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불청객 꼼짝 마" 완도군, 적조·고수온 입체적 방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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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면 해상서 해경·수협 등 민관 합동 대규모 모의 훈련 전개
드론·함정 총동원해 입체적 방제 점검 및 가두리 양식장 피해 최소화 총력

[위키트리 전남광주특별시 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위기가 현실화되면서 한반도 연안의 해수온이 해마다 심상치 않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완도군은 지난 6월 26일 신지면 송곡 해상에서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 전라남도, 전라남도해양수산과학원 완도지원, 완도해양경찰서, 전남서부어류양식수협 등 관계 기관과 함께 적조·고수온 발생에 대비한 모의 훈련을 실시했다. / 완도군
완도군은 지난 6월 26일 신지면 송곡 해상에서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 전라남도, 전라남도해양수산과학원 완도지원, 완도해양경찰서, 전남서부어류양식수협 등 관계 기관과 함께 적조·고수온 발생에 대비한 모의 훈련을 실시했다. / 완도군

바다 수온이 급격히 오르면 양식 어가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불청객, 적조와 고수온 현상이 어김없이 찾아온다. 대한민국 제1의 수산 군이자 양식업의 메카인 전남 완도군이 다가오는 여름철 해양 재난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어민들의 막대한 재산 피해를 막기 위해 유관 기관과 손을 맞잡고 대대적인 모의 훈련에 나섰다. 첨단 드론부터 해경 방제정까지 총동원된 이번 훈련은 실전을 방불케 하는 긴장감 속에 치러졌다.

■ 생존권 위협하는 적조·고수온… 선제적 방어 체계 '필수'

여름철 남해안 일대를 붉게 물들이는 적조와 펄펄 끓는 고수온 현상은 양식 어류의 대량 폐사를 유발하는 가장 치명적인 해양 재해다. 바닷물 온도가 높아지면 용존 산소량이 급격히 감소해 어류가 질식하거나 면역력이 떨어져 폐사하게 되며, 적조 생물은 물고기의 아가미에 달라붙어 호흡을 마비시킨다. 특히 바다 한가운데 설치된 가두리 양식장의 물고기들은 재난이 발생해도 스스로 피할 수 없어 그 피해가 고스란히 어민들의 몫으로 돌아간다.

이에 완도군은 매년 반복되는 자연재해 앞에서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해 철저한 사전 훈련을 기획했다. 지난 6월 26일 완도군 신지면 송곡 해상에서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를 비롯해 전라남도, 전라남도해양수산과학원 완도지원, 완도해양경찰서, 전남서부어류양식수협 등 관계 기관 전문가들과 어업인, 공무원 등 50여 명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적조·고수온 발생 대비 합동 모의 훈련'이 성대하게 치러졌다.

■ 하늘엔 드론, 바다엔 25척 함정… 실전 방불케 한 입체 방제

이번 훈련의 핵심은 재난 발생 시 관계 기관 간의 신속한 상황 전파와 입체적인 초동 대처 능력을 점검하는 데 맞춰졌다. 실제 적조 경보 발령 상황을 가정하여 훈련 해역에는 무려 25척의 선박과 대형 황토 살포기 1대, 첨단 관측 드론 2대가 전격 투입되었다.

상황이 부여되자 가장 먼저 상공으로 이륙한 드론과 바다 위의 기술 지도선(해양 9호)이 넓은 해역을 샅샅이 수색하며 적조 띠의 이동 경로와 확산 여부를 신속하게 파악했다. 관측된 데이터가 즉각 유관 기관에 전파되자, 대기하고 있던 완도군 소속 정화선(청정 12호)이 현장에 투입되어 친환경 적조 구제 물질인 '머드 스톤'을 해수면에 대량으로 살포했다. 이와 동시에 완도해경 방제정(방제 1호정)이 강력한 소화포를 분사해 수면을 뒤집고, 완도통발협회 소속 민간 어선들이 일제히 스크루를 돌려 물살을 일으키는 '수류 방제 작업'을 펼치며 적조 생물을 분산시키고 바닷속 산소를 공급하는 입체적인 작전이 전개되었다.

■ 펄펄 끓는 바다, 가두리 양식장을 사수하라

적조 방제 훈련에 이어, 고수온 특보 발령 시 가두리 양식장의 피해를 막기 위한 맞춤형 대응 훈련도 숨 가쁘게 이어졌다. 양식장 수면 위로 내리쬐는 직사광선을 막기 위해 거대한 흑색 차광막을 신속하게 설치하여 표층 수온 상승을 억제하는 작업이 시연되었다.

또한, 수온이 올라가면 바닷물 속에 녹아있는 산소가 부족해져 어류가 질식사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액화 산소 공급기를 가동하는 상태 점검도 꼼꼼하게 이루어졌다. 고수온기에는 물고기들의 스트레스 지수가 극에 달하기 때문에, 아주 미세한 장비 고장이나 대처 지연도 곧바로 떼죽음으로 직결될 수 있다. 훈련 참가자들은 실제 위기 상황에서 장비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매뉴얼에 따라 철저히 장비를 점검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 "피해 최소화는 민관 협력이 열쇠"… 어업인 적극 동참 호소

이날 실전을 방불케 한 훈련을 현장에서 직접 진두지휘한 완도군청 해양정책과 김현란 과장은 관계 기관과 어민들의 유기적인 협력을 거듭 강조했다. 김 과장은 "이번 대규모 합동 훈련을 통해 언제 닥칠지 모르는 적조 및 고수온 재난 상황에 대비한 현장 대응 매뉴얼을 빈틈없이 점검하고, 유관 기관 간의 공조 체계와 대응 역량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어 김 과장은 현장에 모인 어업인들을 향해 각별한 당부의 말을 남겼다. 그는 "행정 당국의 방제 노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어업인 스스로의 초동 대처가 피해 규모를 결정짓는다"면서 "실제 적조나 고수온 특보가 발령될 경우, 물고기의 소화 활동에 따른 산소 소모를 막기 위해 즉시 먹이 공급을 전면 중단하고 액화 산소 공급기를 최대치로 가동해 주셔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양식장 주변의 예찰 활동을 평소보다 배 이상 강화하고, 피해가 우려될 경우 조기 출하를 단행하는 등 지자체의 지침에 따라 피해 최소화를 위한 선제적 조치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완도군의 이번 총력전이 올여름 바다의 불청객으로부터 어민들의 미소를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