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키운 사이버 위협, 인재로 막는다…‘핵테온 세종’ 5000명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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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 공동주최로 5회째 행사 위상 강화…47개국 대학생 경진대회
대한민국·베트남 팀 고급·초급 부문 대상…42개 기업·기관 기술전시
세종, 정보보호 클러스터·교육발전특구 연계해 실증과 취업까지 이어가야

국제_대학생_사이버보안_경진대회 / 세종시
국제_대학생_사이버보안_경진대회 / 세종시

[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인공지능이 사이버 공격을 더 빠르고 정교하게 만드는 시대, 보안의 해법은 장비만이 아니라 사람과 협력 체계에 달려 있다. 전 세계 대학생과 전문가, 기업, 공공기관이 세종에 모인 ‘2026 핵테온 세종’은 지역 행사가 국가 사이버안보와 인재 양성 플랫폼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세종시는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국가정보원과 공동으로 ‘2026 핵테온 세종’을 개최했다. 올해 5회째인 행사는 국제 대학생 사이버보안 경진대회와 AI·사이버보안 콘퍼런스, 기업 기술전시회 등을 함께 진행했다.

올해 행사에는 국내외 보안 전문가와 대학생, 기업 관계자 등 5000여 명이 참여했다. 세종시와 국가정보원이 공동 주최하고 고려대 세종, 홍익대 세종,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방산기술보호연구소, 세종테크노파크 등이 주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행정안전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한국인터넷진흥원 등 18개 기관도 후원했다.

핵심 프로그램인 국제 대학생 사이버보안 경진대회에는 역대 최대 규모의 참가자가 몰렸다. 예선에는 47개국 216개 대학, 548개 팀 1799명이 참여했다. 본선에는 40개 팀이 올라 총상금 3800만 원을 놓고 경쟁했다.

고급 부문 대상은 대한민국 ‘정현수의전역을축하합니다’ 팀이 차지했다. 초급 부문 대상은 베트남 ‘CyberCh1ck’ 팀이 받았다. 대회 종료 뒤에는 참가 학생들이 세종을 둘러보고 관심 분야를 공유하는 교류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해킹 경진대회에 머물지 않았다. 학술대회에서는 AI와 사이버보안, 정책 대응, 산업 생태계가 함께 논의됐다. 손기욱 한국사이버안보학회장은 ‘AI와 사이버안보, 우리는?’을 주제로 인공지능 시대의 대응 방향을 설명했다.

야마시타 아키마사 전 교토부 부지사는 지역과 현장을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사이버보안 국제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세종시와 교토부가 스마트시티와 정보보안 협력을 논의해 온 흐름이 행사장에서도 이어진 셈이다.

국가정보원은 국내 사이버보안 취약점 신고·조치 공개 제도와 AI 보안 정책 등 정부 차원의 보안관리 대응 전략을 소개했다. 공동 주최 기관으로 참여한 점은 핵테온 세종이 지방정부 행사에서 국가 사이버안보 협력의 장으로 위상을 넓혔다는 의미가 있다.

기업과 기관 42곳이 참가한 정보통신기술 전시회도 열렸다. 정보보호학회 우주·양자보안연구회, 과학기술정보보호협의회, 국가사이버안보세미나, 지방정부 정보보안 실무협의회 등도 함께 진행돼 공공·민간·학계의 접점을 넓혔다.

사이버보안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올해 사이버 위협 전망에서 AI를 활용한 공격과 AI 서비스 자체를 겨냥한 공격이 함께 늘어날 것으로 봤다. 딥페이크 음성·영상 피싱, 악성 입력을 통한 AI 모델 오작동, 학습데이터 조작 등이 현실적 위험으로 거론됐다.

산업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과기정통부의 2025년 정보보호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정보보호 산업 매출은 18조5945억 원으로 전년보다 10.5% 증가했다. 이 가운데 정보보안 매출은 7조1244억 원으로 15.9% 늘었다.

그러나 인력 기반은 여전히 과제다. 국내 정보보호 산업 종사자는 늘고 있지만 정보보안 분야 전문 인력 증가세는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술직 저변을 넓히지 못하면 시장은 커져도 지역 기업과 공공기관이 필요한 인재를 확보하기 어렵다.

세종이 핵테온을 통해 얻어야 할 성과도 여기에 있다. 국제대회와 콘퍼런스는 도시 브랜드를 높일 수 있지만, 일회성 행사로 끝나면 지역 산업 생태계로 남기 어렵다. 경진대회 참가자가 세종의 대학과 기업, 연구기관, 공공기관으로 이어지는 경로가 필요하다.

시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국가정보원 등 중앙부처, 산·학·연 관계기관과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교육발전특구와 충청권 정보보호 클러스터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사이버보안 인재 양성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이 방향이 성과를 내려면 교육과 취업, 창업, 실증이 연결돼야 한다. 대학생 경진대회 수상자가 지역 기업 인턴십과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기업 전시회가 투자 상담과 해외 판로 개척으로 이어져야 한다. 공공기관은 정보보안 실증 과제를 지역 기업과 함께 설계할 필요가 있다.

AI 보안 분야는 세종의 행정수도 기능과도 맞닿아 있다. 중앙행정기관과 공공데이터, 스마트시티 기반이 집중된 도시는 사이버 공격의 표적이 될 수 있다. 행정서비스의 디지털 전환이 빨라질수록 데이터 보호와 위기 대응 훈련은 도시 운영의 기본 조건이 된다.

조상호 세종시장 / 세종시
조상호 세종시장 / 세종시

조상호 세종시장은 “국가균형성장의 중심인 세종에서 열린 핵테온 세종은 대한민국의 디지털 안보를 설계하고 사이버보안 인재 양성의 방향을 제시한 자리였다”며 “세종시가 글로벌 사이버보안 협력의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핵테온 세종은 47개국이 참여한 국제행사로 규모와 위상을 확인했다. 다음 과제는 분명하다. 행사장의 열기를 지역 인재 정착, 기업 성장, 공공 보안 실증, 국제 공동 프로젝트로 이어갈 때 세종은 사이버보안 협력 중심지라는 이름에 실질을 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