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에 뜬 중국 10대들, 20년 지기 우정의 홈스테이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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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보타구 방문단 3박 4일 곡성 나들이… K-컬처 체험하며 글로벌 리더 성장 발판 마련

[위키트리 전남광주특별시 취재본부 노해섭 기자]국경과 언어의 장벽은 10대들의 뜨거운 우정 앞에서 아무런 장애물이 되지 못했다.
곡성군은 지난 7월 10일부터 13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중국 보타구 홈스테이 방문단을 맞아 하계 한·중 중학생 홈스테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 곡성군
곡성군은 지난 7월 10일부터 13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중국 보타구 홈스테이 방문단을 맞아 하계 한·중 중학생 홈스테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 곡성군

한국과 중국의 미래를 짊어질 청소년들이 전라남도 곡성군에 모여 문화를 교류하고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는 아주 특별하고도 감동적인 3박 4일의 여정을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단순한 관광을 넘어 양국 학생들의 삶 속으로 직접 뛰어들어 호흡하는 이 프로그램은 올해로 무려 20번째 생일을 맞이하며, 한중 지자체 간 민간 외교의 가장 모범적인 성공 사례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 20년 세월이 증명한 끈끈한 연대, 보타구 방문단 환대

지난 7월 10일, 곡성군 전역에는 설렘과 환영의 분위기가 가득 피어올랐다. 중국에서 바다를 건너온 보타구(普陀區) 홈스테이 방문단을 맞이하기 위해서였다.

왕방방(王芳芳) 무령중학교 단장이 이끄는 이번 교류단은 대표단 5명과 풋풋한 중국 중학생 15명 등 총 20명의 정예 멤버로 꾸려졌다.

2000년대 초반 처음 결연을 맺은 이후 강산이 두 번이나 변하는 2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곡성군과 보타구는 변함없는 신뢰를 바탕으로 청소년 교류의 명맥을 굳건하게 이어왔다.

특히 올해는 양 지역 간의 교류가 20주년을 맞이하는 역사적이고 뜻깊은 해인 만큼, 곡성군은 그 어느 때보다 알차고 풍성한 환대 프로그램을 준비해 중국 손님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첫날 공식 환영 행사를 시작으로 대표단은 양국의 우호 협력을 더욱 공고히 다지는 굵직한 공식 일정을 소화했고, 15명의 중국 학생들은 설레는 마음을 안고 각자 배정된 곡성의 홈스테이 가정으로 흩어져 잊지 못할 한국에서의 첫날밤을 맞이했다.

◆ 비빔밥 짓고 K-팝 춤추며… 오감으로 느끼는 한국의 맛과 멋

본격적인 교류 일정이 시작된 이튿날부터 방문단은 곡성군이 자랑하는 핵심 명소들을 차례로 순회하며 생생한 K-컬처의 진수를 만끽했다. 천년 고찰 태안사에서 한국 불교문화의 고즈넉한 정취를 느낀 데 이어, 쏟아지는 별빛을 관측할 수 있는 곡성섬진강천문대와 현대적인 시설을 자랑하는 어린이도서관을 방문해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곡성의 다채로운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이어진 체험 학습은 그야말로 오감을 만족시키는 축제의 장이었다.

곡성 관광의 백미로 꼽히는 섬진강기차마을에서는 칙칙폭폭 연기를 뿜어내는 옛 증기기관차와 시원한 강바람을 가르는 레일바이크에 탑승해 연신 탄성을 자아냈다. 전남조리과학고등학교로 자리를 옮긴 학생들은 앞치마를 두르고 곡성에서 난 신선한 친환경 식자재를 활용해 한국의 대표 전통 음식인 비빔밥을 직접 비벼보는 요리 교실에 참여했다.

각기 다른 나물들이 고추장과 어우러져 하나의 완벽한 맛을 내는 비빔밥처럼, 양국 학생들 역시 금세 하나로 어우러졌다. 오후에는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화려한 K-팝 댄스를 직접 배워보고, 트렌디한 K-뷰티 메이크업 체험까지 섭렵하며 한국 대중문화의 역동성을 온몸으로 흡수했다.

◆ 언어 장벽은 옛말, 홈스테이로 맺어진 또 하나의 가족

낮 시간의 화려한 단체 일정이 끝난 후에는 각 가정으로 돌아가 진정한 의미의 '홈스테이'가 펼쳐졌다. 사실 행사를 앞두고 언어가 통하지 않는 외국 학생을 집안에 들여야 하는 한국 학부모들의 긴장감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스마트폰 번역 앱과 만국 공통어인 바디랭귀지, 그리고 10대 특유의 친화력이 더해지자 우려는 순식간에 기우로 바뀌었다.

곡성의 한 홈스테이 호스트 학부모는 "솔직히 처음에는 말도 안 통하고 생활 문화도 달라서 우리 아이나 중국 아이 모두 불편해하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이었다"라고 털어놓으며, "하지만 함께 밥을 먹고 일상을 나누며 짧은 시간에 친형제처럼 가까워지는 아이들을 보며 가슴이 뭉클했다. 우리 아이가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세계를 무대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최고의 기회였으며, 앞으로도 이런 소중한 인연이 오래도록 이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라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 미래 세대의 요람 곡성, 글로벌 인재 육성의 산실로 도약

이번 3박 4일의 교류 일정 중에는 중국 학생들이 한국의 공교육 현장을 직접 체험하는 시간도 포함되어 큰 의미를 남겼다. 중국 학생들은 또래 친구들이 매일 등교하는 곡성중학교를 전격 방문하여, 선진화된 학교 시설을 꼼꼼하게 시찰하고 한국의 교육 시스템과 학창 시절의 문화를 직접 피부로 느끼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양국 교육의 장단점을 서로 비교해 보고 각자의 꿈을 키워나가는 소중한 동기부여의 장이 된 것이다.

행사를 총괄 기획한 곡성군 관계자는 "지난 2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멈추지 않고 달려온 한·중 중학생 홈스테이 사업은, 자라나는 양국의 미래 세대들이 서로에 대한 편견을 허물고 훌륭한 국제적 감각을 지닌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도록 돕는 곡성군 최고의 민간 외교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20주년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를 든든한 발판 삼아, 앞으로도 양 지역 청소년들이 국경을 넘어 영원한 우정을 다질 수 있는 다채롭고 혁신적인 교류 프로그램을 끊임없이 발굴하여 국제 우호 협력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겠다"라는 굳건한 포부를 밝혔다. 아쉬운 작별의 눈물을 흘리며 내일을 기약한 한중 청소년들의 끈끈한 연대가, 곡성군의 밝은 미래를 엿보게 하는 희망의 씨앗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