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의회, 개원 직후 실무연수…‘일 잘하는 의회’는 교육 뒤 검증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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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0일 국회의정연수원 연계 교육…조례·예결산 심사와 4대 폭력 예방 포함
15일 제108회 임시회 앞두고 초선·재선 맞춤형 과정 운영
다른 지방의회도 역량 강화 나서지만 연수 효과는 회의장 심사로 입증해야


제5대 시의원 의정연수 / 세종시의회
제5대 시의원 의정연수 / 세종시의회

[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지방의회가 예산과 조례,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집행부를 견제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제5대 세종시의회가 개원 직후 실무 중심 의정연수에 들어갔다. 의원 수 증가와 상임위원회 확대 이후 첫 임시회를 앞둔 만큼 연수의 성과는 교육 이수 여부가 아니라 실제 안건 심사 과정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세종시의회는 8일부터 오는 10일까지 3일간 제5대 의원을 대상으로 의정연수를 진행한다. 이번 연수는 국회의정연수원의 ‘찾아가는 지방의회 연수’ 프로그램과 연계해 마련됐다.

연수는 제108회 임시회를 앞두고 조례안 입안·심사, 예산안과 결산안 심사 기법 등 의정 실무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세종시의회는 의원별 의정 경험을 고려해 ‘개관 과정’과 ‘전문 심화 과정’으로 나눠 운영한다고 밝혔다.

첫날인 8일에는 어진동 지방자치회관에서 성희롱·성매매·성폭력·가정폭력 등 4대 폭력 예방교육이 진행된다. 2~3일 차에는 청남대 나라사랑교육문화원에서 조례안 입안과 예·결산안 심사 교육을 실시한다. 마지막 일정에는 사회적 장애인식 개선 교육도 포함됐다.

이번 연수는 세종시의회가 본격적인 의정활동에 들어가기 전 기본기를 다지는 절차다. 세종시의회는 오는 15일 제108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열고 제5대 의정활동을 본격화한다.

지방의회 연수의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방의회 의정활동 역량 강화를 위해 의원과 직원의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본과목과 심화과목을 나누고, 의원의 선수나 직원 근무연수에 따라 교육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국회의정연수원의 지방의원 교육도 조례안 입안·심사, 예산안과 결산 심사, 행정사무감사·조사, 청렴교육 등 실무 과목을 중심으로 운영돼 왔다. 지방의회가 집행부 자료를 읽고 예산의 필요성과 효과를 따지려면 단순한 정치 감각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다른 지방의회도 의원 교육연수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 서울시의회는 의원 교육연수 활동 지원 조례를 통해 의정활동 이해와 직무능력 향상, 합리적 의사결정 능력 함양 등을 교육연수의 목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인천시의회도 의원 교육연수 지원 조례에서 강의와 실습, 토의, 사례발표, 현장학습 등 다양한 방식으로 연수를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 개별 전문교육기관 연수 비용을 예산 범위에서 지원하고, 수료 증빙을 제출하도록 한 점도 눈에 띈다.

세종시의회 연수는 시기상 의미가 있다. 제5대 의회는 원 구성 직후 행정복지·경제문화·도시환경·교육안전위원회 등 상임위원회 체제를 갖췄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윤리특별위원회도 출범했다. 각 위원회가 다루는 분야가 넓어진 만큼 의원 개인의 전문성과 위원회별 심사 역량이 중요해졌다.

특히 세종시는 재정위기와 대규모 투자 유치, 행정수도 완성, 교통·복지·교육 현안을 동시에 안고 있다. 의회가 집행부의 정책 발표를 그대로 받아쓰는 기관이 되지 않으려면 예산서와 사업설명서, 조례 비용추계서, 결산 자료를 독립적으로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조례 심사도 형식적인 문구 검토에 그쳐서는 안 된다. 상위법 위반 여부와 집행 가능성, 예산 부담, 기존 제도와의 중복, 시민에게 미치는 영향을 함께 따져야 한다. 선언형 조례가 늘어나면 제도는 많아지지만 실제 행정은 달라지지 않을 수 있다.

예산·결산 교육은 더 중요하다. 예산 심사는 새 사업을 통과시키는 절차이고, 결산 심사는 지난 지출이 적절했는지 따지는 과정이다. 결산에서 드러난 집행률 부진과 반복 이월, 성과 미흡을 다음 예산 심사에 반영하지 못하면 의회의 견제 기능은 약해진다.

4대 폭력 예방교육과 장애인식 개선 교육도 단순 의무교육으로 처리해서는 안 된다. 지방의회는 시민을 대표하는 공적 기관이다. 의원의 발언과 행동이 성평등과 인권 감수성에 미치지 못하면 의회 전체의 신뢰가 흔들린다.

다만 연수가 ‘의정활동 전격 시동’이라는 표현만큼 실질적 효과를 내려면 사후 관리가 뒤따라야 한다. 교육을 들었다는 사실보다 이후 상임위와 본회의에서 어떤 질문을 했고, 어떤 예산을 조정했으며, 어떤 조례를 보완했는지가 더 중요하다.

세종시의회는 연수 과목과 강사, 참여 의원, 교육비, 세부 일정도 시민이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할 필요가 있다. 외유성 연수 논란은 대체로 일정과 성과가 불투명할 때 커진다. 이번 연수는 국내 실무교육 중심이지만, 공개성과 평가 체계를 갖춰야 신뢰를 높일 수 있다.

연수 결과를 의정활동에 연결하는 장치도 필요하다. 의원별 관심 분야와 상임위별 핵심 현안을 바탕으로 교육 뒤 정책보고서나 질의계획을 작성하게 하면 실제 회의에서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안신일 의장은 “제5대 세종시의회가 일 잘하는 의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이번 연수를 내실 있게 준비했다”며 “안건 심사에서 날카로운 분석과 실효성 있는 대안을 제시해 시민에게 신뢰받는 의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세종시의회의 첫 실무연수는 새 의회가 공부하는 의회를 표방했다는 점에서 출발선의 의미가 있다. 그러나 시민이 평가할 기준은 연수 수료가 아니라 제108회 임시회 이후 조례와 예산 심사에서 얼마나 구체적인 문제 제기와 대안을 내놓는지다. 교육이 회의장 질문과 예산 검증, 집행부 견제로 이어질 때 ‘일 잘하는 의회’라는 목표도 설득력을 얻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