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야유’와 달랐다…손흥민 귀국장에서 확인된 팬들의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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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야유와 달랐던 손흥민 귀국길
취재진 질문엔 “죄송하다” 짧게 답해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아쉽게 마친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팬들의 위로 속에 조용히 귀국했다.

월드컵 일정을 마친 대표팀 선수단 일부가 1일 새벽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고 연합뉴스가 이날 보도했다. 대표팀은 대회를 마친 뒤 한꺼번에 돌아오지 않고 선수단 일정에 따라 나뉘어 순차적으로 입국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귀국한 선수는 주장 손흥민을 비롯해 이동경, 김진규, 이한범, 이태석, 이기혁, 배준호, 조위제, 강상윤 등 9명이다. 손흥민은 LAFC 소속으로 이번 대회에서도 대표팀 주장 완장을 찼다. 이동경은 울산, 김진규와 조위제, 강상윤은 전북 소속이다. 이한범은 미트윌란, 이태석은 빈, 이기혁은 강원, 배준호는 스토크시티에서 뛰고 있다.
대표팀은 이번 월드컵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1승 2패를 기록하며 A조 3위에 그쳤다. 이후 조 3위 팀 간 순위 경쟁에서도 밀려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48개국 체제로 확대된 첫 월드컵에서 토너먼트 문턱을 넘지 못한 결과라 충격은 더 컸다.
새벽 2시부터 공항 지킨 팬들

선수단의 항공편은 애초 새벽 4시쯤 도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인천공항 입국장 주변에는 새벽 2시 무렵부터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이른 시간대였지만 팬들은 피곤한 기색보다 걱정 섞인 표정으로 게이트 앞을 지켰다.
비행기 도착 시간이 가까워지자 현장에는 팬과 시민 등 50여 명이 모였다. 일부는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의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있었고 일부는 현수막을 준비해 선수들을 기다렸다. 현수막에는 ‘평생 가자 손흥민’, ‘재성 힘내’ 같은 문구가 적혀 있었다.
입국장에는 손흥민과 엄지성, 김승규, 송범근이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뒤이어 나머지 선수들이 약 20분 간격으로 공항을 빠져나왔다. 선수들은 장시간 비행과 대회 탈락의 아쉬움이 겹친 듯 무거운 표정으로 이동했다. 별도의 공식 입장 발표나 긴 인터뷰는 없었다.

손흥민이 모습을 드러내자 기다리던 팬들은 곧바로 응원을 보냈다. 팬들은 “고생하셨어요”, “파이팅”, “고개 숙이지 말아요”라고 외치며 대표팀 주장을 위로했다. 질책보다는 격려가 앞선 분위기였다. 월드컵 실패의 책임을 주장 한 사람에게 돌리지 않겠다는 팬들의 마음이 현장 곳곳에서 드러났다.
손흥민은 취재진 질문에 말을 아꼈다. 월드컵을 마친 심정과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묻자 “죄송하다”고 짧게 답한 뒤 이동했다. 입국장 주변에 있던 팬들은 손흥민을 향해 “고생했다”, “고개 숙이지 말라”는 말을 건네며 위로했다. 현장 영상에서도 손흥민이 팬들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팬들 사이에서는 아쉬운 결과와 별개로 주장에게만 책임을 돌릴 수 없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전날 홍명보 감독 귀국장엔 거센 야유
손흥민 등 선수들이 귀국한 이날 새벽 공항 분위기는 전날과는 달랐다. 앞서 홍명보 감독은 이강인, 김민재, 황인범 등 일부 선수들과 함께 먼저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입국장 주변에는 대표팀을 기다리던 팬 300여 명이 모여 있었다.
홍 감독이 모습을 드러내자 현장 곳곳에서 야유가 나왔다. 일부 팬은 홍 감독을 향해 큰 소리로 항의했고 또 다른 팬들은 굳은 표정으로 귀국 장면을 지켜봤다.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32강 진출에 실패한 데 대한 실망감이 공항 분위기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당시 현장은 환영 분위기와는 거리가 있었다. 대표팀이 본선 참가국이 48개국으로 늘어난 첫 월드컵에서도 조별리그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비판 여론은 홍 감독에게 집중됐다. 일부 팬들은 경기 내용과 선수 기용 문제를 거론하며 불만을 드러냈다.
반면 손흥민 등 후발대로 귀국한 선수들을 향해서는 격려가 더 많이 나왔다. 팬들은 성적에 대한 아쉬움과 별개로 선수들에게 “고생했다”, “고개 숙이지 말라”고 외쳤다. 대표팀 탈락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도 이날 새벽 입국장은 전날보다 차분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1승 2패를 기록하며 A조 3위에 머물렀다. 이후 조 3위 팀 간 순위 경쟁에서도 밀려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이 월드컵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한 것은 2018 러시아 대회 이후 8년 만이다. 대표팀은 아쉬운 성적표를 안고 돌아왔고 대회 실패를 둘러싼 책임론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