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도 ‘보는 여행’에서 ‘하는 여행’으로…세종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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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관광재단, 19일까지 ‘감각세종’ 주제로 로컬 체험관광 콘텐츠 접수
자연·식문화·예술·웰니스 등 오감형 상품 발굴해 OTA 입점·홍보 지원
경기도 등 다른 지자체도 로컬관광 육성…일회성 공모 넘어 지속 운영이 관건

[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국내 관광의 중심이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방식에서 지역의 일상과 생활문화를 직접 경험하는 방식으로 옮겨가고 있다. 여행객은 사진을 남기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음식을 만들고, 골목을 걷고, 공예를 배우고, 휴식과 치유를 소비한다. 지역 관광정책도 대규모 시설보다 작지만 독창적인 체험 콘텐츠를 발굴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2026년 관광 흐름으로 ‘로컬 리크리에이션’과 ‘공간적 경험’을 제시했다. 지역의 음식과 생활문화, 익숙한 공간을 새롭게 해석한 콘텐츠가 여행 목적지가 되고, 오감을 자극하는 참여형 공간이 관광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세종시문화관광재단은 이런 흐름에 맞춰 오는 19일까지 ‘2026 서부내륙권 로컬 특화 체험관광 콘텐츠 공모전’을 연다. 공모 주제는 세종을 오감으로 경험한다는 뜻을 담은 ‘감각세종’이다.
이번 공모전은 세종의 자연과 식문화, 예술, 웰니스 자원을 활용해 관광객이 직접 보고, 먹고, 만들고, 걷고, 머무는 체험형 콘텐츠를 찾기 위해 마련됐다. 단순 홍보용 아이디어보다 실제 관광상품으로 운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발굴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공모 분야는 여섯 가지다. 풍경과 공간을 감상하고 기록하는 ‘보는 감각’, 지역 식문화를 체험하는 ‘맛보는 감각’, 수공예와 교육 프로그램을 담은 ‘만드는 감각’, 도보여행과 액티비티 중심의 ‘움직이는 감각’, 숙박·웰니스·휴식을 결합한 ‘머무는 감각’, 세종의 매력을 자유롭게 풀어내는 ‘기타 감각’이다.
참가 대상은 세종 지역 자원을 활용한 체험관광 콘텐츠를 보유했거나 운영 중인 개인, 단체, 로컬 크리에이터 등이다. 신청자는 세종시문화관광재단 홈페이지에서 서식을 내려받아 7월 19일 오후 11시까지 이메일로 제출하면 된다.
재단은 외부 전문가 심사를 거쳐 국내 체험관광 온라인 여행사에 입점할 콘텐츠를 선정할 계획이다. 선정된 사업자는 상품화 교육과 운영 역량 강화, 사진 촬영, 인플루언서 팸투어 등 판매와 홍보를 위한 지원을 받는다.
이후 판매 실적과 이용 후기 등을 종합 평가해 우수 콘텐츠를 가린다. 최우수 콘텐츠에는 총상금 2000만 원 규모의 시상과 온라인 여행사 판매 수수료 면제 기간 연장, 기획 기사 게재 등 추가 혜택이 제공된다.
참가 희망자를 위한 사업설명회는 오는 9일 오후 7시 세종시문화관광재단에서 열린다. 설명회에서는 공모전 추진 방향과 신청 방법, 심사 기준, 사후 지원 프로그램을 안내하고 질의응답도 진행한다.
이번 공모전은 서부내륙권 관광진흥사업과도 연결된다. 이 사업은 충남·전북·세종 3개 광역지자체와 18개 시·군이 협력해 내륙권 관광 브랜드와 통합 상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세종만의 단독 관광상품을 키우는 동시에 주변 지역과 연결되는 체류형 관광 흐름을 만드는 것이 과제다.
다른 지자체도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경기도는 올해 지역 고유의 생활문화와 로컬 자원을 활용한 관광 콘텐츠 발굴·지원사업을 공모했다. 유명 관광지에 의존하기보다 지역 안의 생활문화와 소규모 사업자를 관광산업과 연결하려는 시도다.
충남문화관광재단도 서부내륙권 8개 시·군을 대상으로 로컬 특화 체험관광 콘텐츠 공모를 진행했다. 전통문화 체험과 지역 음식, 자연 치유, 트레킹, 레저 등 실제 운영 가능한 체험상품을 발굴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런 흐름은 세종에 특히 중요하다. 세종은 행정도시 이미지가 강하고, 전통적인 관광지 인지도는 제주·강원·부산 같은 지역보다 낮다. 대규모 관광시설만으로 경쟁하기보다 도시의 젊은 인구, 금강과 호수공원, 농촌마을, 공공건축, 로컬푸드, 한글·행정수도 상징성을 결합한 소규모 체험상품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공모전이 지역관광의 해법이 되려면 선정 이후가 더 중요하다. 콘텐츠를 뽑아 플랫폼에 올리는 것만으로는 상품이 지속되기 어렵다. 운영자는 예약 관리와 안전 대응, 환불 기준, 외국어 안내, 사진·영상 홍보, 후기 관리까지 감당해야 한다.
체험관광은 안전 문제도 중요하다. 걷기와 자전거, 수상·야외 활동, 음식 조리, 어린이 참여 프로그램은 사고 예방 기준을 갖춰야 한다. 재단은 상품성을 평가할 때 재미와 독창성뿐 아니라 보험 가입, 안전요원 배치, 위생 관리, 취소·환불 절차도 함께 살펴야 한다.
지역성과 상업성의 균형도 필요하다. 로컬 콘텐츠가 단순히 지역 이름만 붙인 체험상품으로 흐르면 관광객은 다시 찾지 않는다. 세종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장소와 이야기, 사람을 담아야 한다.
관광객이 즐기는 동안 지역 주민에게 불편을 주지 않는 구조도 필요하다. 마을 체험이나 농촌 프로그램은 소음과 쓰레기, 사생활 침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주민 동의와 수익 배분, 운영 시간 조정이 사전에 이뤄져야 지속 가능하다.
바람직한 방향은 공모전 수상작을 일회성 행사로 소비하지 않는 것이다. 재단은 선정 콘텐츠를 계절별 대표 코스, 가족형·청년형·외국인형 상품, 서부내륙권 연계 여행상품으로 재가공할 필요가 있다. 판매 실적이 낮은 콘텐츠도 원인을 분석해 가격과 동선, 운영시간을 조정하는 컨설팅이 뒤따라야 한다.
세종 관광은 아직 ‘무엇을 보러 가는 도시인가’보다 ‘무엇을 경험하러 가는 도시인가’를 만들어가는 단계에 있다. ‘감각세종’ 공모전의 성과는 접수 건수나 시상 규모가 아니라, 시민과 로컬 크리에이터가 만든 콘텐츠가 실제 여행객의 선택을 받고 지역 안에서 지속적으로 운영되는지로 평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