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블랙스톤 합작 '오드', CEO “1조달러 기업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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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로픽·블랙스톤, 15억 달러 조인트벤처 오드 출범
AI 모델 구현 전담 회사로 엔지니어 100명이 기업 현장에 직접 투입

앤트로픽·블랙스톤 합작 '오드', CEO “1조달러 기업 될 수 있다”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앤트로픽·블랙스톤 합작 '오드', CEO “1조달러 기업 될 수 있다”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AI 모델 성능 경쟁이 정점을 향해 치닫는 사이, 앤트로픽(Anthropic)과 사모펀드 거대 블랙스톤(Blackstone)이 전혀 다른 곳에 승부수를 던졌다. 두 회사는 지난 5월 조인트벤처 형태로 AI 구현(implementation) 전문 기업 오드(Ode by Anthropic)를 출범시켰다. 기업가치는 15억 달러로 평가됐고, 헬만앤프리드먼(Hellman & Friedman)과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등도 투자자로 참여했다. 오드의 최고경영자(CEO) 크리스 테일러(Chris Taylor)는 테크크런치(TechCrunch)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실행만 잘하면 이 사업이 언젠가 1조 달러 규모 기업이 될 수 있다고 쉽게 그려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오픈AI(OpenAI) 역시 비슷한 성격의 자회사 더 디플로이먼트 컴퍼니(The Deployment Company)를 이미 운영하고 있어, AI 업계 전반에서 “모델을 잘 만드는 것”과 “모델을 기업에 실제로 심는 것”이 별개 사업으로 분화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블랙스톤이 발견한 빈틈, 오드의 탄생

오드의 출발점은 앤트로픽이 아니라 블랙스톤이었다. 블랙스톤은 자사 포트폴리오 기업들에 AI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대형 컨설팅 회사와 소규모 AI 서비스 부티크를 함께 투입해봤지만, 그 과정에서 뚜렷한 공백을 발견했다. 이 부티크 중 하나였던 AI 엔지니어링 서비스 스타트업 프랙셔널AI(Fractional AI)가 특히 두각을 나타냈고, 조인트벤처는 출범 발표 직후 이 회사를 인수했다. 프랙셔널AI는 인수 전까지 오픈AI와 11개월간 파트너십을 이어왔으나 이를 종료하고 앤트로픽·블랙스톤 진영으로 옮겨갔다.

프랙셔널AI는 이후 오드의 기반이 됐다. 업계에서는 오드를 일종의 “스케일업된 부티크(scaled boutique)” AI 서비스 회사로 평가한다. 소규모 부티크가 가졌던 밀착형 컨설팅 방식은 유지하면서, 대형 조직이 필요로 하는 규모의 인력과 자본을 갖췄다는 의미다.

100명 엔지니어가 기업 내부로 들어간다 / AI 생성 이미지
100명 엔지니어가 기업 내부로 들어간다 / AI 생성 이미지

100명 엔지니어가 기업 내부로 들어간다

오드는 현재 엔지니어 100명을 두고 있으며, 앤트로픽의 응용 AI팀(applied AI team)과 긴밀히 협업한다. 이 협업을 통해 AI 기술이 각 기업에서 실질적 효과를 낼 지점을 찾아내고, 조직별 운영 방식에 맞춘 시스템을 직접 구축한다. 오드의 엔지니어들은 고객사 사무실에 수개월간 상주하며 내부 팀과 나란히 앉아 작업하는 방식을 취한다. 레거시 시스템, 컴플라이언스 요건, 조직 내부 정치처럼 AI 시범 프로젝트를 좌초시키는 복잡한 현실을 직접 뚫고 들어가는 구조다.

오드는 “클로드 우선(Claude-first)” 원칙을 내세운다. 문제 해결 시 우선적으로 앤트로픽의 클로드(Claude) 모델을 활용하지만, 고객 요구에 따라 경쟁사 AI 제품을 쓰는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 앤트로픽 측 관계자는 테크크런치에 앤트로픽 내부 팀은 전략적이고 자사 미션에 부합하는 배포 작업에 계속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드를 후원하는 사모펀드들은 자사 포트폴리오 기업을 잠재 고객으로 오드에 연결하지만, 오드의 영업 대상을 이들 기업에만 한정하지는 않는다.

테일러 CEO는 이상적인 고객상을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가 하는 작업 다수는 그 회사 CEO에게 최우선 과제 한두 개 중 하나”라며 CEO 본인이 AI 구현의 가치를 확신하는 기업이 최적의 고객이라고 말했다.

컨설팅 업계와의 차별화, 그리고 남은 과제

오드의 방식은 기존 대형 컨설팅사의 접근과 결이 다르다. 컨설팅사가 이론적 조언과 로드맵 제시에 머무는 경우가 많은 반면, 오드는 엔지니어를 직접 투입해 코드를 짜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실행 중심 모델을 택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수많은 기업이 AI 파일럿 프로젝트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했지만 정작 혁신랩(innovation lab) 단계를 벗어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데이터가 정리되지 않았거나 인프라가 확장성을 갖추지 못했고, 투자수익률(ROI)을 측정할 방법조차 불명확한 경우가 반복됐다는 것이다.

블랙스톤이 이 사업에 힘을 싣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러 산업에 걸쳐 수십만 명을 고용하는 포트폴리오 기업들을 보유한 블랙스톤은 AI 도입이 실제 경영 지표를 움직이지 못하고 멈춰서는 상황을 고객 입장에서 직접 지켜본 곳이다. 테일러 CEO는 오드가 풀어야 할 핵심 과제도 짚었다. “이 사업의 핵심 난제는 초고속 성장 국면을 거치면서도 품질에 대한 집중력을 잃지 않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AI의 더 디플로이먼트 컴퍼니와 앤트로픽의 오드가 나란히 등장한 것은, AI 프런티어 랩들 사이에서 “기업 고객을 확보하려면 더 나은 모델을 내놓는 것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공통된 인식이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