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고 야구부, 오늘 광주일고 방문… 사과 뒤 5·18 묘지 참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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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고 야구부 선수단·교직원·학부모 등 80여 명 광주 방문
광주일고서 사과한 뒤 국립 5·18 민주묘지 참배 예정

5·18 민주화운동 조롱 응원 논란을 빚은 서울 배재고등학교 야구부가 오늘 광주제일고등학교를 찾아 직접 사과한다.

지난 2일 서울 강동구 배재고등학교 앞에 배재고등학교 야구부를 비판하는 근조화환이 놓여 있다. / 뉴스1
지난 2일 서울 강동구 배재고등학교 앞에 배재고등학교 야구부를 비판하는 근조화환이 놓여 있다. / 뉴스1

사과 위해 광주 찾는 배재고

배재고 야구부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 등 80여 명은 6일 오후 3시 광주 북구 누문동 광주제일고등학교를 방문한다. 이들은 광주일고 학생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경기 중 나온 5·18 민주화운동 조롱성 응원 구호에 대해 사과할 예정이다.

방문에는 배재고 야구부 선수 36명 전원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선수단과 학교 관계자들은 광주일고 강당 등 학교 안에서 두 학교 간 소통의 시간을 갖고 피해 학생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할 계획이다. 배재고 지도자와 학교 관계자의 사과도 함께 이뤄질 예정이다.

광주일고 방문 이후에는 국립 5·18 민주묘지 참배 일정이 이어진다. 배재고 학생들은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이 안장된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한다. 김대중 전남광주 교육감과 정근식 서울시교육감도 참배 일정에 함께할 예정이다.

이번 방문은 배재고 측이 지난 1일 광주일고에 사과 의사를 전달하면서 추진됐다. 광주일고는 학생들의 기말고사 일정과 심리적 안정을 고려해달라며 방문 일정 조율을 요청했다. 이후 양측은 협의를 거쳐 6일 오후 3시 방문 일정을 확정했다.

광주일고 측은 배재고 학생들이 잘못을 뉘우치고 화해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온 점을 고려해 사과 방문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다만 학교는 피해 학생들의 정서적 안정과 현장 안전을 우선해 방문 규모와 동선, 교내 질서 관리 방안을 조율해왔다.

김대중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감이 지난 1일 광주제일고등학교를 방문해 배재고와의 경기에서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탱크데이' 등 지역비하 발언을 들은 야구부 선수들을 위로하고 있다. /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 제공, 뉴스1
김대중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감이 지난 1일 광주제일고등학교를 방문해 배재고와의 경기에서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탱크데이" 등 지역비하 발언을 들은 야구부 선수들을 위로하고 있다. /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 제공, 뉴스1

폭파 협박 글에 경찰 수사 착수

배재고의 사과 방문을 앞두고 광주일고를 겨냥한 폭파 협박 글이 올라오면서 경찰이 수사에 들어갔다. 지난 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광주일고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취지의 익명 게시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배재고 야구부가 중징계를 받은 일을 거론하며 광주일고가 배재고 학생들의 앞길을 막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시글에는 지역을 비하하는 표현과 함께 광주일고 교사 등 학교 관계자에게 위해를 가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곧바로 광주일고에 출동했다. 경찰차와 소방차, 구급차가 학교 안으로 진입했고 학교 관계자와 교직원 등은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일부 학생들도 교문 밖으로 이동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교내 건물과 주변을 중심으로 수색을 벌였다. 수색은 2시간 넘게 진행됐지만 폭발물이나 위험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게시글 작성자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온라인 게시 경로와 접속 기록 등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청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장난성 글이 아니라 공중협박 사건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해당 게시글이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학교 구성원과 시민들의 평온한 일상을 훼손하는 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관련 학교와 학생을 겨냥한 음해성 글이나 명예훼손성 글, 폭파 협박 글이 올라올 경우 정보통신망법 위반과 공중협박 등 혐의를 적용해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경찰은 배재고의 사과 방문 일정과 협박 글 사이의 연관성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시설보호 요청한 광주일고

광주일고는 배재고 방문 당일 인파가 몰릴 가능성과 돌발 상황을 우려해 경찰에 시설보호를 요청했다. 학교 측은 지난 3일 경찰에 시설보호를 요청했고 경찰은 학교 주변에 경력을 배치해 외부 질서 유지에 나서기로 했다.

경찰은 학교 담장 밖 대로변과 골목 등 외부 공간을 중심으로 인력을 배치할 계획이다. 외부인의 돌발행위나 충돌 상황을 막고 학교 주변 교통과 보행 흐름도 관리할 예정이다. 학교 내부는 광주일고 측이 자체적으로 관리하는 방식으로 정리됐다.

경찰은 폭파 협박 글까지 올라온 상황을 고려해 사과 방문 당일 경계 수준을 높여 현장 상황을 살필 방침이다. 사과 방문과 5·18 민주묘지 참배 일정이 이어지는 만큼 각 이동 지점의 안전 관리도 함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응원 논란에서 광주 사과 방문까지

지난달 29일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배재고와 광주제일고의 경기에서 배재고 선수들이 덕아웃에서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구호를 섞은 응원가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 유튜브 '강릉야구TV '캡처, 뉴스1
지난달 29일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배재고와 광주제일고의 경기에서 배재고 선수들이 덕아웃에서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구호를 섞은 응원가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 유튜브 '강릉야구TV '캡처, 뉴스1

이번 사태는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광주일고와 배재고 경기에서 시작됐다. 당시 배재고 야구부 일부 학생들은 광주일고를 상대로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 데이” 등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구호를 외쳤다.

경기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논란은 빠르게 커졌다. 고교 스포츠 경기장에서 상대 학교를 향한 응원 구호로 5·18 민주화운동을 희화화한 표현이 사용됐다는 점에서 지역 비하와 역사 왜곡, 혐오 표현 문제가 동시에 제기됐다. 배재고를 향한 항의도 이어졌고 학교 앞에는 야구부를 비판하는 화환과 학생들을 응원하는 화환이 함께 놓였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배재고 야구부에 6개월간 전국대회 출전 정지 처분을 내렸다. 협회는 당시 응원 구호가 경기 질서를 해치고 상대 학교 구성원에게 상처를 준 행위라고 판단했다. 응원을 주도한 학생 2명은 학교 생활교육위원회에 회부돼 별도 징계 절차를 밟고 있다.

서울시교육청도 후속 조치에 나선다. 배재고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역사와 인권, 차별·혐오 표현 방지 교육은 오는 8일부터 학교 측과 협의해 진행된다. 교육에서는 5·18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미와 혐오 표현의 문제, 학교와 스포츠 현장에서 지켜야 할 인권 감수성 등이 다뤄질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일을 계기로 학교 운동부 안에서 반복돼온 응원 문화도 함께 점검할 계획이다.

유튜브, K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