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축구 감독 후임 확정..."한국 울게 했던 바로 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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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월드컵 대비, 일본의 계획적 세대교체 전략

일본축구협회가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 체제 이후를 준비하기 위해 차기 A대표팀 감독 후보를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월드컵이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2030년 월드컵을 겨냥한 장기 로드맵을 가동하는 모습이다.


일본 매체 스포니치 아넥스는 15일 일본축구협회가 모리야스 감독의 후임으로 21세 이하(U-21)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오이와 고 감독을 사실상 낙점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축구협회는 내년 아시안컵까지 모리야스 감독과 계약을 연장한 뒤 이후 A대표팀 지휘봉을 오이와 감독에게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구상은 단순히 감독을 교체하는 차원이 아니라 대표팀 운영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축구협회는 모리야스 감독에게 통상적인 장기 계약 대신 약 6개월의 단기 연장 계약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처음부터 오이와 감독에게 대표팀을 넘기는 일정을 고려해 설계된 계약이라는 설명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미야모토 쓰네야스 일본축구협회 회장과 야마모토 마사쿠니 기술위원장은 9~10월 열리는 아시안게임과 향후 LA 올림픽 예선 일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대표팀 세대교체 시점을 조율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오이와 감독은 U-21 대표팀을 맡고 있지만 향후 올림픽 대표팀까지 함께 지휘하며 내년 3월 A매치 기간부터 A대표팀 감독을 맡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오이와 감독은 연령별 대표팀에서 꾸준히 성과를 냈다.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는 와일드카드를 사용하지 않고도 8강 진출을 이끌었다.

이어 올해 열린 U-23 아시안컵에서는 다른 나라보다 평균 연령이 두 살 가까이 어린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렸음에도 정상에 오르며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당시 일본은 이민성 감독이 이끌던 한국 U-23 대표팀을 상대로도 경기 내용과 결과 모두에서 우위를 보이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일본축구협회는 현재 올림픽 세대가 2030년 월드컵에서는 대표팀의 핵심 전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연령별 대표팀을 맡아온 지도자가 자연스럽게 A대표팀까지 이어받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육성 시스템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축구협회는 외국인 감독 선임도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연봉 등으로만 10억~20억엔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 데다 대표팀 철학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자국 지도자 체제를 유지하기로 방향을 정했다.

오이와 감독 역시 현재 대표팀 선수 상당수를 연령별 대표팀에서 직접 지도한 경험이 있다.

또 월드컵 기간에는 일본 대표팀 베이스캠프를 직접 찾아 모리야스 감독과 꾸준히 의견을 나누는 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축구협회는 감독이 바뀌더라도 전술과 육성 시스템은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 축구가 차기 대표팀 운영 방향과 장기적인 청사진을 놓고 다양한 논의를 이어가는 가운데 일본은 차기 감독 선정과 세대교체 작업까지 미리 준비하며 2030년 월드컵을 향한 로드맵을 구체화하고 있다.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축구대표팀 감독 / 뉴스1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축구대표팀 감독 / 뉴스1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경쟁력 입증…모리야스 감독이 호평받는 이유

모리야스 감독은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일본 축구의 경쟁력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본은 조별리그에서 네덜란드와 2-2로 비긴 뒤 튀니지를 4-0으로 완파하며 아시아 국가 최초로 월드컵 본선에서 4골 차 승리를 기록했다. 이어 스웨덴과 1-1로 비기며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32강에서는 세계 최강 브라질을 만나 전반 29분 사노 가이슈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다. 이후 브라질이 후반 동점을 만들었고, 추가시간 가브리에우 마르티넬리의 극적인 결승골이 터지면서 일본은 1-2로 아쉽게 역전패했다. 비록 사상 첫 월드컵 토너먼트 승리는 다음으로 미뤘지만, 우승 후보 브라질을 경기 종료 직전까지 몰아붙인 경기력은 세계 축구계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모리야스 감독이 높은 평가를 받는 가장 큰 이유는 단순히 성적 때문만이 아니다. 그는 2018년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 장기적인 세대교체를 꾸준히 추진했다. 유럽 5대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대표팀의 중심으로 육성하는 동시에 J리그에서 성장하는 젊은 선수들에게도 꾸준히 기회를 줬다. 특정 스타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고 20명 이상의 선수가 주전 경쟁을 벌일 수 있는 선수층을 구축한 것이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전술 운용 능력도 호평받았다. 경기 상대에 따라 포백과 스리백을 자유롭게 전환하고, 강팀을 상대로는 촘촘한 수비와 빠른 역습을, 약팀을 상대로는 높은 점유율과 강한 전방 압박을 활용하는 등 유연한 전술 변화를 보여줬다. 선수들의 포지션 활용 폭도 넓혀 여러 선수가 두세 개 이상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 일본축구협회는 모리야스 감독 체제에서 구축한 대표팀 운영 철학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래서 감독이 바뀌더라도 시스템 자체는 유지하는 방향을 선택했고, 연령별 대표팀을 맡아온 오이와 감독에게 자연스럽게 대표팀을 넘기는 구상을 세웠다. 일본이 월드컵이 끝난 뒤 급하게 새 감독을 찾기보다 차기 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을 하나의 육성 체계 안에서 연결해 운영하려는 것도 이러한 장기 전략의 연장선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