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GPU 제공하고 스타트업 매출 17% 나눈다…파격적 新계약 모델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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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스타트업과 매출공유형 컴퓨트 계약 첫 파트너 2곳 공개
샤론AI·퍼머스가 GPU 최대 17만 개 공급, 빅테크 의존도 낮추기 포석
엔비디아가 급성장하는 AI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컴퓨팅 파워를 내주고 그 대가로 미래 매출 일부를 받는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현지시각 목요일 공개된 이 프로그램은 AI 스타트업에 토큰 크레딧을 지원해 개발을 돕고, 클라우드 기반 AI 기업과 모델 개발사, 기업들은 제품 매출과 클라우드 매출 모두를 엔비디아와 나누는 구조다. 엔비디아는 스타트업이 자사 칩 기반 풀스택 컴퓨팅에 직접 접근하도록 돕는 중개자 역할을 자처했다. 첫 파트너로는 호주 기반 샤론AI(Sharon AI)와 싱가포르 AI 인프라 기업 퍼머스 테크놀로지스(Firmus Technologies)가 이름을 올렸다.
무엇이 바뀌나: 컴퓨트 대신 매출 지분
기존에는 스타트업이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려면 막대한 초기 자금이 필요했다. 엔비디아 블로그에 따르면 신생 AI 기업들은 자본집약적 인프라에 접근하기 어려웠고, 장기 계약을 맺어도 컴퓨트 조달을 위한 자금 조달로는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AI 클라우드 업체가 엔비디아 인프라를 조달해 AI 네이티브 기업, 엔터프라이즈, 독립소프트웨어벤더(ISV)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 대가로 엔비디아는 표준 제품 매출과 함께 지원한 용량에서 발생하는 클라우드 매출의 일부를 나눠 받는다. 회사 측은 이 구조가 고성장 AI 네이티브 부문으로의 엔비디아 플랫폼 확산을 가속하고, 사용량에 연동된 반복적 수익원을 확보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모델 개발사와 추론 서비스 업체, 에이전트 플랫폼 입장에서는 부지 선정과 전력 조달, 건설, 하드웨어 구축 과정을 기다리지 않고 풀스택 컴퓨팅에 더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게 엔비디아 측 설명이다.
첫 파트너 샤론AI·퍼머스, 최대 17만 개 GPU 투입
샤론AI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엔비디아 그레이스 블랙웰(Grace Blackwell) GB300 GPU를 최대 4만 개까지 배치할 계획이다. 샤론AI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제임스 매닝(James Manning)은 "엔비디아와의 이번 전략적 협력은 주권적이고 대규모인 AI 컴퓨트 인프라를 제공하려는 샤론AI의 사명에서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퍼머스는 인도네시아 바탐(Batam)에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으며 이 시설은 360메가와트 규모로 확장돼 최대 17만 개의 엔비디아 GPU를 수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퍼머스 테크놀로지스 공동 최고경영자 팀 로젠필드(Tim Rosenfield)는 "AI 네이티브 기업들이 전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려면 확장 가능하고 에너지·비용 효율적인 컴퓨트 인프라에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왜 엔비디아가 직접 나섰나
엔비디아의 이번 행보는 AI 스타트업에게 희소한 컴퓨트 자원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지 보여준다. GPU는 종종 원유에 비유되고, 일부 사용자는 GPU를 선물(先物, futures) 계약에 연동해 가격 변동성과 물량 부족 문제에 대응한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한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신생 클라우드 사업자들에게 포괄적인 금융 보증을 제공해 값비싼 AI 칩을 구매할 수 있도록 돕고, 그 대가로 클라우드 매출의 일부를 직접 받는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다. 사업자가 컴퓨트 수요를 채울 AI 개발사를 찾지 못하면 엔비디아가 남는 GPU를 직접 리스백하겠다고 약속하는 구조다. 더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에 한 데이터센터 업계 임원은 "엔비디아는 이 방식으로 일석이조 효과를 거둔다"고 말했다고 더디코더(The Decoder)가 전했다. 건물 임대만 보증하면 GPU 자금 조달 문제가 여전히 남지만, 엔비디아가 유휴 컴퓨트 비용까지 보증하면 GPU와 데이터센터 자금 조달이 동시에 해결된다는 취지다. 이런 방식은 여전히 엔비디아 칩의 상당수를 사들이면서 동시에 자체 AI 하드웨어를 개발 중인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빅테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도 있다는 분석이다.
AI 업계 전반의 매출·지분 공유 확산
AI 기업들이 유동성 문제를 피하기 위해 칩 제조사와 매출·지분 공유 계약을 맺는 사례는 점차 늘고 있다. CNBC 보도에 따르면 오픈AI는 아마존과 AMD 등 파트너로부터 투자를 받거나 지분을 매입하는 계약을 여러 건 체결한 바 있다.
한편 엔비디아는 이달 초 최소 200억 달러 규모로 추정되는 채권 발행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조달한 자금을 기존 채무 상환 및 재융자를 포함한 일반적인 기업 운영 목적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스타트업과의 매출 공유 프로그램에 이어 대규모 채권 발행까지 겹치면서, 엔비디아가 AI 컴퓨트 생태계 전반에서 금융 중개자 역할을 넓혀가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