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산 비켜! 함평군, 입맛 사로잡을 '꿀맛 미니단호박' 제왕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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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기술센터서 20여 종 블라인드 시식 평가… 황금빛 고소득 특화작목 육성 박차

[위키트리 전남광주특별취재본부 노해섭 기자]1인 가구 증가와 건강 중시 트렌드 속에 '미니단호박'이 다이어트 식단과 영양 간식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현재 시장에 유통되는 단호박 종자의 상당수는 값비싼 수입산에 의존하고 있어 농가 경영에 적지 않은 부담을 주고 있는 실정이다.
함평군은 13일 국내 육성 단호박 시식평가회가 지난 10일 농업기술센터 교육장에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 함평군
함평군은 13일 국내 육성 단호박 시식평가회가 지난 10일 농업기술센터 교육장에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 함평군

이러한 가운데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함평군이 수입 종자를 대체하고 지역 농민들의 지갑을 두둑하게 채워줄 '메이드 인 코리아' 우수 미니단호박 발굴에 팔을 걷어붙였다.

◆ 까다로운 소비자 입맛 정조준, 20종 블라인드 테스트

지난 10일, 함평군농업기술센터 교육장에는 달콤하고 구수한 냄새가 가득 피어올랐다. 바로 함평의 토양과 기후에 가장 잘 맞으면서도 깐깐한 현대 소비자의 입맛을 단숨에 사로잡을 수 있는 국내 육성 미니단호박 우수 품종을 가려내기 위한 치열한 '시식 평가회'가 열린 것이다.

이날 행사장에는 갓 쪄낸 황금빛 단호박들이 김을 모락모락 내며 진열되었고, 지역 농업인 단체 회장단과 실제 현장에서 단호박을 재배하며 잔뼈가 굵은 전문 농가, 그리고 농업기술센터 소속 연구 공무원 등 30여 명의 정예 평가단이 매의 눈으로 모여들었다.

이들은 출품된 20여 종의 다양한 국내 육성 단호박들을 일일이 만져보고 냄새를 맡은 뒤, 한 입씩 신중하게 베어 물며 평가표에 점수를 매겨나갔다. 단순히 크기나 색깔뿐만 아니라, 껍질의 윤기, 과육의 두께 등 외관적 선호도부터 시작해 입안에서 느껴지는 압도적인 당도, 그리고 소비자 선호도의 핵심인 파슬파슬한 '분질도(밤처럼 포슬포슬한 식감)'까지 아주 세밀하고 과학적인 비교 분석이 이루어졌다.

◆ 식감과 당도가 생명… 농가 수익 직결되는 '시장성' 해부

단호박 시장, 특히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앙증맞은 크기의 미니단호박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경쟁력은 단연 '식미(食味)'다. 과거처럼 단순히 크고 무거운 호박을 선호하던 시대를 지나, 이제 소비자들은 밤처럼 퍽퍽하면서도 씹을수록 깊은 단맛이 우러나오는 고품질의 미니단호박에 지갑을 아낌없이 연다.

따라서 농가 입장에서는 수확량이 아무리 많더라도 맛이 떨어지면 시장에서 철저하게 외면받을 수밖에 없는 냉혹한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이날 평가회에 참여한 농민들은 각자의 오랜 재배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식된 20여 종의 단호박들이 실제 밭에서 재배될 때 병해충에 얼마나 강할지, 기후 변화에 잘 견딜 수 있을지 등의 '재배 용이성'을 꼼꼼하게 따져 물었다. 그뿐만 아니라 요즘 대형 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에서 가장 잘 팔릴 만한 트렌디한 맛과 색감을 갖춘 호박이 무엇인지에 대한 열띤 토론과 정보 교류가 장시간 이어졌다. 철저하게 시장의 논리와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만들 상업적 가능성을 냉철하게 검증하는 시간이었다.

◆ 로열티 낭비 막고 종자 주권 확보, 지역 특화작목 퀀텀점프

함평군의 이번 행보는 단순히 맛있는 단호박 하나를 고르는 일회성 이벤트를 훌쩍 넘어선다. 매년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며 외국산 종자를 수입해야 하는 농가들의 뼈아픈 경제적 손실, 즉 '로열티' 유출을 막고 진정한 의미의 '종자 주권'을 확보하겠다는 원대한 밑그림이 깔려 있는 것이다.

함평군은 이날 30여 명의 현장 전문가들이 작성한 깐깐한 평가표와 생생한 의견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데이터베이스화하여 분석할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함평의 기상 조건과 토질에 완벽하게 적응하면서도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맛으로 압도할 수 있는 최우수 품종을 최종 선발하게 된다.

이렇게 선정된 ‘함평형 국산 미니단호박’은 철저한 육종 연구를 거쳐 관내 농가에 대대적으로 보급될 예정이다. 군은 이를 통해 미니단호박을 함평을 대표하는 황금빛 고소득 특화 작목으로 집중 육성하여, 침체된 농촌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농업인들의 통장을 두둑하게 만들어 줄 확실한 '캐시카우(수익 창출원)'로 키워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 "농가 웃음꽃 피울 것" 현장 중심 기술지원 총력 예고

이번 시식 평가회를 일선에서 총괄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한 문정모 함평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은 벅찬 기대감과 함께 향후 행정 지원에 대한 굳은 약속을 남겼다. 문 소장은 “일 년 중 가장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본격적인 농번기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지역 농업의 백년대계를 위해 기꺼이 시간을 내어 날카로운 평가와 소중한 고견을 내주신 농업인 여러분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깊은 감사를 드린다”라고 따뜻한 인사를 전했다.

이어 그는 “농업의 미래는 결국 훌륭한 종자와 끊임없는 연구 개발에 달려 있다”라고 힘주어 강조하며, “앞으로도 우리 함평군은 단호박뿐만 아니라 수많은 원예 작물들에 대하여 우수한 국내 육성 품종 실증 실험과 농가 참여형 평가를 대폭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문 소장은 마지막으로 “농민들이 믿고 선택할 수 있는 다수확·고품질의 우수 품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이를 현장에서 쉽게 재배할 수 있도록 밀착형 기술 지도를 아끼지 않음으로써, 함평 농업인들의 입가에 환한 웃음꽃이 피어날 수 있도록 모든 행정적, 기술적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라고 결연한 포부를 밝혔다.

달콤한 미니단호박에 함평군의 밝은 미래가 영글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