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보다 몸값 2배 비싼데도 없어서 못 판다… 지금이 제일 맛있다는 '제철 수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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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제주 한치, 지금이 가장 맛있는 이유

여름 바다가 내어주는 대표적인 별미로 '한치'가 꼽힌다. 특히 제주에서는 배 위에서 갓 잡은 한치를 산 채로 썰어내는 활한치회가 여름철 여행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한치 자료사진. / yllyso-shutterstock.com
한치 자료사진. / yllyso-shutterstock.com

오징어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한 수 위의 맛을 자랑한다는 한치, 지금이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시기다. 담백한 맛과 쫄깃한 식감은 물론 영양학적으로도 우수해 여름철 지친 몸을 회복시키는 보양 식재료로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한치, 오징어와 뭐가 다를까

한치는 정식 표준명이 아니다. 실제 이름은 창꼴뚜기 또는 화살꼴뚜기로, 오징어와 마찬가지로 오징어과에 속한다. 오징어에 비해 몸통이 길쭉하고 다리가 짧은 것이 특징인데, 다리 길이가 한 치, 즉 3cm가량밖에 되지 않는다는 데서 '한치'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이 널리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한겨울 추운 바다에서도 곧잘 잡힌다고 해서 한치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이야기도 함께 전해진다.

하얀 몸통에 살이 연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씹는 맛이 살아 있어 오징어보다 감칠맛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몸길이는 보통 20~50cm 정도로 자라며, 강한 맛이 없고 함께 조리하는 재료의 맛을 잘 흡수하는 특성이 있어 다양한 요리에 두루 활용하기 좋다. 씹었을 때 오징어처럼 질기지 않고 부드럽게 끊어지는 식감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식재료로도 꼽힌다. 제주에는 "한치가 쌀밥이라면 오징어는 보리밥이고, 한치가 인절미라면 오징어는 개떡"이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예로부터 귀한 대접을 받아온 식재료다. 실제로 가격도 오징어보다 두 배 이상 비싸게 거래된다.

한치는 크게 '제주한치'와 '동해한치'로 나뉘는데, 생김새는 물론 산란 시기와 제철도 서로 다르다. 동해한치는 봄에 산란해 겨울부터 봄까지가 제철인 반면, 제주한치는 여름에 산란하기 때문에 이 시기에 어획량이 가장 많고 맛도 절정에 이른다. 즉 지금 이 계절이 제주한치를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시기인 셈이다. 대체로 7월부터 9월까지가 성어기로 꼽히며, 이 기간 제주 연안에서는 밤바다에 집어등을 밝힌 한치잡이 배들의 불빛이 여름철 진풍경으로 꼽힐 정도로 성어기를 맞는다. 어획량이 풍부해지는 시기인 만큼 가격도 상대적으로 안정되는 편이어서, 이 시기에 한치를 구입하면 신선도와 가격 모두 만족스러운 선택을 할 수 있다.

저칼로리 고단백... 여름 보양식으로 손색없어

한치는 단백질 함량이 매우 높고 지방과 탄수화물 함량은 극히 낮은 저칼로리 고단백 식재료다. 100g당 열량은 약 88kcal 수준으로 부담이 적으면서도 양질의 단백질과 다양한 필수 아미노산을 공급해준다. 특히 타우린 함유량이 일반 어류보다 세 배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타우린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교감신경을 억제해 혈관 건강에 도움을 줘 고혈압 등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는 성분으로 꼽힌다. 간에서 담즙산 생성을 돕고 지방의 소화·흡수를 원활하게 해 간 건강 개선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간세포를 보호하고 해독 기능을 강화해 음주 후 회복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치 물회 자료사진. / foodnjoy-shutterstock.com
한치 물회 자료사진. / foodnjoy-shutterstock.com

이 밖에도 DHA와 EPA 등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의 두뇌 발달은 물론 노년층의 인지 기능 유지와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타민 E와 비타민 B군, 인, 칼륨 등의 영양소도 고루 함유하고 있어 여름철 지친 몸을 회복시키는 보양 식재료로 손색이 없다. 열량이 낮고 포만감을 주는 단백질이 풍부한 만큼 체중 관리를 하는 이들에게도 부담 없는 식재료로 꼽히며, 성장기 아이부터 다이어트 중인 성인, 기력이 떨어진 노년층까지 폭넓게 권할 만한 여름철 식재료다.

