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수사 안 하면 검사가 언론에 알리면 돼” 변호사 출신 최강욱의 황당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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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표하면 경찰이 못 뭉개” 주장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 폐지' 등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가 격화하는 상황에서 경찰 수사 통제 방안으로 "검사가 언론에 알리면 된다"는 주장이 범여권 인사에게서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법과 제도로 작동해야 할 형사사법 절차의 기본 원리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데다 위법 소지까지 다분해,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법률가의 입에서 나온 얘기가 맞느냐"는 본질적인 의문과 함께 "나라 사법 시스템을 희화화하는 코미디"라는 거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변호사 출신의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8일 친여 성향 유튜브 방송 '매불쇼'에 출연해 광주에서 여고생이 피살된 '장윤기 사건' 관련 대담 중 "보완수사권이 있어야만 제대로 밝혀지고 처벌될 수 있냐는 문제가 핵심"이라고 입을 열었다.
용의자 장윤기에 대해 당초 경찰은 형량이 낮은 단순 살인 혐의로 송치했으나, 검찰이 보완수사로 강간살인 정황을 밝혀내 기소했다. 이 과정에서 현직 경찰관인 장윤기 아버지가 담당 수사관과 통화하고 증거를 인멸한 정황까지 드러나, 이대로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고 경찰에만 수사를 맡겨도 되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 전 의원은 검사가 성범죄 관련 추가 증거 수집을 요구했는데도 경찰이 수사하지 않는 상황을 가정하며 "보완수사권이 완전히 폐지됐다고 쳤을 때, 내가 검사면 언론에 바로 알리겠다"며 "수사관 교체 요구권도 포함돼 있는데 공표하면 경찰이 뭉개고 넘어갈 수는 없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없더라도 언론에 피의사실을 알려 경찰을 압박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단 취지로 해석된다.
이 같은 주장을 두고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전제 자체가 불성립하는 황당한 궤변이라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국가가 제도 안에서 행사해야 할 형벌권 관련 책임을 민간 여론에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경찰이 보완수사 요구를 정당한 이유 없이 이행하지 않는다면 이를 시정할 법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지, 언론 보도로 여론을 형성해 압박하는 방식이 정상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형법상 피의사실공표죄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검사가 수사 중인 사건 내용을 언론에 알리는 행위는 그 자체로 위법 시비를 부를 수 있다. 피의사실공표죄는 수사기관의 무분별한 정보 공개로 인한 피의자 인권 침해와 무죄추정 원칙 훼손을 막기 위해 마련된 조항이다. 법률 전문가인 최 전 의원이 이런 기본 원리를 모를 리 없다는 점에서, "제도의 허점을 메우겠다며 또 다른 위법 행위를 대안으로 내놓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있다. 언론 공표는 구속력이 없는 조치여서, 경찰이 보도 이후에도 수사를 미루면 이를 강제할 방법이 없다. 이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최 전 의원의 발언이 제도적 공백에 대한 현실적 해법이라기보다 여론전으로 사건을 몰아가자는 주장에 가깝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 전 의원이 의원 재직 시절 검찰과 언론의 유착, 이른바 '검언유착'을 문제 삼으며 '검찰개혁'을 주도해 온 인물이라는 점도 논란을 키우는 대목이다.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언론에 정보를 흘려도 된다는 취지의 주장이, 그가 그동안 비판해 온 '검언유착' 관행을 사실상 정당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야권에서도 질타가 이어졌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하고 대신 '검언유착' 하란 것이냐"라며 "답이 없다는 사실을 자기들도 잘 알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페이스북에 "민주당에 따르면 보완수사 금지에 대한 민주당의 유일한 대안은 '검언유착'이라고 한다"며 "'검언유착' 공작으로 저를 죽이는 데 앞장섰던 최강욱 같은 사람이 경찰이 보완수사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검사가 언론에 흘리면 된다는 코미디 같은 소리를 한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나라 망치고 있다"며 "총선 압승해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 전 의원은 조국 조국혁신당 전 대표의 아들에게 인턴 활동 확인서를 허위로 써준 혐의로 2023년 9월 대법원에서 집행유예가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했다.
지난해 8월 이재명 정부 첫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돼 사면됐고, 민주당 교육연수원장으로 임명됐으나 혁신당 성 비위 사건에 대한 2차 가해성 발언 논란 끝에 한 달도 안 돼 사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