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아버지 ‘유치장 3번 접견’ 논란…큰아버지도 경찰 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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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 유치장 접견 논란에 큰아버지 경찰 간부 확인까지
수사팀 연관성·증거물 처리 과정 두고 특별수사팀 조사 확대
‘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 피의자 장윤기의 아버지가 현직 경찰관 신분으로 아들을 유치장에서 세 차례 접견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큰아버지도 경찰 간부로 재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장윤기 부친은 아들이 유치장에 수감된 기간 세 차례 접견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팀이 조사 일정을 고려해 접견 가능 여부를 안내한 정황까지 알려지면서 초기 수사 과정에서 현직 경찰 신분의 가족에게 편의가 제공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장윤기 부친, 유치장서 세 차례 접견
장윤기는 지난 5월 5일 여고생 이채원 양을 살해한 혐의로 긴급체포된 뒤 같은 달 14일 검찰에 구속 송치될 때까지 광주서부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됐다.
이 기간 장윤기는 현직 경찰관인 부친 장 모 경감과 모두 세 차례 접견한 것으로 파악됐다. 접견은 5월 6일 약 30분, 8일 약 20분, 13일 약 20분 동안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수사팀은 장 경감이 면회 가능 여부를 문의하면 조사 일정을 고려해 접견 가능 여부를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피의자 조사 일정은 가족에게 사전 고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수사팀이 장 경감에게 부적절한 편의를 제공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증거인멸 우려가 있는 피의자에 대해서는 변호인을 제외한 외부인 접견을 제한할 수 있다. 그러나 당시 수사팀은 장 경감에 대해 별도의 접견 금지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특별수사팀은 장 경감과 장윤기의 접견 녹음 파일도 확보해 내용을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차량 돌려받은 뒤 사라진 케이블타이

의혹의 핵심은 장윤기 부친과 수사팀 사이의 접촉 이후 핵심 증거물이 제대로 보존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광주광산경찰서 수사팀은 장윤기를 체포한 뒤 그의 SUV 차량 내부에서 비닐봉지에 담긴 케이블타이를 발견해 영상으로 촬영했다. 케이블타이는 범행 목적과 죄명을 가를 수 있는 핵심 증거물로 꼽힌다. 검찰은 장윤기의 범행을 강간 등 살인 혐의로 보는 데 케이블타이와 훼손된 리얼돌 등을 중요한 증거로 보고 있다.
하지만 수사팀은 차량 안에서 케이블타이를 확인하고도 이를 증거물로 보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차량은 장윤기 부친에게 인계됐고 케이블타이는 차량 안에서 사라졌다. 장 경감은 차량을 돌려받은 뒤 케이블타이를 자신의 집에 보관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팀장이 채증 영상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해당 수사팀장은 증거인멸과 증거인멸방조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법원은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장윤기 부친은 차량을 돌려받은 뒤 보름가량 해당 차량을 직접 운전하고 다닌 것으로도 알려졌다. 수사기관은 차량 인계 과정과 증거물 보존 조치가 적절했는지, 수사팀이 현직 경찰인 장 경감에게 사건 관련 정보를 전달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원룸 주소·비밀번호 전달 의혹도 수사
장윤기 부친이 아들의 주거지에 직접 들어가 증거물을 폐기했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검찰은 당시 수사팀이 장 경감에게 장윤기의 원룸 주소와 현관문 비밀번호를 전달한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장 경감은 사건 발생 뒤 아들의 주거지에 들어가 휴대전화와 훼손된 리얼돌 등을 폐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훼손된 리얼돌은 장윤기의 성범죄 목적 여부를 밝히는 데 중요한 단서로 거론된다. 장윤기는 첫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대체로 인정했지만 성범죄 목적 범행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 표명을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수사팀이 장 경감에게 수사 상황이나 핵심 정보를 전달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공무상비밀누설, 증거인멸, 증거인멸방조 혐의로 광주광산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을 입건해 대면 조사를 진행 중이다.
특히 검찰은 장 경감과 수사팀 사이의 통화 내역을 들여다보고 있다. 장윤기 범행 뒤 사라진 휴대전화 위치와 관련해 수사팀이 장 경감에게 정보를 흘렸는지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장 경감은 수사팀 연결로 아들과 통화하며 휴대전화를 강에 버렸는지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큰아버지도 현직 경찰 간부
장윤기 큰아버지도 현직 경찰 간부로 확인되면서 파장은 더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찰청 특별수사팀은 장윤기의 큰아버지 A 씨가 현직 경찰관인 사실을 확인하고 A 씨가 장윤기 사건 수사팀과 함께 근무한 이력이 있는지, 개인적 친분이 있었는지, 사건 처리 과정에 관여한 정황이 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A 씨는 광주경찰청 소속은 아니며 다른 지역 경찰청 소속 중간 간부급 경찰관으로 파악됐다. 일부 보도에서는 전남 지역에서 경감 계급 경찰 간부로 재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장윤기 아버지에 이어 큰아버지까지 현직 경찰관으로 확인되면서 경찰 내부에서는 ‘제 식구 감싸기’ 의혹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경찰은 수사팀과 장윤기 큰아버지 사이의 연루 정황이 확인될 경우 관련자들을 엄정 조치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청장 대행 조기 귀국까지

이번 사건은 경찰 조직 전체를 흔드는 문제로 번지고 있다. 경찰은 사건 당시 광주광산경찰서장이었던 서장과 형사과장 등 지휘부 2명, 사건을 수사한 강력팀 형사 4명 등 모두 6명을 대기발령했다. 증거인멸 의혹을 받는 장윤기 부친도 대기발령 조치됐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유엔 경찰청장 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이었지만 장윤기 사건을 둘러싼 부실수사와 유착 논란이 커지자 일정을 앞당겨 10일 조기 귀국했다. 유 직무대행은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매우 송구스럽다”며 “그만큼 이번 사안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내부 비리를 전담 수사하는 ‘내부비리수사대’ 신설 방침도 밝혔다. 감찰이나 범죄 정보 입수 과정에서 파악된 경찰 내부 비리 첩보를 넘겨받아 수사하고 자체 인지 사건도 다루는 조직이다.
경찰청은 외부 인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경찰 수사 신뢰 제고를 위한 쇄신 태스크포스’ 구성도 추진하고 있다. 유사 사건 전수조사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검찰·경찰 모두 유착 의혹 수사
현재 검찰과 경찰청 특별수사팀은 각각 장윤기 사건 수사 과정의 문제점을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은 경찰 수사팀이 장 경감에게 수사 상황을 수시로 전달했는지, 장윤기 차량과 원룸을 부친에게 넘기는 과정에서 수사 준칙과 적법 절차를 지켰는지 조사하고 있다. 경찰청 특별수사팀은 별도로 수사팀장과 장윤기 부친의 증거인멸 의혹, 접견 과정, 수사 정보 유출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장윤기 부친 장 경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구속된 당시 수사팀장과 장 경감의 대질신문도 검토하고 있다.
장윤기는 지난 어린이날 광주 광산구 한 고등학교 앞 인도에서 귀가하던 여고생 이채원 양을 자신의 차량으로 끌고 가려다 흉기로 살해하고 이를 제지하려던 남고생을 다치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사건 이후 수사팀이 핵심 증거를 제대로 확보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드러나면서 경찰 부실수사 논란은 유착 의혹으로 확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