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스페인, 벨기에 2-1 격파… 4강서 프랑스와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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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노의 특급 조커 활약... 스페인 16년 만에 4강 진출
'쿠르투아 부상' 벨기에, 황금세대 월드컵 우승 꿈 좌절

'무적함대' 스페인이 교체 투입된 미켈 메리노의 결승골로 벨기에를 꺾고 2026 북중미 월드컵 준결승에 올랐다. 준결승 상대는 프랑스.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4강에서 맞붙었던 두 팀이 월드컵 무대에서 다시 만난다.

벨기에 대표팀을 꺾고 2026 북중미 월드컵 준결승에 오른 스페인 대표팀. / 스페인 왕립 축구 연맹 인스타그램
벨기에 대표팀을 꺾고 2026 북중미 월드컵 준결승에 오른 스페인 대표팀. / 스페인 왕립 축구 연맹 인스타그램

스페인은 11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후반 43분 터진 메리노의 결승골로 벨기에를 2-1로 꺾었다. 스페인이 월드컵 4강에 진출한 것은 우승했던 2010년 대회 이후 16년 만이다.

경기는 스페인이 시종 주도했다. 스페인은 슈팅 17개에 기대득점(xG) 2.08을 기록하며 슈팅 5개, xG 0.37에 그친 벨기에를 압도했다. 다만 벨기에도 부상으로 얇아진 전력에도 역습으로 여러 차례 위협하며 끝까지 물러서지 않았다.

파비안 루이스가 전반 30분 선제골을 뽑아냈다.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페드로 포로가 넘긴 컷백을 다니 올모가 오른발로 마무리한 것을 골키퍼가 쳐내자 문전으로 쇄도하던 루이스가 재차 밀어 넣었다. 루이스는 이날 페드리 대신 선발로 나선 루이스 데 라 푸엔테 스페인 감독의 승부수에 골로 보답했다.

스페인과 벨기에의 경기 모습. / 스페인 왕립 축구 연맹 인스타그램
스페인과 벨기에의 경기 모습. / 스페인 왕립 축구 연맹 인스타그램

벨기에는 곧바로 반격했다. 샤를 더케텔라러가 전반 41분 티모티 카스타뉴의 오른쪽 크로스를 헤더로 골망에 꽂아 균형을 맞췄다. 미국과의 16강전에서 멀티골을 넣었던 더케텔라러의 대회 3호 골이다. 이 실점으로 스페인은 이번 대회 들어 처음으로 골문을 열어줬다.

기록도 함께 멈췄다. 스페인 골키퍼 우나이 시몬은 2022 카타르 대회부터 이어오던 월드컵 최다 연속 무실점 행진이 6경기에서 끊겼고, 역시 월드컵 신기록이던 무실점 시간도 649분에서 마감됐다. 스페인이 월드컵에서 실점한 것은 2022년 대회 조별리그 일본전 이후 처음이다.

승부를 가른 결정적 변수는 골키퍼 부상이었다. 벨기에의 티보 쿠르투아는 오른쪽 허벅지 통증을 호소한 끝에 후반 26분 세네 라멘스와 교체됐다. 눈물을 훔치며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는 쿠르투아에게 스페인 관중까지 박수를 보냈다. 레알 마드리드 소속으로 오랜 기간 스페인 무대를 누빈 그는 34세로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이 될 가능성이 크다. 쿠르투아는 경기 뒤 "골킥을 차면서 허벅지에 큰 통증을 느꼈다. 감독이 교체를 결정했고, 팀이 무엇보다 우선이기에 문제 없다"고 말했다.

교체 투입은 곧 악재가 됐다. 후반 43분 파우 쿠바르시가 약 20m 거리에서 낮고 강한 중거리슛을 날렸다. 라멘스가 방향은 읽었지만 공을 제대로 잡지 못해 공이 앞으로 흘렸다. 불과 2분여 전 그라운드를 밟은 메리노가 튕겨 나온 공을 왼발로 밀어 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라멘스는 24세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이며, 이날이 월드컵 데뷔전이었다. 벨기에가 월드컵에서 쿠르투아가 아닌 골키퍼를 세운 것은 2002년 브라질전 이후 처음이었다.


포효하는 스페인 선수들. / 스페인 왕립 축구 연맹 인스타그램
포효하는 스페인 선수들. / 스페인 왕립 축구 연맹 인스타그램

메리노는 포르투갈과의 16강전(1-0)에 이어 두 경기 연속 교체로 결승골을 뽑아내며 '특급 조커'의 진가를 증명했다. 포르투갈전에서는 투입 6분 만에, 이날은 2분도 지나지 않아 골을 넣었다. 아스널 소속의 그는 정통 공격수가 아닌 미드필더다.

이날 승리로 스페인은 무패 행진을 36경기로 늘렸다. 데라푸엔테 감독은 월드컵과 유럽선수권을 통틀어 단 한 번도 지지 않고 치른 경기(13경기·12승 1무)가 가장 많은 지도자가 됐고, 부임 이후 메이저 대회 토너먼트 7경기를 모두 통과했다. 로드리는 이번 대회 최종 3분의 1 지역에서 상대 라인을 허무는 패스 62개를 기록해 2014년 토니 크로스와 함께 단일 대회 최다를 찍었다.

반면 라민 야말은 이번에도 침묵했다. 야말은 선제골 장면에서 포로를 찔러주는 등 여러 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지만, 이번 대회 골은 1골에 머물고 도움은 없다. 다만 야말(6경기)은 18세 이하 선수로는 월드컵 최다 출전 기록을 세웠다. 10대 시절 이보다 많이 뛴 선수는 킬리안 음바페(7경기)뿐이다.

경기 모습. / 스페인 왕립 축구 연맹 인스타그램
경기 모습. / 스페인 왕립 축구 연맹 인스타그램

스페인과 프랑스의 준결승전은 15일 오전 4시 댈러스(알링턴)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프랑스는 앞서 모로코를 2-0으로 꺾고 대회 첫 4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킬리안 음바페와 우스만 뎀벨레가 득점했고, 프랑스는 5경기 전승을 달렸다. 1998년과 2018년 두 차례 월드컵 정상에 올랐던 프랑스는 8년 만이자 통산 3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두 팀은 유로 2024 준결승에서 만나 스페인이 2-1로 이겼고, 스페인은 결승에서 잉글랜드까지 꺾고 유럽 챔피언에 등극했다. 지난해 네이션스리그 준결승에서는 스페인이 5-4로 승리했다.

벨기에는 부상 악재 속에 경기를 치렀다. 주장 유리 틸레만스가 경기 전 워밍업 도중 부상 조짐으로 빠져 한스 판아컨이 선발로 나섰고, 케빈 더브라위너가 주장 완장을 찼다. 아마두 오나나는 무릎 인대 부상으로 이번 대회 잔여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로멜루 루카쿠(33)와 더브라위너(35), 악셀 비첼(37)로 대표되는 벨기에 '황금세대'에게는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이 될 공산이 크다. 브라질(2014)과 러시아(2018) 대회에서 각각 8강과 4강에 올랐던 이들은 끝내 우승 없이 대회를 떠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