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태풍' 바비 북상] 일본이 예측한 태풍 경로는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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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태풍 바비, 최고등급 유지하며 일본 접근
마리아나 제도 강타한 맹렬한 태풍의 진로는?

제9호 태풍 바비(BAVI)가 최고 등급 세력을 유지한 채 서북서로 나아가면서 오는 10일에서 11일 일본 오키나와 남쪽 해상과 사키시마 제도에 접근할 것으로 예측됐다.

6일 일본 기상청 발표를 보면 이날 오전 6시45분 현재 바비는 마리아나 제도 부근(북위 14.2도·동경 145.6도)을 시속 20㎞ 속도로 서북서로 진행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10헥토파스칼(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은 초속 55m, 최대순간풍속은 초속 80m다. 기상청은 이 태풍을 맹렬한 세력의 대형 태풍으로 분류했고, 미군 합동태풍경보센터(JTWC)는 최고 단계인 '슈퍼 태풍'으로 지정했다.

제9호 태풍 바비의 7일 오전 6시 상황. / 일본 기상청
제9호 태풍 바비의 7일 오전 6시 상황. / 일본 기상청

바비는 2일 마셜 제도 부근 해상에서 발생한 뒤 높은 해수면 수온과 발달에 유리한 대기 환경을 만나 급격히 세력을 키웠다. 미군 합동태풍경보센터는 바비의 최대풍속을 135노트(1분 평균 약 초속 70m)로 분석하며 허리케인 기준 카테고리 4에 해당하는 세력으로 봤다. 위성 영상에서는 뚜렷한 '태풍의 눈'이 확인돼 잘 정돈된 구조를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태풍이 7~8일 중심기압 900hPa 안팎, 최대풍속 초속 60m까지 발달하며 세력의 정점을 맞을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태풍이 '맹렬한' 세력까지 발달한 것은 4월 제4호 태풍 실라쿠 이후 두 번째다.

이 태풍은 당분간 태평양고기압 남쪽 가장자리를 따라 서북서로 이동한다. 6일에는 맹렬한 세력을 유지한 채 괌과 사이판 등 마리아나 제도를 통과할 것으로 예측됐다. 현지 기상당국은 폭풍과 높은 파도, 폭풍해일, 큰비, 홍수 등에 대비해 경계를 당부했다. 마리아나 제도는 지난 4월에도 맹렬한 제4호 태풍이 강타한 곳으로,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맹렬한 태풍의 내습을 맞게 됐다.

마리아나 제도를 지난 태풍은 7~9일 필리핀 동쪽 해상을 서북서로 이동하다가 9일 이후 점차 북쪽으로 진로를 틀 것으로 보인다. 일본 기상청 예보로는 10일 오후 3시쯤 매우 강한 세력으로 오키나와 남쪽 해상에 이르고, 11일에는 사키시마 제도 부근에 다다를 전망이다. 이 무렵 중심기압은 925hPa, 최대풍속은 초속 50m, 최대순간풍속은 초속 70m로 예측됐다. 접근 시점에는 세력이 다소 약해지겠으나 여전히 강한 세력을 유지한 채 일본 남쪽 해역에 다가설 가능성이 있다.

오키나와 기상대는 태풍 접근에 따라 사키시마 제도에 10일쯤 폭풍경보가 발표될 것으로 내다봤다. 진로에 따라서는 오키나와 본섬 지방에도 폭풍경보가 나올 수 있다. 오키나와 지방에는 9일부터 10일에 걸쳐 파랑경보가 발표될 전망이다. 기상청이 5일 오전 9시 기준으로 집계한 5일 이내 폭풍역 진입 확률은 이시가키섬 지방 18%, 미야코섬 지방 17%, 요나구니섬 지방 6%, 오키나와 본섬 지방 2%로 나타났다.

진로 예측에서 각 기관의 계산은 대체로 비슷하다. 기상청과 미군의 예상은 큰 차이가 없고, 세계 각국 기상기관의 수치 시뮬레이션(앙상블 예보)도 서북서로 나아가 오키나와 남쪽으로 향하는 예측이 많다. 다만 오키나와 남쪽 해상에 이른 뒤로는 예측의 편차가 커진다. 대만에서 중국 대륙 방면으로 향하는 진로가 눈에 띄는 한편, 동중국해를 북상하는 계산 결과도 있다.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의 한때 예측은 대만 상륙에 가까운 형태였다. 기상청 태풍 예보가 5일 앞까지만 제공되는 만큼 그 이후 진로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태풍 9호가 일본 본토에 접근하기 어려운 배경으로는 태평양고기압의 세력 확장이 꼽힌다. 고기압이 태풍의 북상을 가로막는 동시에 태풍이 고기압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하면서, 8일쯤부터 간토에서 규슈에 이르는 지역은 35도 이상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태풍의 영향으로 7일부터는 남서제도와 서일본·동일본 태평양 쪽에 너울을 동반한 높은 파도가 도달할 전망이다. 너울은 파장과 주기가 길어 수심이 얕은 해안에서 급격히 높아지는 성질이 있어, 태풍과 거리가 멀어도 주의가 필요하다. 오키나와와 가고시마현 아마미 제도 주민에게는 8일까지 시설물 점검과 비상용품 확보 등 대비를 마치라는 권고가 나왔다.

올해는 1월부터 7월까지 매달 태풍이 발생했다. 1951년 통계 작성 이후 1월부터 7월까지 매달 태풍이 생긴 것은 1965년과 2015년, 올해까지 세 차례뿐이다.

함께 발생했던 제10호 태풍 메이사크(Maysak)는 중국 대륙에 상륙한 뒤 세력이 약해져 6일 열대저압부로 바뀌었다. 이 태풍이 일본에 직접 영향을 줄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