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후보 네덜란드 꺾은 모로코... 그런데 감독이 진짜 특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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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경력 없이 지도자로만 축구 경력 시작
모로코가 강호 네덜란드를 꺾고 2026 북중미 월드컵 16강에 오르면서 모하메드 우아비 모로코 감독의 특이한 이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아비 감독이 이끈 모로코는 30일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네덜란드와의 32강에서 연장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2로 이겼다. 후반 27분 코디 학포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후반 46분 교체로 들어간 헴스디네 탈비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센터백 이사 다오프가 헤더로 마무리하며 균형을 맞췄다.
승부차기에서는 골키퍼 야신 부누가 네덜란드의 마지막 키커 퀸턴 팀버르의 슈팅을 막아냈고, 이스마엘 사이바리가 마지막 키커로 나서 득점에 성공하며 승부를 갈랐다. 모로코는 다음달 공동 개최국 캐나다와 8강 진출권을 놓고 맞붙는다.
이번 16강행으로 가장 주목받은 인물은 우아비 감독이다. 그는 프로 무대는 물론 선수 경력 자체가 없는 지도자다. 처음부터 교육자이자 지도자로만 축구계에 발을 들였다.
1976년 벨기에 브뤼셀 스하르베이크에서 나도르 출신 모로코계 가정에서 태어난 우아비 감독은 고향에서 교사 양성 과정을 밟다 축구 지도자의 길로 들어섰다. 선수가 아닌 가르치는 사람으로 출발한 이력은 그의 지도 철학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21세이던 1997년 마카비 브뤼셀에서 유소년 팀을 맡으며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성적보다 교육이 우선이던 이 클럽에서 여섯 시즌을 보낸 그는 2000년대 초 명문 안데를레흐트 유스 아카데미에 합류해 U-9부터 U-21까지 모든 연령별 팀을 약 17년간 두루 거쳤다.

안데를레흐트 시절 그는 유리 틸레만스, 아드난 야누자이, 샤를리 무송다 등 훗날 유럽 무대에서 활약한 선수들을 길러냈다. 2015년에는 U-21 팀을 이끌고 UEFA 유스리그에서 바르셀로나와 포르투 등을 꺾고 4강에 올랐고, 이듬해 베스닉 하시 감독 밑에서 1군 수석코치를 맡았다. 2018년에는 벨기에 U-17 챔피언십을 따냈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알파테에서 잠시 수석코치로 일한 뒤 모로코 대표팀에 합류했다. 그는 UEFA 프로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
본격적인 도약은 모로코 대표팀에 합류하면서 이뤄졌다. 우아비 감독은 2022년 3월 모로코 20세 이하(U-20) 대표팀 사령탑에 올랐다. 2023년 아프리카 U-20 네이션스컵에서는 본선 진출에 실패했으나 2025년 이집트에서 열린 같은 대회에서 준우승을 기록했다. 이 성적으로 칠레 U-20 월드컵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본선에서는 8강에서 미국을 3-1로, 4강에서 프랑스를 승부차기로 꺾은 데 이어 결승에서 아르헨티나를 2-0으로 제압했다. 모로코가 연령별 대회를 통틀어 처음으로 따낸 세계 정상이었다. 그는 2025년 12월 U-23 대표팀까지 맡았다.

성인 대표팀 부임은 급작스럽게 결정됐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프리카 팀 최초로 4강에 오른 모로코를 이끌던 왈리드 레그라기 감독이 물러나면서, 모로코 축구협회는 월드컵 개막을 약 3개월 앞둔 2026년 3월 우아비 감독에게 지휘봉을 넘겼다. 외부 거물 대신 협회 육성 시스템 안에서 성과를 낸 지도자를 선택한 셈이다.
우아비 감독의 축구는 강한 압박과 빠른 역습, 점유율을 함께 추구하는 스타일로 평가받는다. 4-3-3이나 3-4-3 포메이션을 선호하며, 조직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공간이 열리면 빠르게 공격으로 전환한다. 그는 결과에 대한 책임과 변명을 모두 배제한다는 원칙을 강조해왔다.
부임 이후 모로코는 이번 대회 C조에서 브라질과 1-1로 비긴 뒤 스코틀랜드를 1-0, 아이티를 4-2로 꺾었다. 조별리그에서만 6골을 기록했고, 월드컵 통산 득점을 26골로 늘리며 아프리카 팀 가운데 역대 최다 득점 기록을 세웠다. 모로코는 2030년 월드컵 공동 개최국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