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32강보다 어렵다?…300만닉스 경우의 수, 개미들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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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하이닉스 주가 급락, 300만닉스 경우의 수도 등장
SK하이닉스 주가가 단기간 급락세를 보이면서 온라인상에 '300만닉스 경우의 수'라는 이름의 빙고판이 퍼지고 있다. 15일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SK하이닉스가 300만원대를 다시 밟기 위해 충족해야 할 조건들을 정리한 표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표는 지난달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당시 한국 축구대표팀의 32강 진출 경우의 수를 계산하던 빙고판 형식을 그대로 빌려왔다. 다만 내용은 축구가 아니라 글로벌 반도체·빅테크 기업 9곳의 실적 발표 일정과 조건으로 채워졌다.
표에 적힌 순서를 보면 16일 TSMC를 시작으로 23일 삼성전자, 27일 구글, 29일 SK하이닉스와 씨게이트, 30일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31일 애플과 아마존까지 실적 발표가 줄줄이 이어진다. TSMC는 AI 반도체 수요를 뒷받침할 만한 실적을 내야 하고, 삼성전자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구글은 실적 개선과 함께 설비투자(CAPEX) 확대를 발표해야 하고, 마이크로소프트·메타·아마존 등 이른바 빅테크 3사도 AI 투자 확대 기조를 재확인해야 한다는 단서가 달렸다. SK하이닉스와 씨게이트는 나란히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내놔야 하며, 애플에 대해서는 최근 불거진 중국 메모리 업체 CXMT의 D램 채택 검토설과 관련해 별다른 잡음 없이 넘어가야 한다는 풍자성 문구가 적혔다.

과거 월드컵 경우의 수는 9개 시나리오 가운데 3개 정도만 맞아도 진출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이번 SK하이닉스 빙고판은 9개 조건이 전부 충족돼야 하는 구조라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반응이 많다. 투자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홍명보호보다 경우의 수 확률이 더 안 좋네", "9개 중에 3개도 못했는데ㅋㅋㅋ", "아오 이젠 빙고표만 봐도 트라우마가...지난번처럼 1개는 맞는 거냐", "8번부터 불가능 아닌지?", "7월 말까지는 버틸 줄 알았는데 이렇게 무너질 줄은 몰랐다", "그냥 안 된다고 말해라" 등의 글을 남기며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상장 이후 최대 낙폭 찍고 하루 만에 반등…미국발 훈풍도
이런 반응이 나오는 배경에는 SK하이닉스 주가의 급격한 하락이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5일 장중 298만 70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이후 차익 실현 매물과 AI 반도체 투자심리 위축이 겹치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13일에는 전 거래일 대비 15.37% 급락한 184만 5000원으로 장을 마감해 상장 이후 최대 일일 하락률을 기록했고, 장중에는 160만원대까지 밀리기도 했다. 최고가와 비교하면 한 달도 안 돼 낙폭이 38%에 달했다.
급락 다음 날인 14일에는 분위기가 일부 반전됐다.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금리 인상 우려가 완화됐고, 이 여파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2.5% 이상 올랐다. 전날 급락했던 SK하이닉스 미국 예탁증서(ADR)도 하루 만에 27% 폭등하며 낙폭을 대부분 되돌렸다. 국내 시장에서도 14일 SK하이닉스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3.69% 반등했고, 삼성전자도 3.34% 오르며 동반 회복세를 보였다. 15일 오전에는 SK하이닉스가 11.34% 오른 213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증권가는 이런 변동성 속에서도 SK하이닉스에 대한 매수 의견을 유지하는 분위기다. KB증권은 15일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이 2028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420만원으로 유지했다.

방송인 서동주 "울고 시작해도 될까요"…전문가 "패닉셀 지양해야"
주가 급락에 따른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유튜브 콘텐츠로도 이어졌다. 지난 13일 유튜브 채널 머니인더트랩에는 'SK하이닉스 -15% 충격…지금 절대 하면 안 되는 행동'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진행을 맡은 방송인 서동주는 "하이닉스 아파트 259층에 물려 있는 코리안 앤트(개미) 서동주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지금 확인해 보니 (주가가) 180만 원대로 내려갔다. 잠깐 울고 시작해도 될까요"라고 말했다.
이날 게스트로 출연한 장우진 금시공 대표는 "이 정도까지 밀릴 줄은 몰랐다. 흔들릴 수 있다고 봤는데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다"며 "연기금이 브레이크를 걸어주지 못했다. 그럼에도 펀더멘털(기초체력)은 아직 여유가 있다. 조금 더 반등할 가능성은 있다고 기대한다"고 진단했다. 서동주는 이후에도 "기다려봐야 한다는 건 머리로는 알겠는데 마음은 계속 애가 탄다", "휴대폰으로 주식 화면을 볼 때마다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른다"며 불안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장우진 대표는 SK하이닉스의 미국 ADR 상장 이후 흐름에 대해 "ADR 상장은 마이크론 등 미국 경쟁사 수준의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기대할 수 있는 호재였으나, 미국 내 반도체주 약세 흐름과 겹쳐 흥행이 부진했다"고 짚었다. 본주와 ADR 간 괴리가 예상만큼 벌어지지 않으면서 패시브 자금 유입을 기대하고 들어왔던 단기 차익 실현 세력의 매도가 나왔고, 여기에 하이닉스 공매도와 삼성전자 롱 포지션 전환 수급까지 얽히며 본주 하락을 부추겼다는 설명이다.
장 대표는 손실 구간에 진입한 투자자들에게 "주가 차트는 꼭지(머리)를 찍고 내려와 반드시 오른쪽 어깨를 형성하게 된다"며 "울며 절망하지 말고 냉정하게 시장을 관찰하다가 오른쪽 어깨에 해당하는 반등 구간이 왔을 때 포트폴리오의 비중을 덜어내고 현금을 쥐어야 다음 기회를 도모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