제주 현지에서는 활한치회로

제주를 찾는다면 그날 잡은 한치를 살아있는 상태로 바로 썰어내는 활한치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살아있는 한치는 반투명한 몸통이 손질 직후에도 꿈틀거릴 만큼 신선도가 높고, 씹을수록 단맛이 배어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초고추장이나 간장 와사비에 찍어 먹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며, 함께 나오는 다리와 내장은 볶거나 튀겨서 곁들이는 경우가 많다. 제주 연안 포구나 어항 주변에는 이런 활한치회를 전문으로 내는 횟집들이 여름철 성수기를 맞아 손님들로 붐빈다. 낚싯배를 타고 직접 한치를 잡아 배 위에서 즉석으로 회를 떠먹는 체험 프로그램도 여름철 제주 여행의 인기 코스로 자리 잡고 있다.

물회부터 숙회, 구이까지 다양한 조리법

한치는 회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 그중에서도 제주를 대표하는 여름 별미로 꼽히는 것이 한치물회다. 손질한 한치를 채 썰어 오이, 배, 양파, 미나리, 깻잎 등 제철 채소와 함께 고추장과 된장을 섞은 양념장에 무친 뒤 얼음물을 부어 만드는데, 새콤달콤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더위에 지친 입맛을 돋워준다. 제주에서는 자리돔물회와 함께 한치물회가 여름 물회의 양대 산맥으로 꼽힐 만큼 즐겨 먹는 향토음식이다.

오징어 회 자료사진. / foodnjoy-shutterstock.com
오징어 회 자료사진. / foodnjoy-shutterstock.com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한치숙회도 부드러운 식감을 살릴 수 있는 조리법으로 꼽힌다. 통째로 구워 먹는 한치구이는 한치 특유의 담백한 맛을 가장 단순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며, 오징어처럼 통으로 말린 뒤 살짝 구워 먹는 마른한치도 별미로 통한다. 부드러운 식감 덕분에 강한 양념을 하지 않아도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이 한치 요리의 큰 장점이다. 이 밖에 채소와 함께 볶아내는 한치볶음이나 튀김옷을 입혀 튀겨내는 한치튀김으로 활용해도 부드러운 식감과 감칠맛을 살릴 수 있어, 아이들 반찬으로도 무난하게 활용할 수 있다.

손질과 보관 팁

한치를 구입할 때는 표면에 광택이 있고 몸통 전체에 탄력이 느껴지는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색이 탁하거나 몸통이 축 늘어져 있다면 신선도가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손질할 때는 내장을 먼저 제거한 뒤 얇은 껍질을 벗겨내면 조리하기가 한결 수월해지며, 껍질을 벗기면 살이 더욱 하얗고 깔끔한 색을 띠어 회로 먹을 때 보기에도 좋다. 보관할 때는 먹기 좋은 크기로 손질한 뒤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는 것이 신선도를 유지하는 방법이며, 하루 이틀 안에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 오래 두고 먹으려면 손질 후 소분해 냉동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 꺼내 먹는 것도 좋은 방법으로, 이 경우 해동 후 물기를 잘 제거해야 잡내 없이 깔끔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담백하면서도 감칠맛 넘치는 한치는 여름 한 철 짧게 만날 수 있는 만큼, 지금이 바로 놓치지 말아야 할 제철이다. 제주를 방문한다면 현지 포구에서 그날 잡은 활한치회를 맛보고, 집에서는 시원한 물회나 담백한 숙회, 구이로 다양하게 즐겨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저렴하면서도 영양이 풍부한 여름 보양식을 찾고 있다면, 이번 여름에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한치를 식탁 위에 올려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