립습니다 벤버지”라는 반응까지 쏟아지고 있다.
홍명보호, ‘수월한 조’ 평가에도 32강 진출 실패
홍명보 감독이 이끈 한국 축구대표팀은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 멕시코, 체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한 조에 묶였다.

대회 전만 해도 일각에서는 ‘한국 월드컵 역사상 가장 수월한 조’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1승 2패에 그치며 32강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다.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이른바 ‘황금세대’로 불리는 주축 선수들을 보유하고도 졸전을 거듭했다는 점에서 충격은 더 컸다.
결국 홍 감독은 지난 29일 멕시코 과달라하라 베이스캠프에서 “축구 대표팀 감독 자리에서 물러나려고 한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미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도 사퇴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대표팀 감독까지 공석이 되면서, 한국 축구는 당분간 리더십 공백이라는 혼란기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팬들이 다시 부른 이름, 파울루 벤투
홍명보 감독 사퇴 직후 한국 축구팬들이 다시 떠올린 인물은 벤투 전 감독이었다.
벤투 감독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이후 2022 카타르 월드컵까지 4년 넘게 대표팀을 이끌며 한국 축구 사상 최장수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짧은 패스를 기반으로 한 빌드업 축구, 주도적인 경기 운영, 전방위 압박을 강조했다. 부임 초기에는 고집스럽다는 비판도 받았지만, 시간이 지나며 대표팀의 체질을 바꿨다는 평가도 함께 받았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은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와 함께 H조에 속했다. 1차전에서 우루과이와 0-0으로 비겼고, 2차전에서는 가나에 2-3으로 패했다.
탈락 위기에 몰렸던 한국은 최종전에서 포르투갈을 2-1로 꺾으며 극적으로 16강에 올랐다. 비록 16강에서 브라질에 1-4로 패했지만, 강호들을 상대로 한국만의 색깔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돌아와요 벤버지”…SNS에 쏟아진 복귀 요청
팬들의 반응은 SNS에서도 확인됐다.
벤투 감독의 아내 테레사 벤투가 최근 올린 게시물에는 한국 팬들의 댓글이 몰렸다. 한 팬이 남긴 “감독님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 주세요ㅠㅠ”라는 댓글에는 1만7000개가 넘는 좋아요가 달렸다.

이 외에도 “그립습니다 벤버지”, “벤투 감독님 보고 싶어요”, “돌아와요 벤버지”, “벤버지 우린 이제 어떡하죠?”, “이번 월드컵 끝나면 한국으로 다시 와주세요”, “이상한 스리백이 아닌 벤버지의 빌드업 축구를 보고 싶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해당 게시물에는 44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고, 좋아요도 8만 개에 육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이는 공식적인 선임 움직임은 아니다. 축구협회가 벤투 감독과 접촉했다는 뜻도 아니다. 다만 홍명보호의 실패 이후 팬들이 어떤 리더십을 그리워하고 있는지는 분명하게 보여주는 장면이다.
홍명보의 짧은 사퇴 회견, 다시 소환된 벤투의 고별사
벤투 감독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성적만이 아니다. 홍명보 감독의 사퇴 회견과 대비되는 벤투 감독의 고별사도 재조명되고 있다.
홍 감독은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뒤 멕시코 사포판에서 취재진과 만나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국민에게 죄송하다는 뜻과 함께 대표팀이 다시 신뢰와 사랑을 받는 팀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회견은 2분이 채 되지 않았다. 준비한 입장문을 읽은 뒤 별도 질문을 받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일부에서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회견장을 나서는 모습까지 더해져 진정성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반면 벤투 감독은 2022년 12월 7일 인천국제공항 입국 인터뷰에서 차분하게 4년 여정을 돌아봤다.

그는 “한국의 역대 세 번째 16강 진출을 이끌어서 기쁘다”며 “대표팀을 이끈 4년은 축구 외적으로도 인생에 큰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선수들에게 우리다운 모습을 보이면 된다고 강조했다”며 “어려움을 극복한 선수들에게 축하를 보낸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축구가 최적의 감독을 정하길 바란다. 선수들이 좋은 컨디션에서 뛸 수 있도록 대한축구협회가 잘 지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발언은 홍명보호 실패 이후 다시 회자되고 있다. 팬들이 벤투를 그리워하는 이유가 단순한 성적이 아니라, 팀 운영 철학과 책임 있는 태도에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천수도 “벤투에게 4년 더 줘도 됐을 텐데”

축구인 사이에서도 벤투 감독과의 결별을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이천수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리춘수’에서 벤투 감독과의 재계약 무산을 언급했다. 그는 “벤투 때 색깔이 괜찮았다”며 “뭘 한다는 색이 나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일본 축구가 빌드업 축구를 정착시키는 과정과 벤투 감독이 추구했던 방향을 비교하며, 한국도 지속성이 필요했다고 봤다.
이천수는 “벤투가 조금 아쉽긴 하다. 선수들 끝나고 만나보면 벤투 싫어하는 선수 없었다”며 “유명한 선수들도 벤투라는 감독은 존경한다고 표현했던 애들이 많다”고 말했다.
또 “요즘 친구들은 자기만의 축구 색깔로 이 친구들을 정복하게끔 해야 따라온다. 그걸 벤투가 잘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축구인 입장에서 봤을 때 아쉬웠다. 4년 계약 더 줘도 될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며 벤투 감독과의 재계약 불발을 돌아봤다.

홍명보 감독 사퇴 이후 벤투 감독의 이름이 다시 불려 나오는 건 우연이 아니다. 한국 축구가 처한 혼란, 리더십 공백, 대표팀 색깔 부재에 대한 팬들의 불안이 한꺼번에 터져 나온 결과다.
다만 현실적인 복귀 가능성은 아직 불투명하다. 팬들의 러브콜은 뜨겁지만, 축구협회의 공식 움직임은 별개의 문제다.
그럼에도 분명한 건 하나다. 한국 축구가 무너진 자리에서 팬들이 가장 먼저 떠올린 이름 중 하나는 다시 벤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