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 뚫고 '군민 주권' 선언… 김태성 신안군수 파격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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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딩·청사 전면 개방 등 낡은 격식 파괴한 '열린 취임식' 눈길
1420억 재정 위기 속 청렴·통합 약속하며 신재생에너지 등 5대 군정 방향 뚝심 추진 예고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전남 신안군에 진정한 의미의 '군민 주권 시대'가 막을 올렸다.

민선9기 김태성 신안군수가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 신안군
민선9기 김태성 신안군수가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 신안군

김태성 신안군수가 권위주의의 상징이던 군수실의 굳게 닫힌 문을 활짝 열어젖히며, 스스로를 군민의 '머슴'이라 칭하는 파격적인 취임식으로 민선 9기의 닻을 힘차게 올렸다. 특히 최악의 재정 위기 상황을 가감 없이 군민 앞에 고백하고 정면 돌파를 선언하는 등, 투명하고 혁신적인 리더십을 예고해 1004의 섬 신안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 "나는 머슴이다"… 군수실 개방한 파격 스탠딩 취임식

1일 오전 11시, 신안군청 앞 잔디광장에서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풍경의 취임식이 펼쳐졌다. 지정된 VIP 좌석이나 딱딱한 의전은 찾아볼 수 없었다. 김태성 신안군수는 신안군민이라면 남녀노소 누구나 자유롭게 참석해 축하를 나눌 수 있도록 행사를 '열린 취임식'으로 기획했으며, 참석자들이 모두 서서 편안하게 즐기는 '스탠딩 행사' 방식을 전격 도입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파격은 공간의 과감한 개방이었다. 식전 다채로운 문화공연으로 흥을 돋운 뒤 취임 선서와 본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평소 굳게 닫혀 있던 군수 집무실을 비롯한 군청 내의 모든 핵심 공간이 군민들에게 조건 없이 전면 개방되었다. 이는 "행정청의 진짜 주인은 군수가 아니라 군민"이라는 김 군수의 확고한 철학을 시각적, 물리적으로 고스란히 증명해 보인 상징적인 퍼포먼스로, 현장을 찾은 군민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이끌어냈다.
민선9기 김태성 신안군수가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신안군
민선9기 김태성 신안군수가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신안군

■ 특혜 차단·청렴 서약… 잃어버린 '군민 주권' 회복 선언

이날 취임식의 하이라이트는 김 군수가 직접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 작성한 '청렴서약문' 낭독 시간이었다. 그는 서약서를 통해 ▲특정인이나 특정 세력에 대한 부당한 특혜 철저 배제 ▲가족 및 친인척의 군정 개입 등 비리 발생 원천 차단 ▲군민의 알 권리를 최우선으로 보장하는 투명한 행정 시스템 구축 등 흔들림 없는 공정 군정을 이끌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천명했다.

김 군수는 결연한 목소리의 취임사에서 “행정이 가지는 모든 권력과 주권은 본래 온전히 군민의 것이며, 군수라는 자리는 단지 그 권력을 잠시 위임받아 심부름을 하는 대리인이자 머슴일 뿐”이라고 한껏 몸을 낮췄다. 이어 “오늘 이 영광스러운 자리를 기점으로, 그동안 위정자들에게 홀대받고 빼앗겼던 행정의 주권을 진짜 주인인 우리 군민 여러분께 남김없이 돌려드리는 위대한 '군민주권시대'의 문을 활짝 열겠다”고 선언했다. 더불어 지난 선거 과정에서 뼈아프게 불거진 반목을 치유하기 위해 '편 가르기, 정치적 보복, 갈라치기' 등의 낡은 구태 정치를 완전히 청산하겠다고 약속하며 묵직한 대통합의 메시지를 던졌다.

■ 1420억 재정 위기 정면 돌파… 5대 군정 비전 제시

화려한 장밋빛 청사진만 나열하는 여느 취임식과 달리, 김 군수는 현재 신안군이 처한 암담하고 엄중한 재정 현실을 가감 없이 군민들 앞에 솔직하게 털어놓아 눈길을 끌었다. 현재 신안군의 재정자립도는 전국 최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무려 52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지방채를 포함해 총 1,420억 원이라는 무거운 재정 부담을 어깨에 짊어지고 있다. 당장 화려한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가용 재원이 턱없이 부족한 그야말로 '비상사태'인 셈이다.

하지만 김 군수는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돈이 없다는 핑계나 변명 뒤에 비겁하게 숨지 않겠다. 오직 팍팍한 민생만을 바라보며, 단 한 푼의 예산이라도 허투루 쓰지 않고 효율성을 극대화해 지금의 뼈아픈 위기를 반드시 극복해 내겠다”는 특유의 뚝심 있는 정면 돌파 의지를 뿜어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5대 군정 방향도 함께 제시되었다. ▲농어민들이 뙤약볕 아래서 흘린 땀방울만큼 정당한 제값을 받는 유통 구조 혁신을 통한 ‘농어촌 르네상스 구현’ ▲육지와 섬, 섬과 섬 사이의 물리적 거리를 획기적으로 좁히는 ‘육상 및 해상 교통 혁신’ ▲군민 누구나 100세까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해피 100’ 맞춤형 의료·복지 인프라 확충 ▲단순히 스쳐 가는 관광이 아닌 주민들의 주머니로 실질적인 수익이 꽂히는 ‘고품격 체류형 관광’ 산업 집중 육성 ▲신안의 무한한 자연 자원인 햇빛과 바람을 십분 활용해 신산업을 유치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신재생에너지 성장동력 대도약’ 등이다.

■ DJ 풀뿌리 민주주의 계승… "4년 뒤 완전히 새로운 신안"

행사를 벅차게 마무리하며 김 군수는 신안이 낳은 위대한 지도자,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숭고한 정치 철학을 조명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그토록 염원하셨던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 정신을 가슴 깊이 새기고 민선 9기의 첫걸음을 떼겠다”며, 민주주의를 굳건히 지탱하는 3대 핵심 원칙인 주권재민, 법치주의, 자유주의의 고귀한 가치를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절대 권력은 고이면 반드시 부패하기 마련”이라며, 올바르고 투명한 군정 운영을 위해 군민들의 쉼 없는 날카로운 비판과 질책, 그리고 시정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간곡히 당부했다.

김태성 군수는 “앞으로 4년 뒤 제게 허락된 임기가 끝날 무렵에는, 이 땅에 잃어버렸던 민주주의가 완벽하게 회복되고 군민이 스스로 당당하게 주권을 행사하는 진정한 지방자치의 모범 군으로 거듭 태어났음을 피부로 체감하실 수 있을 것”이라며, “반드시 '군민 모두가 골고루 잘 사는 풍요롭고 위대한 신안'을 만들어 내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낡은 격식을 깨고 진심을 꾹꾹 담아낸 김태성 호(號)의 거침없는 출항이 1004의 섬 신안군의 앞날에 어떤 찬란한 물결을 일으킬지 전남도민의 벅찬 기대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