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를 과일처럼 먹는다고?”…한국인들이 신기해하는 이란 식문화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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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게는 낯설지만 이란에서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음식 조합들이 있다.
한국인들이 해외 식문화를 접할 때 가장 흥미롭게 느끼는 순간은 전혀 모르는 음식을 먹을 때보다, 익숙한 재료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쓰이는 것을 볼 때다. 오이, 수박, 치즈, 요구르트처럼 한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재료들이 이란에서는 전혀 다른 조합으로 식탁에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란 음식은 향신료가 강한 중동 음식이라는 이미지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신선한 허브, 오이, 요구르트, 치즈, 견과류, 과일을 일상적으로 곁들이는 문화가 발달해 있다. 특히 더운 기후와 긴 여름을 가진 지역이 많은 만큼, 시원하고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재료들이 식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중에서도 한국인들이 가장 신기하게 느낄 만한 이란의 대표적인 식문화 3가지를 소개한다.

오이를 과일처럼 먹고, 소금을 찍어 먹는다
한국에서 오이는 주로 김치, 무침, 냉국, 샐러드처럼 반찬이나 요리 재료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란에서는 오이를 훨씬 더 ‘과일’에 가까운 방식으로 먹는다.
이란 가정에서는 오이를 냉장고에 차갑게 보관했다가 그대로 먹거나, 길게 잘라 소금을 살짝 찍어 간식처럼 먹는 일이 흔하다. 특히 작은 크기의 페르시아 오이는 껍질이 얇고 씨가 적으며 아삭한 식감이 좋아 과일 접시나 간식상에 함께 올라가는 경우도 많다.
한국인 입장에서는 “오이를 왜 과일처럼 먹지?”라고 느낄 수 있지만, 이란에서는 오이가 단순한 채소라기보다 더운 날 갈증을 풀어 주는 시원한 간식에 가깝다. 수분이 많고 맛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짠맛, 허브, 치즈, 요구르트와도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이러한 오이 활용은 이란의 여름 음식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란에는 요구르트, 오이, 허브를 섞어 먹는 '마스트 오 히아르(Mast-o-khiar)'라는 음식이 있으며, 차갑고 산뜻한 맛 덕분에 더운 날씨에 자주 먹는 메뉴로 알려져 있다.
수박에 치즈를 곁들여 먹는다
한국에서는 수박을 보통 과일로만 먹는다. 여름에 차갑게 잘라 먹거나 화채로 만들어 먹는 정도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란에서는 수박을 흰 치즈와 함께 먹는 조합이 전혀 낯설지 않다.
이란식 식탁에서는 달콤한 수박에 짭짤한 흰 치즈, 신선한 허브, 오이, 빵을 곁들여 먹는 경우가 있다. 한국인에게는 과일과 치즈의 조합이 디저트나 와인 안주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이란에서는 더운 날 가볍게 먹는 아침이나 간식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이 조합이 특별한 이유는 맛의 균형에 있다. 수박의 단맛과 수분감, 치즈의 짠맛과 고소함, 허브의 향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무겁지 않지만 포만감 있는 한 끼가 된다. 페르시아식 수박 페타 샐러드를 소개한 자료들도 수박, 오이, 민트, 짭짤한 페타 치즈가 더운 날 잘 어울리는 조합이라고 설명한다.

케밥에는 콜라보다 ‘두그’를 마신다
한국인들이 가장 의외라고 느낄 수 있는 이란 식문화는 바로 두그(Doogh) 다.
두그는 요구르트, 물, 소금, 민트 등을 넣어 차갑게 마시는 이란의 대표적인 발효 유제품 음료다. 한국에서 요구르트 음료는 대부분 달콤한 맛을 떠올리게 하지만, 두그는 달지 않고 짭짤하며 시큼한 맛이 특징이다. 두그는 고대 페르시아에서 기원한 차갑고 짭짤한 이란식 발효 유제품 음료로, 주재료로는 요구르트 또는 버터밀크, 물, 소금이 쓰인다.
처음 마시는 한국인에게는 “요구르트인데 왜 짜지?”라는 반응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이란에서는 두그가 특히 케밥과 잘 어울리는 음료로 여겨진다. 뜨겁고 기름진 고기 요리를 먹을 때 차갑고 산미 있는 두그를 함께 마시면 입안이 개운해지고, 민트 향이 더해져 무거운 맛을 잡아 주기 때문이다.

이란의 대표 음식으로 꼽히는 '첼로 케밥(Chelo Kebab)' 역시 밥과 케밥, 구운 토마토, 양파, 허브 등을 함께 먹는 음식이며, 전통적으로 두그가 곁들여지는 음료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 삼겹살에 탄산음료나 소주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듯, 이란에서는 케밥 옆에 두그가 놓이는 장면이 매우 익숙하다. 그래서 이란 식당을 처음 찾은 한국인이라면 음식보다 먼저 이 음료의 맛에 놀랄 수 있다.
이란 식문화의 핵심은 ‘시원함’과 ‘균형’
이란 음식 조합이 한국인에게 낯설게 느껴지는 이유는 단순히 재료가 다르기 때문이 아니다. 같은 재료라도 어떤 역할로 먹는지가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오이는 반찬이고, 수박은 과일이며, 요구르트 음료는 달콤한 간식에 가깝다. 하지만 이란에서는 오이가 과일처럼 먹히고, 수박은 치즈와 함께 한 끼가 되며, 요구르트는 짭짤한 음료로 케밥과 어울린다.
또한 이란 식탁에는 신선한 허브가 매우 자주 등장한다. '사브지 코르단(Sabzi Khordan)'은 바질, 민트, 파슬리, 타라곤, 고수, 부추, 무 등 다양한 생허브와 채소를 곁들이는 이란식 반찬으로, 빵과 치즈, 호두와 함께 먹으면 '난 파니르 사브지(Nan Panir Sabzi)'라는 대표적인 조합이 된다.
결국 이란 음식의 매력은 강한 향신료만이 아니라, 달콤함과 짭짤함, 차가움과 고소함, 신선한 허브와 유제품이 만들어 내는 균형에 있다. 한국인에게는 처음엔 낯설 수 있지만, 한 번 맛보면 “생각보다 잘 어울린다”고 느끼게 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