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타 통과한 사정교~한밭대교 설계 입찰 취소…박용갑 “7월 재공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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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6월 5일 기본설계 용역 공고 뒤 일주일 만에 ‘일정 재검토’로 취소
총사업비 2587억 원·국비 설계비 35억 확보…재정 부담과 교통 개선 사이 논쟁
박 의원, 허태정 시장에게 신속한 재입찰 요청…취소 경위와 재추진 일정 공개 필요

[대전=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고 국비 설계비까지 확보한 대전 사정교~한밭대교 도로 개설사업이 기본설계 입찰 단계에서 멈춰 섰다. 대전시가 재정 여건과 사업 일정을 다시 살피겠다며 입찰공고를 취소하자,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허태정 대전시장에게 7월 중 재입찰을 추진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 의원은 7월 1일 허 시장에게 사정교~한밭대교 도로 개설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기본설계 용역 재입찰 공고를 서둘러 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중구 사정동 사정교에서 대덕구 오정동 한밭대교까지 7.61㎞ 구간에 왕복 4차로 도로를 건설하는 내용이다. 유등천 우안 도로망을 연결해 도심 남북축의 교통 혼잡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총사업비는 2587억 원이다. 박 의원실 자료 기준으로 국비 1092억 원과 시비 1495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사업 기간은 2025년부터 2031년까지로 계획됐다.
사정교~한밭대교 도로는 2021년 국토교통부의 제4차 대도시권 교통혼잡도로 개선사업에 포함됐다. 2023년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에 선정됐고, 2024년 조사도 통과했다.
한국개발연구원은 해당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 보고서를 2024년 말 공개했다. 사업은 비용과 편익뿐 아니라 정책성과 지역균형발전 효과 등을 종합해 추진 필요성을 인정받았다.
박 의원실은 예비타당성조사 결과 비용편익비율이 1.12, 종합평가 수치가 0.612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비용편익비율이 1보다 높다는 것은 산정된 편익이 비용보다 크다는 의미다.
국토교통부는 2025년 국회에 제출한 2026년도 예산안에 기본·실시설계비 35억 원을 반영했다. 박 의원은 국회 개원 이후 국토교통부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에 사업 필요성과 조기 예산 편성을 요구해 왔다고 밝혔다.
대전시는 지난 4월 기본설계 용역 집행계획을 공고했다. 당시 공개된 용역 범위는 전체 7.6㎞ 가운데 4.4㎞ 구간의 타당성평가와 기본설계, 측량, 토질조사, 교량 2곳의 설계 등이었다.
이어 6월 5일 기본설계 용역 입찰을 공고했다. 용역 기간은 착수일부터 420일, 기초금액은 23억 원으로 제시됐다.
그러나 대전시는 입찰 마감일인 6월 12일 공고를 취소했다. 공식적인 취소 사유는 ‘사업 추진 일정 재검토’였다. 공고 이후 불과 일주일 만에 절차가 중단되면서 사업 지연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역 언론은 민선 9기 출범을 앞두고 대전시 재정 상황을 다시 점검하는 과정에서 사업 보류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보도했다. 대규모 사회기반시설 사업에 필요한 시비 부담을 재검토하려는 취지라는 분석이다.
재정 건전성을 따지는 과정은 필요하다.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더라도 공사비 상승과 토지 보상, 설계 변경 등으로 실제 사업비가 늘어날 수 있다. 대전시가 부담해야 할 재원과 다른 교통사업의 우선순위를 함께 검토하는 것도 지방정부의 책임이다.
다만 이미 국비를 확보하고 입찰까지 공고한 사업을 취소하려면 시민에게 판단 근거를 설명해야 한다. ‘일정 재검토’라는 짧은 사유만으로는 어떤 재정 문제가 확인됐는지, 사업 자체를 다시 검토하는 것인지, 단순히 착수 시기를 조정하는 것인지 알기 어렵다.
설계 용역이 늦어지면 실시설계와 토지 보상, 공사 착수 일정도 순차적으로 밀릴 수 있다. 확보한 국비를 제때 집행하지 못하면 다음 연도 예산 편성이나 중앙정부와의 사업비 협의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박 의원은 “국회에서 1년 넘게 국토교통부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를 설득해 국비 35억 원을 확보했다”며 “7월 중 기본설계 용역이 시작될 수 있도록 재입찰을 신속히 공고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실은 허 시장이 이 제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다만 대전시는 재입찰 여부와 구체적인 공고 시기, 기존 입찰을 취소한 세부 이유를 아직 공식적으로 확정해 발표하지 않았다.
박 의원은 “사정교~한밭대교 도로는 대전시민이 기다려 온 교통 숙원사업”이라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으로서 대전에 필요한 도로와 철도 사업이 정부 계획과 예산에 반영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사업의 필요성은 도로 건설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도로 개설 뒤 예상되는 교통량 분산 효과와 통행시간 단축, 주변 교차로의 병목 가능성, 하천과 생활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기본설계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대전시는 재입찰을 추진할 경우 설계 범위와 사업비, 공사 단계별 일정, 시비 조달계획을 함께 공개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사업을 늦추거나 조정한다면 그에 따른 교통 대책과 국비 처리 방안도 제시해야 한다.
사정교~한밭대교 사업은 경제성을 인정받았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서둘러야 할 사업도, 재정 부담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설명 없이 중단할 사업도 아니다. 재입찰이 실제로 7월 안에 이뤄지고 교통 개선 효과와 재정 부담을 함께 검증하는 절차로 이어질 것인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